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신지 벌써 5개월이네요
제 나이 36 아버지 연세 59
환갑도 안되서 뇌출혈로 돌아가셨는데...
올해3월에 소화가 잘 안되신다 하여 어머니가 억지로 모시고가 내시경을 했죠
엄청 커다란 혹이 있어 내시경 카메라가 못들어간답니다. 빨리 대학병원 응급실 가라고...
암이셨어요 대장암...
그래도 천만 다행인게 초기라서 수술하면 괜찮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버지는 잘 이겨내셨고 그 좋아하시던 술도 딱 끊으시고~
항암 치료중이였는데 이건 정말 고통스러우셨나봅니다.
아버지에게 여동생, 저에겐 고모죠
자식들에겐 약한모습 보이기 싫으셨는지 고모에게 전화를 그렇게 많이 하셨답니다.
근데 고모도 그게 마지막 전화일줄은 몰르셨겠죠.
저녁 9시~10시 쯤 아버지랑 통화를 하셨답니다. 항암치료 받기싫다면서 ㅎ 약간의 땡깡? ㅎ
그통화가 끝나고 새벽3시반쯤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죠
아버지 응급실 간다고... 근데 어머니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셨나봅니다. 목소리가 차분하셨어요
그래도 응급실가셨다니 우리도 가려고..
아! 저는 결혼해서 아버지 어머니랑 따로 살고있습니다. 근데 그날은 어머니가 저희랑 같은집에 계셨죠.
어머니 1층 저희2층..
약 십분뒤 어머니께 다시 전화가 옵니다. 엄청 다급한 목소리로...
예. 뇌출혈로 쓰러지신걸 그때 아신거죠.
그땐 아버지랑 여동생이 같은집에 있었죠
동생이 하는말론 원래 암수술 받으시고 가끔 복통이 있어서 끙끙 거리실때가 있으신데 그날은 윽! 하는 소리만 나고 잠잠하더랍니다.
이상해서 안방을 들어갔더니...
피를 토하시고 의식이 없으신 상태였다고 합니다.
의사는 급성 뇌출혈 이라 진단 하였고 수술해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떻게 포기를 합니까? 저렇게 숨쉬고 계신데...
머리에 구멍을 뚫고 피를 빼는 수술이라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잠깐은 좋아지셨다가 일주일정도 지난후 부터는 급격하게 나빠 지셨습니다.
피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정헌혈을 요청하더라구요.
아는 지인들에게 말그대로 피구걸을 하고 다녔죠.
그래도 제기 세상 잘못살지는 않았는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중환자실의 다른분에게도 도움을 드릴수 있었습니다.
저나 동생이나 엄마, 그리고 아내까지 우리 넷은 한집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동생은 그 집에서 도저히 못있겠답니다. 당연히 저라도 못있을거에요 그때의 기억때문에...
아버지 타시던 차가 모하비인데,
어머니가
"우리 모하비 팔고 카니발로 바꿔야 되지 않을까? 아빠 돌아오시면 아무래도 타고 내리기 편한차가 좋잖아?"
라고 하실때 2층 올라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장애가 생기더라도 꼭 돌아올거라는 믿음, 희망이 있으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중환자실의 면회가 전혀 되지 않아, 정말 답답했었습니다.
할머니도 쓰러지실까봐, 계속 좋아지고 계시다는 말씀만 드렸죠. 솔직한 상황은 계속 안좋아 지시고 있었지만......
그렇게 새벽2~3시에 갑자기 쇼크가 와 급하게 병원을 간적도 있고, 병원비 때문에 연차도 많이 쓰고......
결국엔 쓰러지시고 정확히 40일만에 하늘로 가셨습니다.
저희 아버지 또래 이 시대 모든 아버지 어머니분들이 고생이 참 많으셨죠. 저희 아버지도 그 중 한분이셨는데요.
초등학교도 졸업못하고, 나무 해다가 팔고, 수원으로 일찍 올라와 운전을 빨리 배우셔서 트럭기사로 일하셨고, 저희 어머니를 젊어서 만나시고 절 나으셨으며, 동생도 태어났고, 그렇게 가족들 먹여살리려고 어떻게든 애쓰셨죠.
이사를 20번 넘게 다닌거 같습니다. 그래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별로 없죠.
약 15년전? 그때부터 사업을 하셨는데 잘되시다가 2019년말에 망했어요 그래서 폐업신고를 하셨죠.
그렇게 이젠 좀 쉬어야 겠다... 하셨는데... 예... 그렇게 되셨습니다...
돌아가시고 상속처리를 하는데...
그나마 천만 다행인건 집 한채와 몇억의 현금을 남겨 두셨습니다. 빚은 있긴 있었지만~ 모하비 차 할부정도? 그것도 몇백 안되더라고요.
다행히도 어머니가 앞으로 사실만한 돈은 남겨두셔서, 세상 떠나시면서까지 가족을 생각하셨네요.
싸이의 아버지라는 노래가 생각나더라고요.
하지만 저희 아버지의 인생은 노래 끝까지 못가셨지만요.
마지막 가사가 "산책이나 가야겠소 여보 함께가주시오" 인데... 산책을 못가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