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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눈길 (0)
2014/09/26 AM 11:53 |
첫사랑이 나오는 꿈을 꿨다.
때는 겨울, 소복이 쌓인 눈길을 걷다가 문득 보지않고도 그녀가 뒤에 걸어오고 있음을 알았다. 길가에는 까페가 줄지어 있었다. 그녀의 손을 잡고 까페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 내 본심이었으리라. 혼자라도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까페로 들어가는 내 모습을 알아보면 그녀가 혹여나 불편해질까싶어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어느새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보지 않고도 그녀가 떠나갔음을 알았다.
아, 돌아보지 않기를 잘했다.
차가워진 몸을 데우려 비로소 까페에 들어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자 직원이 그녀의 이름이 적힌 쿠폰을 건낸다. 찍으실래요. 여러번 들렸는지 벌써 다섯번째 도장.
밖으로 나오니 걸어온 눈길은 녹아 질척해져 있다. 커피도 바닥의 녹은 눈도 넘실댄다.
요의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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