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는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원래는 한창 연애를 알콩달콩 하던 상황이었고, 당장 이번달도 군산을 갈지 전주를 갈지 스케쥴을 짜놓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금 늦게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고 연애 체제에서 곧바로 결혼 체제로 전환하면서 연애 생활은 끝.
결혼 준비를 하며 주말과 휴일을 모두 결혼 준비에 몰두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데이트 다운 데이트를 해본게 참 오래전이었구나' 하구요.
주말마다 박람회가랴 예식장 잡으랴 예복 보러가랴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쉬는 걸로 그렇게 생활했으니
저도 슬슬 몸이 찌뿌둥해지는걸 느껴오고 있었습니다.
와이프는 더했으면 더했겠지만 내색하지 않고 참고 있는 거겠죠.
그래서 오래간만에 시간이 비는 토요일을 맞이하여 데이트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은행잎이 지기전에 삼청동 길을 걸으며 북촌 한옥마을도 돌아보고 만두전골도 먹고 하려고 코스를 짜고는 커튼을 걷으니 세상에..............
역대급 미세먼지가 밖에서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KF94를 장착하고 나가겠지만 보기만해도 숨이 막히는 미세먼지 속에서 태연히 밖을 걸으며 데이트를 할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코스를 급변경하여 실내 코스로 데이트를 마치고는 진지하게 겨울과 봄을 대비하여 공기청정기를 구비하기로 결심합니다.
거기에 처갓집에도 공기청정기가 없던걸 기억하고 하나 더 셋트로 사서 장만할 생각을 하고 결제.
하지만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 한가닥 불길함이 뇌리를 스칩니다.
'맑은날 세차를 하면 그 다음날 비가 오는걸 모르냐?'
'오늘 공청기를 구입하면 내일 날이 추워질건 분명하다.'
그러나 불길한 마음속 목소리를 무시하고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구매하고 나니 역시나
ㅎㅎㅎㅎㅎ ㅜㅜ
안샀으면 계속 미세먼지가 가득했겠죠?
그랬겠죠? ㅎㅎㅎㅎㅎㅎㅎ
어차피 봄에도 써야하잖아 ㅠ.ㅠ
아기도 생기니깐 필수품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