어쩌면 몇번쯤은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기억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연장자한테 고맙다고 감사 인사와 절을
받아본 경우라면 대학원을 다닐 시절이겠네요.
대학원 건물 뒤쪽으로 긴 계단이 있는데 거길 내려가면서
연세가 사오십세쯤 되보이는 분이랑 마주쳐지나가는데
한 1분쯤 안지나서 은색으로 빛나는 뭔가가 뒤에서
절 지나쳐서 계단 옆 한참 아래 풀숲으로 떨어지더군요.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고 건물에서 누가 뭘 던진것 같진 않은데
그냥 호기심이 동해서 뭔지 한번 알아보겠다고 찾아보니까
USB...이거 분명 아까 지나간 사람이 흘린게 분명하겠다 싶은데
어디 맡겨놓으면 찾아갈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계단위로 뛰쳐올라가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안보임..
연세가 있으신 분인데 교수님같진 않고 대학원 건물 안에도
안들어간것 같은데 혹시 싶어서 MBA 과정을 듣는 분인가
하고 옆 건물쪽에 가보니 까페 입구에 서계신걸 발견해서
이거 혹시 떨어트리셨냐고 여쭤보니까 갑자기 고맙다고
아주 고개숙여서 절을 하시더군요.
어디서 찾으셨냐고, 사례금이라도 드리겠다고 하시는데
굳이 뭐좀 달라고 할 염치도 없고 보상같은 것도 바라지
않았다고 그냥 괜찮다고 코 쓱 하고 자리를 떠났는데
내일은 아니었지만 다행이다 싶고 나 참 잘했군 싶어서
괜히 흐뭇하긴 했었습니다.
USB 잃어버려서 좋을 사람은 없겠지만 대학원에서
분실하는 경우엔 진짜 X되는 일이 일어날수도 있어서
괜히 완전 남일같진 않더군요.
그때 줏은 것과 완전히 똑같은 USB를 어쩌다 얻게되니
생각이 나서 쓴 잡담.
그래서 자기자신을 칭찬 하셨나요? 칭찬하고 또 칭찬해도 부족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