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주의 >
- 지난번 시리즈 '존 윅 3: 파라벨룸 '에서 갑자기 등장했던 최고회의 위에 군림하는 사막 왕자. 무리한 세계관 확장으로 인해 팬들에게 욕을 엄청나게 들어먹었다. 감독이 정신을 차린 모양인지, 이번에는 초반부터 사막 왕자를 시원하게 제거해버린다. 그리고 세계관의 중심을 시리즈의 근본인 최고 회의로 다시 되돌려 놓았다.
좋아, 아주 좋아!
- 존 윅 시리즈는 항상 클럽 난투씬이 있었다, 그리고 그 씬은 매번 영화의 가장 화려한 액션을 차지했다.
이번에 클럽의 분수대 물을 온 몸으로 맞으며 맨주먹으로 상대를 두들겨패는 존 윅의 뒷모습은 바바야가 그 자체였다.
- 영화의 러닝타임이 무려 169분. 대사는 거의 없고 액션으로 꽉꽉 차 있다. 이건 마치 패티가 5장 들어있는 햄버거 같달까.
그래서 살짝 피곤하고 버거운 느낌도 있다.
그러나 그 덕분에 존 윅이 탄창을 장전하는 모습, 총을 잡는 자세, 확인 사살을 하는 방법과 같은 여러가지 총기술을 전작들보다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는것이 장점이다.
- 후반부의 차도 액션 씬. 정말 깜짝 놀랐다. 이걸 어떻게 계산해서 촬영했을까. 인간과 자동차를 가지고 테트리스를 하는데, 그 속도는 마치 테트리스 게임의 100단계 같았고 어느 하나 흐트러지고 빠지는 구석 없이 정교했다.
- 카메라를 공중으로 이동시켜 부감(항공샷)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용의 숨결'이라는 탄창이 잠시 등장하는데, 표적을 맞추면 불꽃이 튀면서 불이 붙는다. 부감으로 보여주니 불꽃이 일어나는 모습이 훨씬 더 잘 보였다. 자칫 피로할 수 있는 러닝타임에 신선한 효과를 불어넣었다.
- 내가 존 윅 시리즈를 볼 떄마다 감탄하는것이 미술이다. 조명으로 거의 모든 분위기를 다 잡아낸다. 네온싸인이 빛나고 있으니 밤이 대낮처럼 눈부시다. 어둠과 조명이 만드는 음영으로 액션을 더 부각시킨다. 그리고 바닥의 타일, 벽지, 샹들리에, 여성 캐릭터의 장신구 같은 것들은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었다.
그렇게 화려한 반면에, 킬러들에게 현상금을 걸고 전화가 걸려오면 안내를 하는 콜센터(...)의 내부는 정말 레트로하다. 정말 완전히 지리도록 레트로하다. 정말 오래된 286세대의 모니터, 일일이 수동으로 꽂는 수많은 전선들. 벽면에 붙은 커다란 종이 지도. 형광등이 아닌 백열 전구, 그리고 킬러들이 주로 사용하는 폴더폰.
이렇게 화려함과 레트로함이 한데 뭉쳐져서 존 윅만의 묘한 분위기가 완성된다.
이번 '존 윅 4'가 세트장 컨셉의 아름다움이 시리즈 중에서 최고점인것 같다.
특히 영화 초반부에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이 케인(견자단)에게 의뢰하는 장면. 빌 스카스가드는 빨간색 벨벳(처럼 보이는) 자켓을 입었고, 케이크 및 디저트가 고급 식기에 올려진 화려한 테이블이 있다. 이런 장식은 존 윅 시리즈에서 처음 나왔다. 귀족 신분을 전면으로 내세운 캐릭터가 처음이니까.
그리고 그라몽 후작. '후작' 이라는 귀족 지위 답게 항상 베스트까지 갖춰진 쓰리피스의 정장을 입는다. 가장 놀란 부분은 넥타이를 매는 방법이었다. 존 윅, 케인의 경우에는 윈저 노트나 포인핸드처럼 보이는 기본적이거나 캐주얼한 방법으로 넥타이를 맨다. 반면에, 그라몽 후작은 넥타이를 밴윅 노트(혹은 그것처럼보이는) 방법으로 묶었다. 흔히 쓰지 않는 방법이고, 실제로 보면 굉장히 튀는 방법이다. 그리고 넥타이 대신 스카프를 묶어서 넥타이처럼 연출하기도 한다.
참 나. 미술 감독이 진짜 목숨을 걸었구나 싶었다.
액션 영화 중에서 존 윅 만큼 조명과 소품과 의상이 아름다운 영화는 보지 못했다.
- 마지막은 황야의 무법자와 카우보이 비밥을 섞어놓은듯한 마무리.
- 케인(견자단). 데어데블에 동양인 스킨을 씌우고 무술 능력치를 최고로 끌어올리면 이렇게 되나 싶다.
- 멍멍이! 멍멍이는 중대 사항이다!
- '존 윅은 이럴 시간에 한 명을 더 죽입니다.' 라는 밈이 있다.
'존 윅은 계단 222개를 총을 쏘면서 2분만에 올라갑니다.' 라고 바꿔야 할 판.
'존 윅 1' 에 삽입된 음악
kaleida - think
시리즈를 되돌아보니, 존 윅 1에서 기억나는건 별로 없지만 이 음악과 이 장면 하나가 기억날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