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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솔라리스(Solaris, 1972) (2) 2014/05/08 AM 03:31


솔라리스(Solaris, 1972)

스타니슬라브 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1972년작 솔라리스.
누군가 자기가 본 SF 영화 중에 세 편을 꼽으라면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블레이드 러너, 그리고 이 작품을 꼽겠다고 했는데 나와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아마 영화를 몇 편을 더 보더라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고. 보고나니 바로 책을 구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사려고 여기저기 잠깐 찾아보니 절판된지 오래된 것 같다. 새 책을 구할 수 있을까.

주인공이 도착한 행성 솔라리스에서는 잊혀진 기억이나 죄책감 같은 우리가 깊숙히 숨겨놓은 어떤 것이 물질화되어 형태를 띈다. 마치 꿈 같이. 주인공에게는 그 것이 오래 전 죽은 아내 하리의 형태로 나타나고, 진짜 인간 하리가 아님을 알고 있는 하리, 캘빈은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인간이 도달해야 할 어떤 경지. 아니 되돌아가야할 지점. 솔라리스가 아닌 지구, 용서와 사랑의 순수함만을 지닌 어떤 순간에 이르러야 함을 깨닫는다.

몇몇 장면은 어느날 내가 사랑하던 사람과 화해하고 싶었던 시절의 꿈과 같아서 찬연히 슬퍼지기도 했고, 니체의 말을 떠올리게 하던 빠져들 것 같은 창 밖의 어두운 이미지나 물 속에서 흔들리는 수초, 무중력 상태에서 포옹하는 도서관의 장면, 대단한 엔딩씬은 평생 가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덕분에 얼마전 바다에 던져버리고 온 해묵은 감정들에 더해서 다시금 용서와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위대한 힘을 얻었다.

어떤 위대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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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반전스토리에 면역되어있다가 아..뭔가 참 철학적인 느낌을 주는 sf는 오딧세이이후 이영화가
두번째였죠. 아직 이해를 못다한 영화라 다시 도전해볼 예정입니다.

Egyptian Blue    친구신청

저도 몇 번 더 볼 예정입니다. 이 참에 타르코프스키 영화도 다 봐야할 것 같아요. 제대로 전부를 이해하지 못해도 시처럼 뭔가 마음에 남는 영화인 건 분명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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