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비판(아닌 비난)은 귀여니가 받았지만, 실제 귀여니의 소설이 인터넷에서 화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걸 그만큼 읽고 좋아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실제로는 (지금으로 보면 이상현상에 가까웠던)당시 십대들의 호응과 선호가 핵심이었겠죠. 그것은 세기말부터 시작되어 밀레니엄 초기까지 지속되었던 각 부문의 아노미, 그리고 일방적 파괴에 가까웠던 아방가르드, '엽기' 문화에 기반을 두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족한 글솜씨와 어디서 본듯한 혹은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나오면 안 되었던 이른바 '막장'의 이야기들. 그것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손가락질을 할만하지만, 핵심은 귀여니에게는 그것을 덩어리로 묶어 하나의 이야기로 내놓을 재주가 있었던 것이겠죠. 교수직을 겸할 수 있었던 것도 그와 유사하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단지 유명세에 힘입은 것이겠지만, 사람은 성장하니까요. 그 이후 작품활동이 드문 것을 미루어보아 적어도 문학가로서 성장은 한계가 있었겠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나름 성과가 있지 않았을까요. 사실 지금 대학에서 콘텐츠쪽의 강좌를 지도하는 교수들도 비슷하거든요. 예전 미학과 교수들이 하던 거랑 비슷하게 실제로 그 자신들은 무언가를 최상품으로 만들 능력은 부족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도록 이론을 통해 누군가에게 방향을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겉돌기는 했는데, 적어도 그녀의 작품 혹은 그녀의 작품의 성격을 빌려온 작품들이 당시 텍스트를 떠나 영상미디어로도 나왔던 걸 생각하면 적어도 순수예술이 아니라면 기성세대도 상업적으로 분명 가치를 느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솔직히.. ㅋㅋㅋ 저도 군대에서 소초생활 힘들 때 무진장 읽었답니다 ㅋㅋㅋㅋ 산에서 멧돼지 밥 주는 것도, 팅커벨 사진 찍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게다가 당시 대북스피커 철수하던 시기라 유엔이랑 육본에서 높은 분들은 왜 이리 자주 오시는지. 그럴 때 휴식시간에 읽는 귀여니 소설. 지금 생각해보면 '아- 이런 맛에 사람들이 대마초나 메스암페타민을 하는구나' 이해가 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