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이미 정해져 있어. 너는 보기만 해.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을 보았습니다. 그간 드라큘라를 주인공으로 한 많은 영화들이 있었습니다. 피터 쿠싱과 크리스토퍼 리 옹이 출연했던 드라큘라 시리즈를 비롯해서, 게리 올드만이 주연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 노스페라투,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흡혈귀들, 렛 미 인의 엘리,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귀여운 커스틴 던스트. 그리고 블레이드나 언더월드 같은 영화들까지. 분명히 드라큘라는 가장 매력적인 소재 중 하나일겁니다.
이토록 드라큘라가 사랑 받는 이유는 젊음과 영생, 강력한 힘, 이성에의 대한 지배력, 출중한 외모까지 인간이 소망 할만한 능력을 많이도 가지고 있는 그의 속성 때문이겠지요. 또한 각각의 능력들이 영화나 소설에서 중요한 갈등을 이끄는 힘으로 결합 가능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구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의 이야기보다 전으로 돌아가서 블라드 3세의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을 꼬챙이에 꽂아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블라드 3세가 자신의 공국에서 남자 아이들 1000명을 징집하겠다는 터키에 맞서 싸우기 위해 드라큘라의 힘을 얻었다는 것이 주 내용이죠. 영화는 처참할 정도로 재미없습니다. 책의 뒷 부분을 읽고 나서 다시 앞으로 돌아온 상황이나 마찬가지라서 모든 장면이 그냥 그렇게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액션에 힘을 실을 수 밖에 없는데 액션 장면이 참신하고 눈 요기가 된다고 해도 진심으로 상대할만한 악역 하나 없는 마당에 적진에 홀로 들어가 무쌍을 찍어버린다 해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영화를 보면 무협 소설이 떠오릅니다. 다만 사람들이 무협 소설의 플롯이 거의 비슷한데도 계속 읽게 되는 건 약했던 주인공이 힘을 얻어 복수하는 과정, 혹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때문인데 이 영화는 그런 맛을 가지지 못합니다. 슈퍼 히어로 물이 대세가 되어버린 헐리우드의 공식에 따라 만들어진, 화려하고 재미없는 영화일 뿐이지요.
연기라도 좋았으면 모르겠는데, 루크 에반스는 액션은 몰라도 드라큘라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