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다가 고양이가 차도를 가로지르더니 순식간에 땅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봤다.

해 질 녘이라 어둡긴 했지만 정말 귀신같이 사라졌다.

아무래도 닌자 고양이였나 보다.

 오랜만에 길게 자서 좋았다. 중간에 깨는 일 없이, 꿈도 없이 잔 것 같다. 어쩌면 깼을지도 모르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꿈이 기억나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쉽다.  

엄마가 해주신 새우 넣은 수제비가 맛있었다. 조금 싱거워도 이상하게 맛있다. 양이 많아 보여서 손이 너무 큰 거 아니냐고 투덜댔는데, 결국에는 다 먹게 됐다. 우리 엄마 손은 요술 손인 것 같다.

 산책하다가 주인이랑 같이 산책하는 강아지를 봤다.

강아지가 걸을 때 발톱이 땅에 닿아서 '초초초'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귀여웠다.

문득

어제까지가 후회스럽고

내일은 까마득하지만

그래도 숨 잘 쉬고 있으니까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