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 사무실에 앉아 엑셀 작업을 하는 척을 하며 카드 내역을 정리합니다.
총 통계를 내보니 할부와 일시불의 균형이 아름답게 유지되며 지난달보다 소비가 다소 감소한
적절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머릿속의 경제부처는 환호성을 지르며 선방을 축하했고, 이 기조를 유지해 다음주 카드 정산일까지 더 이상의 지름이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정책기조가 잡히고 말았죠.
결혼으로 인해 지름을 좋아하는 뇌통령은 탄핵당했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새 뇌통령은 지름 금지법을 통과시키며 경제가 안정화되는 상황이 올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오늘
와이프로부터 카톡이 옵니다.
와이프
-오빠 배가 너무 아파서 병원 가는 중이야 ㅠ.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일단 짐부터 싸서 빠른 퇴근을 준비합니다.
조금 침착하고 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해당 증상은 자궁이 확대되서일 수도 있고 유산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더더욱 멘탈이 붕괴되어 오래간만에 신을 찾기 시작합니다.
신을 찾은지 5분째 와이프로부터 다시 연락이 옵니다.
다행히 아이도 와이프도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통증의 원인은 아마도 임신으로 인한 변비가 시작되어 압박이 있어 그런 것도 추정된다고 하는군요.
바로 검색을 해보고, 아파트 입주자 단톡방에 도움을 요청하자
변비 없는 철분제와 쾌변두유 그리고 푸룬주스가 임산부 변비에 좋다고 합니다.
뇌통령은 기존 훈령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기재부 장관을 해임합니다.
철분제 5개월치 지름 + 쾌변두유 60팩 주문.
푸룬 주스는 너무 과하다고 와이프가 제지하여 일단 보류했습니다.
신나게 지르고 나니 카드값이 걱정되긴 하지만
아까 느꼈던 걱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건강하고 건강해야지 아이도 와이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