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려고 신발을 신다가 텀블러를 놓고 나온 것을 알았다.
"엄마, 텀블러 좀 가져다줘."
신발 벗기가 귀찮아서 어머니를 부르자, 어머니는 썬블럭을 가져다 주신다. 어머니와는 믹스 커피 말고는 마신 적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까페 앞을 지나다 '커피 한잔 마셔요' 해도 '집에 가면 커피 있어'하고 답하시는 어머니가 텀블러를 아실리가 없었다. 신발을 벗고 텀블러를 가져와 웃으며 말했다.
"엄마, 이걸 텀블러라고 해요."
나를 따라 어머니도 크게 웃으셨다. 텀블러를 보고 어머니를 떠올리리라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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