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점이 많았던 영화입니다.
일단 좋았던 부분을 골라보자면
1.대중의 우려보다 잘 어울렸던 브리라슨.
연기도 비주얼도 크게 위화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짤방으로 돌던 몇몇 장면이 나올때는 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감상에 지장이 크게 가지 않는 정도였습니다.
다만, 코어에 노출되어 코피를 흘리며 인상을 쓰는 장면은 한 번만 나와줬으면 좋았겠다... 는 개인적 소감.
2.90년대 향수를 적절하게 투입.
먹통되는 피시통신이라던가, 장거리 전화 요금, 윈도우 95 압축풀기 등의 요소는 꽤 소소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3.배우들 연기
이건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고 봅니다.
4.구스
귀여움
이제 안좋았던 점을 골라보자면
1.어두운 색감.
3d 4dx로 감상해서 3d 안경이 약간 시야를 어둡게 하기에, 화면이 잘 안보이나 싶어서 안경을 벗었다 내려도 전체적으로 칙칙한 분위기를 유지해서 화면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크리 순양함에 들어갔으면, 안에 스크럴 난민 있는걸 봤으면 불 좀 키라구요.
왜 불을 안켜!! 전함도 불 키면 밖에 불 빛 새나가서 틀길까봐 그러나?
불 키는법 몰라? 마리아 램보 집에서도 어둡고, 술집도 어둡고, 행성에서 싸울때도 어둡고 다 어둡습니다.
유일하게 환한게 사막에 추락할때였네요
2.실종된 긴장감.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스크럴이 누가 누구의 편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여하는 긴장감은 훌륭했습니다.
근데 이게 영화 2/3도 안가서 사라지고 맙니다.
사실 스크럴은 아주 불쌍한 난민 종족이니까요.
남은 적은 이제 크리 뿐인데, 욘로그(주드로)는 초반부터 모든 힌트를 던져놓고 시작하는 바람에
(니 힘 안쓰고 나를 이겨봐 == 나 니 상대 안됨) 크리의 어떤 전사도 캡틴 마블의 상대가 안되는걸
관객은 뻔하게 알고 있습니다.
유일한 강적은 슈프림 인텔리전스가 부여하는 '자기와의 싸움' 정도인데 이 또한 '난 할 수 있어' 파워로 손쉽게 극복하고 각성해버리는 바람에.....
최소한 크리는 이 막강한 힘을 가진 시한폭탄을 제어할 히든 카드는 갖고 있어야하지 않았을까요.
그냥 전기 충격을 주는 제어장치 하나로 끝내지 말고 말이죠.
3.작은 규모와 작은 액션.
각성전의 캡틴 마블의 액션이 약한건 이해한다 해도, 각성 후에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풀어줄 액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철천지 원수의 씨를 말리려는 크리의 함대는 너무나 보잘것 없고, 크리가 주목하는 초강력 잠재력을 가진 캡틴 마블이 기억을 되찾고 배신할 위기에 처해도 욘로그는 자신감 과잉인지 혼자 해결하려다가 각성만 도와주고 맙니다.
타노스를 무찌를 강력한 히어로라는 선전을 봐온 관객이었다면 하늘을 수놓은 크리-스크럴 함대를 단신으로 폐기물로 만드는 캡틴 마블의 액션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4.주드 로가 아까운 메인빌런.
믿음직한 동료이자 스승 -> 사실 나쁜놈 -> 최종보스 라는 전형적인 절차를 밟는 메인 빌런이지만, 클리셰를 깨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준다. 라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매력을 느낄 수 없는 빌런이었습니다.
크리를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여주던가,
크리를 위해서 자기 한몸 희생해 '널 통제할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 라고 하면서 금지된 약물을 복용하거나 금지된 힘에 손을 넣고 강해져 끝장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한건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요
5.착한 스크럴
이건 호불호의 영역이니까... 그치만 이후로도 써먹을 수 있는 훌륭한 긴장감을 부여할 빌런을 불쌍한 종족으로 써먹어 소모한건 아쉬움이 큽니다.
디즈니가 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 점점 심해진다는 기분이 드네요.
최소한 앤트맨2까지만 해도 빌런의 미스테리한정체성 유지와 위협은 후반부까지 계속되었는데....
중간 중간 펼쳐지는 닉퓨리의 노래나 어색한 개그에 친구가 웃기에
재미있었냐고 물어보자 친구가 말합니다.
친구
-나는 블랙팬서 보다 밑이라고 듣고와서 그렇게 기대했더니 재미있더라 그런건
-그리고 슈프림 인텔리전스하고 싸워서 이긴거에서 영화는 끝난거나 마찬가지 아니냐?
-그게 최대 위기였잖아
너무나 뻔하지만
크리도 나쁜놈 스크럴도 나쁜놈
두 나쁜놈의 거대한 함대가 테서렉트를 노리고 지구 근처에서 격돌할 때 둘 다 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캡틴 마블이 우주로 올라가자
크리와 스크럴이 경악하면서 '저 여자가 우릴 다 죽일거야!!' 라며 공동전선을 펼치는 것도 허망하게
캡틴 마블의 강력한 액션과 놀라운 특수효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고, 모든걸 잃은 주드 로가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약을 맞고 막강한 힘을 선보이며 캡틴 마블을 압도하다가 파멸하는걸
기대한건.... 너무 과한 기대였을까요....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토르1, 퍼스트어벤저1 보다도 아쉬웠어요...
각본이나 감독의 역량 모두 기대 이하였던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