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대부터 슬슬 조짐이 보이기 시작해서 현재는 그란투리스모 이상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레이싱 게임들은 차고 넘치는게 현실인데 그럼에도 정작 가장 오래 붙잡게 되는건 결국 그란투리스모인 건 왜일까요.....
보통 더 잘 만든 작품이 나오게 되면 자연스래 높은 쪽을 대체제로 플레이하기 마련인데 유독 그란투리스모는 아직 확실한 대체제를 아직까지 못찾겠네요ㅎㅎㅎ분명 시뮬레이터적으로나 컨텐츠 볼륨 등 그란투리스모 이상의 것들을 많이 접하고 플레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의 가장 최신작인 그란투리스모 스포트를 플레이하고 있으면 확실히 요즘 나오는 레이싱 게임들의 트랜드와는 동떨어진 구세대적인 느낌을 많이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가장 현세대적인 온라인 시스템은 마땅히 칭찬을 받아할 부분입니다만 그 외적인 부분에선 분명 최근 발매된 타작품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거든요. 그럼에도 나름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면 뭐랄까 참 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이걸 플레이하고 있다고 봐야하나 싶은게 레이싱 게임을 실행시켜놓고 있음에도 정작 본래 목적이어야 할 레이스를 즐기기 보다 이런저런 스샷을 찍거나 하는 등 부수적인 놀이를 즐기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이죠.
레이스 게임을 하는데 레이스를 즐기는 것 보다 다른 것을 즐길 때 더 즐거움을 느낀다 ?? 뭔가 참 아이러니한 모습이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즐거움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걸 제 자신도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뭐라 반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네요.
결국 이러한 부분 때문에 그란투리스모의 대체제를 찾기 어려운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흔히들 얘기하던 '겜성' 이란 건가요.ㅎㅎㅎ 반대로 얘기하자면 게임의 외적인 부분...이런 부분을 다른 작품들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게임은 게임의 완성도로서 평가를 받는게 맞겠습니다만 그렇다고 이런 소위 감성적인 부분을 단순히 불필요한 존재로만 여기고 업신여기는 것 역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네요.
생각해보면 그란 투리스모는 PS2 시절부터 소위 사진 찍는 게임이란 비아냥을 계속 들어왔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4편부턴 본격적인 포토 모드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PS3 시대에 5~6편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이번 스포트에 포함되어 있는 '스케이프' 모드로 그 정점을 찍었죠. 위의 스샷 역시 이 '스케이프' 모드로 촬영한 것들입니다. 다른 작품의 팬들에게 비아냥에 대한 폴리포니 디지털의 최종적인 답변 같은 느낌이랄까요 ?? 아마 꽤 오랜 시간이 흐르더라도 이 '스케이프' 모드에 들어간 정성과 컨텐츠를 뛰어넘을만한 포토 모드를 준비하는 레이스 게임은 없을거라 봅니다.
그렇다면 왜 폴리포니는 이렇게까지 게임 외적인 부분에 공을 들인걸까.....그건 결국 자동차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네요. 자동차를 단순히 경쟁의 도구로써가 아닌 하나의 문화 컨텐츠로 바라보고 있기에 레이스 외적인 부분에 까지 이런 정성을 들이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동차는 달리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자동차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컨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겠죠. 이런 부분이 결국 그란을 대체할 수 있는 건 그란의 신작 뿐이야...라고 느끼게끔 해주는 힘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이제 외적인 부분은 정점을 찍었으니 게임 내적으로도 좀 한세대 정도 진화를 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