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yptian Blue MYPI

Egyptian Blue
접속 : 5135   Lv. 60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23 명
  • 전체 : 72635 명
  • Mypi Ver. 0.3.1 β
[영화] 비텔로니(I Vitelloni, 1953) (0) 2014/07/21 AM 05:40

비텔로니(I Vitelloni, 1953)

빈둥대는 청년들이라는 뜻의 이 영화는 이탈리아 리미니라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파우스토, 알베르토, 레오폴도, 리카르도, 모랄도 다섯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섯 명의 청년들은 그저 목적없이 방황하기만 할 뿐입니다. 갑작스러운 결혼 앞에서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파우스토는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지만 끊임없이 바람을 핍니다. 극작가의 꿈을 품은 레오폴도는 신세한탄만 할 뿐이고, 알베르토는 동생에게 돈을 받아 사용하면서도 노동자들을 비웃습니다. 모랄도는 새벽녘 거리를 거닐면서 이런 삶의 공허함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만 깊은 무력감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이 영화는 어쩌면 모든 시대의 청춘이 느끼고 마는 슬픈 자화상입니다. 다섯 주인공들은 다섯이면서도 또 하나이기도 합니다. 꿈은 달성되지 않고, 가정을 꾸릴 준비는 되지 않았으며, 가족에게는 인정받고 싶고, 이 모든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무력감이 습관이 되어 더이상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그래서 더 깊은 고민으로 빠져드는 청춘의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페데리코 펠리니가 태어나기도 한 공간적 배경 리미니라는 도시는 이 무력감의 근원으로 설정되어 주인공들은 이 도시를 떠날 것을 다짐하곤 하지만 대부분 달성되지 않습니다. 모랄도만이 마지막에 더이상 미루지 않고 기차를 타고 도시를 떠날 뿐입니다. 결국 계속되는 무력감에서 벗어나려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 것이겠죠.

펠리니의 다른 영화에서처럼 축제의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축제가 끝난 아침, 삐에로의 가면을 바라보는 알베르토의 내면은 축제날과 강렬하게 대비되어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깁니다. 마치 도피처를 찾아 하룻밤을 신나게 즐겼다가 집으로 향하는 길, 한숨을 따라 후회를 조각조각 내뱉어놓는 슬픈 발걸음처럼요. 그 후 알베르토의 동생이 떠나는 에피소드는 상당히 인상적인데, 슬프기도 하고 한 편의 블랙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하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끕니다.

보고난 후에 상당히 긴 생각을 남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신고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 1952) (0) 2014/07/20 PM 10:14



이 영화를 이제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대충 무슨 내용인지야 알고 있었고,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보고나니 환상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바뀌는 시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유성영화라는 새로운 매체에 대해 느끼는 불안, 동시녹음과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데에 따른 어려움을 표현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을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바뀌는 시기에 가장 잘 어울릴듯한 방식인 뮤지컬 형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중간중간의 유머는 빠지질 않고요. 특히 도널드 오코너의 "Make 'Em Laugh" 연기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삽입된 사운드들도 환상적이고요.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영화 아티스트가 이 영화에 대해 21세기의 사람들이 보낼 수 있는 얼마나 아름다운 응답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변화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을 볼 수 있다면 아티스트는 그 기술을 누린 사람들이 기술에 의해서 사라지고만 것들에 대해 느끼는 향수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으니까요.


신고

 
[취미는 글쓰기] 신이 두려워 하는 것 (8) 2014/07/20 PM 08:29


한 청년이 어느날 신 앞에 나아가 물었습니다.
"신이시여. 당신도 두려워하는 것이 있습니까?"
신은 무척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물론 내게도 두려운 것이 있다. 그 것은 어떤 때에는 보통 사람도 나보다 더 강하게 만들고, 어떤 때에는 죽어가는 사람도 기쁘게 만들며, 어떤 때에는 내가 허락한 것보다 더한 절망을 주고, 또 어떤 때에는 나마저도 죽게 한다."
청년은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 세상에 어떤 것이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단 말입니까? 당신에게서 권능을 받은 저 지옥의 가장 강대한 악마입니까? 아니면 신만이 아는 또 다른 조물주입니까?"
신은 대답했습니다.
"아니다. 어찌 내게 권능을 받은 것이 나를 해할 수 있으며, 나를 만드신 분이 나를 해하려 하겠느냐. 그 것은 세상에서 사랑이라고 불린다."
"아니.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어찌 그 것을 제일 두려워 하신단 말입니까?"
"처음부터 그리 만들어지진 않았는데 그 것이 두려운 것은 사람이 사람의 방식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사랑이란 이름을 붙여 저지르는 괴로운 일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

신고

 

아라라기군    친구신청

신도쏠로다

매스티    친구신청

둘셋님 정도로 이름 바꿔야 함ㅋㅋㅋ

오란씨걸    친구신청

아오 개독냄새

Egyptian Blue    친구신청

저는 기독교인도 아니고 , 인격신의 존재도 믿지 않습니다.
어제 그제 읽었던 기사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일종의 우화로 적은 글인데 공격적으로 댓글달아 버리시니 당황스럽네요. 이 글의 어디가 기독교적인지 알기 힘든데다가 만약 기독교적이라고 해도 이글에서 뭐가 문제일까요.

BigAzure    친구신청

뭐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했다

나멜리아    친구신청

크라쓰는 영원하다

hapines    친구신청

그냥 차단하시면 됩니다.

寫實主義    친구신청

아오 멍청이냄새
[영화] 로프 (Rope, 1948) (0) 2014/07/20 AM 02:01

로프 (Rope, 1948)

히치콕 감독의 영화 로프.
평범한 도시의 길거리를 비추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카메라가 이동해서 커튼이 쳐진 창을 비추고 그 안에서 한 남자가 비명을 지릅니다. 건물 안에서는 수트를 입은 잘생긴 두 청년이(브랜든과 필립) 한 남자의 목을 로프로 졸라 살해하고 있습니다. 살인이 끝나고 두 남자는 시체를 상자 안에 담습니다. 상자를 방안에 두고 사람들을 모아 샴페인 파티를 벌이는데 과연 이 시체, 범죄가 어떤 방식으로 밝혀지게 될 것인가 하는 물음이 계속해서 서스펜스를 자아냅니다.

이 영화는 두 편의 소설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는 에드가 앨런 포의 고자질하는 심장이고, 다른 하나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입니다. 고자질하는 심장에서 주인공은 시체를 자신의 방바닥에 토막내어 숨기고, 이 범죄가 들키지 않으리라는 생각, 그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다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범죄사실을 고백하고 마는데, 시체를 자신의 방에 숨겼다는 점, 자신의 행동을 은근히 드러내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진 브랜든, 그리고 죄책감에 예민한 행동을 하게 되어 결국 루퍼트의 의심을 사게 되는 필립의 모습은 고자질하는 심장에서의 주인공의 모습을 그대로 빌려왔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또한 브랜든과 필립이 살인을 하게 되는 이유는 니체의 초인론에 심취해 있는 사감, 루퍼트 콜뎀(제임스 스튜어트 분)의 영향 때문인데 이 캐릭터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쾌락에 대한 생각을 주입시킴으로써 도리언을 파멸의 길로 이끌고 마는 신사 헨리 워튼 경과 아주 흡사합니다.

이 영화의 대단한 점이라면 한정된 공간에서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만 긴장을 조절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탐정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루퍼트를 범인들과 한 장면에 넣어 관찰하고 의심하게 만드는데 촬영을 할 때 한 인물의 액션에서 그에 따른 반응샷으로 분절해서 찍은 것이 아니라 롱테이크로 찍어버립니다. 따라서 보는 사람조차도 등장인물의 사소한 행동에도 집중하며 필립의 불안, 루퍼트의 의심이 어떤 식으로 고조되는지 완전히 몰입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10분 정도 찍는 것이 한계였다고 하는 당시 기술 상황에서 단 한 컷도 끊어지지 않는듯한 장면을 테크닉으로 만들어 냈다는 점이 굉장히 놀랍습니다. 또한 초반부에 커튼을 젖히자 방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은 정말 멋진 씬이더군요.
루퍼트 콜뎀이라는 캐릭터가 후반부 최후의 10분 안에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흥미롭기 그지없습니다. 혹자는 이 영화를 두고 나치 독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니체의 사상이 나치의 사상적 기초를 이루기도 했고 영화 내용을 보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 곰티비에서 무료로 감상했는데, 중간중간 광고가 삽입되어 있어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 괜찮지 싶습니다. 약 80분 정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라서 혹시 보실 분들은 여기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왓챠 사이트 이용하시는 분 많이 계신가요.
전 이제 1000편 좀 넘게 봤던데, 더 찾아보면 1200편은 넘을 것 같지만... 4000편 넘게 보신 분도 있더군요. 프랑소와 트뤼포는 일생 1만 2천편을 감상했다고 하니 그저 존경스럽습니다.

신고

 
[손바닥 소설] 반쪼가리 사랑 (1) 2014/07/15 AM 12:05
아내에게 바람 피던 것을 들켰다. 그녀는 정말로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칼을 내리쳐 나를 반으로 두동강 내버리고는 한 쪽은 상대에게 던져주었다. 그 후로 나는 그녀에게 꼼짝도 못했다. 사람들이 다가와 "거, 반편이와 사는건 기분이 어떻소." 하고 물으면 그녀는 "좋지요. 이쪽은 나만 사랑하니 좋지요." 하더니 "나도 이제 한 사람 더 좋아해보려구요." 하고 대답한다. 그녀의 복수는 아직 끝나질 않았다.

신고

 

매스티    친구신청

하반신만 있으면 돼
이전 11 12 현재페이지13 14 15 다음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