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공부하던 동생이 있습니다.
요식업을 하며 성공했지만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어려움을 겪었는지
연초에 한 번 돈을 빌려달라고 연락이 왔었지만 당시에는 여유가 없어 도와주지 못했고
이후 6월이 되자 형편이 나아지지 못했는지 다시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때는 마침 작은 여유가 생겨, 50정도의 돈이 있었죠.
원래 막아야하는 규모는 200 정도라고 하지만 그정도까지 여유는 없었고
돌려받지 않아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50정도만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사실 돈 빌려주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도 회사 동료에게 100정도 빌려줬다가 그 동료가 퇴사해버리고 잠적했다가 몇년이 지나 돌려주기도 했고,
친한 형에게 200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돈거래는 절대 무슨일이 있어도 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었지요.
하지만 코로나로 자영업자들이 힘든 상황을 잘알고 있었고, 이 동생이 많이 힘들어하며 두번이나 도움을 청한 것도 있어 이번이 마지막으로 하기로 하고 그냥 준다 생각하고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저 또한 잊고 지내던 와중이었는데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전화가 울립니다.
그 동생이었습니다.
전화의 내용은.. 그동안 돈을 갚지 못한 미안함과
당장 갚지 못하는 미안함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좋지 않아 버티는 중이라고 말이죠.
가능하면 다음달에 갚겠다는 말에 갚지 않아도 좋다고 얘기하니 한사코 반드시 갚겠다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리고 그때 도와준 그 돈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많이 힘든 시기였고 암담했는데 제 돈 덕분에 어떻게든 버텼노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울컥하게 됩니다.
안그래도 카톡 프사에 '힘들다','죽고싶다' 이런 내용으로 바뀌는걸 봐와서 가슴이 아팠거든요.
이렇게 숨통이 트였다고 무사히 있다고 연락을 주니 감사하고 기쁠 뿐입니다.
돈은 안갚아도 되고 준다면 아주 늦게 줘도 되니까
한시라도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모두가 웃으며 힘낼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