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신을 실제로 본 마지막 제사장이었다. 오랜 기도 끝에 마침내 신을 영접할 수 있게 되자 인류 모두가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를 물었다.
"왜 사람은 모두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까?"
신은 한참동안 대답이 없었고, 제사장은 머리를 조아린채 한참을 기다렸다. 태양이 떠오를 때쯤 물었던 질문의 답은 해가 뉘엿뉘엿 저쪽으로 넘어갈 때가 되어도 들을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별들이 하나둘씩 나타나자 신은 마침내 답했고, 제사장은 그 소리를 따라 잠시 고개를 들어 자신의 창조자를 바라보았다.
"처음에 내가 두 아이를 만들었을 때는 두 아이 모두 영원히 살 수 있었단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능력으로 온전한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었지. 어느 날......그들은 내게 아이를 원한다고 말했단다. 그리고 자신을 돌보지 않는, 아이를 위한 삶이 그들의 생명을 줄여나가기 시작해서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되었지."
그리고 신의 눈에서 무언가 반짝하는 것이 보였다.
"나도 아이가 필요했단다. 아들아."
그 신성함에 제사장은 다시 고개를 조아렸다. 다시 한참이 지나고 새로운 태양이 떴을때가 되서 지친 몸을 들어올렸을 때 그가 볼 수 있는 모든 곳엔 아무도 없었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니?"
그가 물었다.
"음, 이해가 잘 안되요. 그럼 그 신은 죽은건가요? 신이 어떻게 죽을 수가 있죠?"
"또?"
그는 내 질문엔 대답을 하질 않고, 다시 물었다.
"음, 그럼 신에게도 부모가 있었을까요?"
그 대답까지 들었을 때 그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럼. 모든 이에게는 부모가 있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쟁은 제외하고 말이야."
그는 자신의 커다란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았다.
시간이 한참 더 흐르고 나서, 나는 나의 부모님이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모든 힘들이 슬프게도 내게서 왔으며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처럼 선천적으로 얻은 것이 아닌 힘들을 사용하느라, 그들의 온전한 시간을 많이 빼앗겼다는 것도 알았다. 죄송스럽고 또 부끄러워서 눈물이 나왔다.
그가 들려준 제사장 이야기의 신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그가 조금 지쳐서 나같은 모든 아이의 마음 속에 "그러니까 부모님께 잘하란 말이야 임마." 라는 한 마디를 해주러 갔기를 온 맘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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