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가요.
남쪽?
네. 남쪽으로 가면 내려가는 기분이 들어요. 지금은 오르막길로 갈 자신이 없어요.
하지만 남쪽이 어느 방향인지 알지 못하겠는걸.
내려가는 쪽이 남쪽이에요. 대신 손을 잡아줘요.
우리 목적지는 북쪽이야라는 말은 그냥 담아두었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다면 그만두고 헤어지면 그만이지 싶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런데 손을 잡고 걷다보니 어느새 도착이다.
남쪽으로 가요.
그녀가 다시 말했다.
손을 잡아줘요.
손을 잡으면 내려가는 기분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