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yptian Blue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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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평가 좀 부탁드립니다 (9) 2014/08/23 PM 07:33

예전에 올려두었는데 다들 별다른 평이 없으셔서 이게 재밌게 쓴건지 재미가 없는지 판단하질 못하겠네요.
저는 제가 쓰는건 다 애정이 있어서 그런지 도저히 올바른 판단이 안됩니다. 읽어보시고 아무 얘기나 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쓰는건 그냥 취미입니다.
링크 할까 했으나 길지 않으니까 그냥 여기에 전문 띄울게요.




예지자의 연인

준비해온 이야기가 있었다. 그녀가 이미 결말을 알고 있음을 잘 아는 나는 그래서 더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다.
그녀에게 느끼는 동정심이 내게 이야기를 꺼내기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동정심은 길을 걷는 도중에 만나는 길고양이들에게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감정을 느끼는 마음은 오직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얻을 수 있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인공은 남자야. 아니. 여자라고 보는게 낫겠네. 이 영화는 여자 쪽에 감정을 맞춰서 보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거든.]
이 이야기는 몇 년전에 보았던 영화의 내용이었다.
[영화 내용을 몰라서 난 뭐라고 판단할 수가 없어.]
거짓말.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하고 작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얘기해줄게. 먼저 한 남자가 나와. 도서관 사서인데 이름이 뭐더라. 찰리? 어쨌든 두 글자로 된 이름이었는데.]

[헨리야.]

[이 영화 봤어?]

[아니. 나랑 이야기 하고 있다는걸 잊지마.]

[본지가 오래되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그 남자가 어렸을 때 차 사고가 나. 그녀의 어머니가 그 사고로 죽지. 근데 그는 하나도 다치질 않았어. 그는 긴장을 하거나 하면 무작위의 시간과 장소로 이동하거든.]

[자기가 통제하지 못하는거야?]

[응. 어쨌든 그 남잔 계속 무작위의 시간을 여행하면서 살아가. 시간을 여행할 때면 항상 옷이 없어져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옷을 구하거나, 여기서 저기로 도망치는 일이었지.]

[힘들겠네.]

[어, 그 남자에게 자기의 체질은 고통스러운 것이었을거야. 몇 번 그는 과거로 되돌아갔어. 어머니가 죽던 그 때로 말야. 그리고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자기에게 의미있는 공간으로는 자주 이동하게 된다는 사실도 말이야. 어쨌든 어느 날에 여주인공을 만나게 되. 이 영화는 그녀의 시간순으로 이동하거든.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알아. 우리는 대개 시간의 흐름에 익숙한데 남자를 따라가면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힘이 들겠지.]

[맞아. 그녀가 열 살이나 되었을까? 좌우간 어렸을 때 갑자기 집 근처 숲 속에서 나체의 한 남자를 보게 되. 그녀는 그에게 담요와 먹을 걸 주지.]

[나라면 도망갔을지도 모를텐데.]

[넌 도망칠 수도...... 아니면 미리 담요보다 더 좋은 것을 가져다 놓았을 수도 있었겠지.]
그녀는 농담에 희미하게 웃었다.

[닥터가 생각나네. 웃고 있는 사과 같은 거 말이야.]

[맞아. 난 이 영화를 먼저 보고 드라마를 보았는데 리버송과의 관계가 늘 이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었어. 자기의 미래를 알고 있는......]

[계속 이야기해봐.]

[잘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그녀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어. 그녀의 사춘기 시절에도 그는 계속 성인인 모습으로 갑자기 나타나서 그녀와 대화하곤 했으니까 이상한 일은 아닐거야.]

[응.......]

[그녀는 그와 결혼해. 결혼식 날에도 함께 결혼식을 준비하던 현재의 그가 아닌 더 나이 많은 그와 식을 올렸지.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결혼식 준비를 같이하던 그 헨리도 현재의 헨리라고 말할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네. 듣고 있어?]

[듣고 있어.]

[화내지마. 난 그렇게 물어볼 수 밖에는 없으니까. 미안해.]

[미안할 필요 없는 것도 알고 있잖아.]

그 이야기에 나는 그만 눈물이 터져 나왔다. 미안할 필요가 없다는 그녀의 말 때문이 아니라, 화를 내고 사과하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도 형식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늘 내게 사과하지 말라고 말했다. 미안할 필요가 없다고. 처음에 내가 그녀의 체질을 몰랐을 때 나는 진심을 다해서 사과했었다. 물론 그 때는 사과할 일이 더 많았다.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면들이 아는 것보다도 더 많았기에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익숙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사과조차 이렇게도 형식적이다.
형식적으로 서로를 대하는 인간들의 관계는 과연 살아있을까. 나는 늘 감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까해서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의 표정은 크고 아름다웠지만 내면의 증거는 미세하거나 아무 것도 없었고, 나는 그때마다 그녀와 내가 타인임을 완전히 깨달았다.
그녀는 왜 우는지 묻지 않고 바로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주었다. 나는 눈물을 훔치고서는 다시 이야기 해야 한다고 되뇌었다.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할까 아니면 그만 되어야할까. 모든 질문은 다시 부정된다.

[두 사람은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데, 아이는 유산되고 말아. 아이도 남편의 체질을 닮아서 태아인 상태에서 시간 이동을 해버렸거든.]

[내용이 좀 잔인한 것 같아.]

[헨리는 아이를 가지기를 포기하지. 하지만 그녀는 아니었어. 언제 그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그녀가 아이를 가지는데 더 집착하게 만들었을지 몰라. 어느날 밤에 아이 가지기를 포기한 현재의 헨리가 아닌 과거의 헨리가 나타나고 그녀는 그와 결합해서 아이를 갖지.]

[이번의 태아는 시간여행하지 않아?]

[같은 체질이긴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어.]

[딸이었나보네.]

[응. 잘 기억이 안나. 첫번째 유산된 아이가 남자였는지 말이야. 만약에 남자였다면 남자만 이 시간여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텐데. 사실 남자가 충동을 잘 통제하지 못하는건 사실이니까 뭐 그런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응. 확실히 남자는 충동적이야. 오빠도 그래.]

그녀는 갑자기 손을 뻗어서는 양 손으로 내 오른손을 꼭 잡아주었다. 나는 마음이 약해져서, 이야기를 그만둘뻔 했다. 그녀는 내가 그녀와 대화한 대부분의 시간에서, 아니 모든 시간에서 완전한 대화상대였다. 하지만 가장 불완전한 대화상대이기도 했다.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던 어느 날에 마룻바닥에 알몸으로 죽어가는 헨리가 나타나. 헨리와 그녀 모두 그걸 보지. 곧 그는 사라졌고, 모두가 그가 죽었다는걸 알았어. 그리고 헨리는 기다리지.]

[과거가 그랬듯이 미래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을테니까 체념하고 기다리는거야.]

[그래. 이미 알고 있겠지. 그는 사실 그녀의 집 앞 숲에서 죽어. 그 숲이 의미있는 공간이었던거지. 그녀와 만난 것도 필연적이고. 그녀의 아버지는 사냥을 좋아해. 그래서 옷을 벗고 있는 그를 사슴으로 착각해서 총을 쏘지.]

[그게 끝이야?]

[아니. 그녀가 그의 모든 삶을 알 수는 없으니까 그녀가 알지 못하는 어느 날에 그는 그가 죽은 후의 미래로 시간여행하기도 했었어. '나는 내가 죽은 후의 어느 날, 몇월 며칠로 시간여행했소.' 라고 말해주지는 않았는지 그녀는 딸 아이와 함께 그가 죽은 숲이 있는 그녀의 원래 집에서 그를 기다리면서 살아.]

[슬퍼. 하지만 뒷이야기가 더 있지? 결말 말이야.]

[어느 날에 그녀의 남편이 돌아와. 그녀의 딸이 먼저 그를 만나고, 어머니에게 알리지. 그녀는 저 멀리 집에서부터 잔디밭을 가로질러서 밝은 얼굴로 그를 보러 뛰어가. 두 사람이 만났을 때는 이미 시간이 별로 없었어. 그는 뒤로 강렬한 햇살을 받으면서 작별을 고하고 사라지지. 그게 엔딩이야. 그녀는 어느 날에 또 그가 찾아오기를 기도할 수 밖에는 없겠지. 그리고 짧은 만남 후에 또 다른 시간으로 그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밖에는 없을테고. 슬프고 힘들거야. 그녀의 사랑은 너무 희생적이고 비현실적이야.]

[그녀가 그럴 수 있는건 그를 무한히 사랑했기 때문이야.]

[무한한 사랑은 현실에 존재할까? 그녀는 영화 속의 인물이야.]

[누구나 무한한 사랑을 꿈꾸지 않아?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의 모든 것을, 그야말로 모든 것을 사랑하고 싶은 그런 마음말이야.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실존할 수 밖에 없어.]

[......]

[무한히 사랑하지 않는구나.]

이 이야기를 왜 꺼냈는지 그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미래를 본다. 전날의 꿈에서 오늘 있을 일들을 모두 알고 난 후에 그 하루를 살아간다. 그녀가 말했다.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어. 제발. 말하지마.]

[너와 함께 있을 때마다 내 미래도 고정되어 버려. 내가 만약 오늘 밤에 너에게 복권 번호를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잠이 들어버리면 너는 꿈 속에서 복권과 관련된 미래를 꿀거야. 그리고 함께 복권을 살지도 모르지.]

[어차피 그런 식으로 되지 않는다는거 알잖아. 난 전능한게 아니야. 내일 일어날 일을 아는 것 뿐이지.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해도 오빠는 내가 싫다고 하면 하지 않을거잖아. 아니면 내가 사지 않겠지. 현실의 나는 오빠가 말하기 전까지는 복권의 번호를 모르는 것과 같으니까 얼마든지 속일 수 있잖아. 그러면 꿈 속에서 오빠를 그렇게 속이는 나를 볼테고. 미안해. 속이는게 아니야. 그건 그냥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우리가 이끌어가는 것일 뿐이야. 정말 속이는게 아니구.]

[바로 그게 문제야. 미안해. 나는 언제나 저 영화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내 현재는 너에겐 과거에 일어난 일을 다시 보는 것과 같잖아. 나는 내가 보는 네가 내가 생각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맞는지를 확신할 수가 없어. 나는 너의 생각대로 만들어진 각본 속의 인간 같아. 내가 니가 본 미래와 다르게 행동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니?]

[........]

[그럼, 너는?]

그녀는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그녀를 기쁘게 하면 그녀는 12시간 전에 먼저 기뻐했다가 나를 만난 시점에 자기가 본 그대로 행동한다. 내가 그녀를 슬프게 하거나 혹은 화나게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럼 그녀가 내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감정은 처음의 감정과 같을까? 나의 현재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내가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한다고 해도 12시간 전에 먼저 알고 있다는 것, 그 것이 나를 지루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나를 괴롭게한다.
무한한 사랑은 아닐지라도 나는 미래를 보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는 나를 사랑할까? 아니. 시간여행자의 아내가 남편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것과 같이, 그녀도 꿈 속에서 나를 보았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단지 그녀가 보는 미래에 내가 있었다는 생각 또한 나를 괴롭게 한다.
그녀를 만나면 나는 둘째 아이가 된다. 첫째 아이와 부모님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해야하는 둘째 아이. 그리고 가장 큰 이점인 시간은 첫째 아이가 가지고 앞서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미래를 먼저 본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우리는 때로 연인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같은 말을 두 번 하는 것, 단 두 번 듣는 것도 견딜 수 없어한다. 하지만 그녀는 내 모든 행동을 두 번 겪는다. 적어도 내 보잘 것 없는 사랑보다는 훨씬 위대하다. 그녀는 무한한 사랑을 내게 주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우리의 이별도 그녀는 12시간 전에 그대로 겪었을 것이다. 나를 사랑했다면 그 시간동안 그녀의 슬픔은 희석되었을까 아니면 증폭되었을까. 수많은 질문이 스쳐지나갔지만 말로 꺼내지는 않았다. 궁금해졌다. 오늘 밤에 그녀는 어떤 내일을 꿈꿀까.
이야기는 비교적 쉽게 정리되었다. 내일 일을 오늘 밤 알 수 있다는 것이, 그녀에게 우리의 이별을 비현실적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삶의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원하는대로 삶이 흘러갈거라고 믿는다. 그녀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더 큰 믿음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두 번이나 이별을 겪었지만 내 생각이 조만간에 바뀔지도 모른다고 믿는 그녀는 한번도 이별을 겪지 않았다. 우리는 까페 밖으로 나왔다. 태연한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 또한 그 때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표정을 지어준 것은 그녀의 배려였을까. 그 것 또한 미래에서 본 그대로일까.


한달이 지났다. 그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목소리는 한번도 듣지 못한 것처럼 높고 격앙되어 있었다.
"꼭 할 말이 있어. 제발."

그녀는 많이 변해 있었다. 얼굴은 기나긴 겨울길을 걸어온 것처럼 희고, 야윈 얼굴은 그녀의 눈을 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들었다. 곳곳에 매니큐어 색이 벗겨진 손톱이, 단정하지 않은 귀밑머리가, 떨리는 입술이 그녀를 꼭 붙잡고 안아주고 싶은 나의 욕망을 자극했다. 그녀의 나약한 모습을 보고 싶어한 것이 내 본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오빠, 오빠랑 헤어진 후로 나는 한번도 내일 일을 꿈꾼 적이 없어 꿈에는 오빠만 나와."

나도, 나도 알고 있다. 나의 보잘 것 없는 사랑도 너의 꿈만 꾸었다.

"우리가 헤어지기 전에 있던 행복했던 일들만 가득해. 오빠가 내 능력 때문에 고통스러웠다는거 잘 알아. 이제 그 능력이 없잖아. 우리 다시 만날 수 없을까?"

그녀의 눈 안에는 불안이 가득하다. 정말로 미래를 모르는 사람의 눈이다. 사랑받고 싶은 한 여자로써 나의 대답만을 기다리는.

그렇다면 나도 같은 시간선에서 함께 감정을 공유하며 무한히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두려워 태아처럼 웅크려 있는 그녀를 두 팔로 안아들어 입 맞춰줄 수도 있고, 그녀 대신 미래를 계획할 수도 있다. 기쁠 때 함께 웃고 슬플 때 함께 울며 서로에게 속한 인간으로 있을 수 있다. 오감 이하의 감각을 가진 모든 이들은 무한히 사랑할 수 있다.

턱을 괴고 오래 생각했다. 내가 싫어하던 그녀의 유일한 면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그녀는 나에게 완벽하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평범한 연애의 진리대로
아니.

그런다면 그녀는 다시 우리의 미래를 꿈꿀 것이다. 나는 또 다시 그녀의 꿈 속에서 이별을 고하는 고통스러운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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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친구신청

요즘 독자들은 지구력이 약해서 처음 몇 줄에서부터 흥미거리나 분위기를 고조시킬만한 것들을 던져주지 않으면 글을 다 읽지 않고 덮어 버리죠;;;거의 반 이상 읽어도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무엇에 관한 내용인지 확실하게 전달되는 것이 없구요. 게다가 기본적인 문법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보이네요;;;

Egyptian Blue    친구신청

감사합니다. 이해가 되네요.

색色고드름    친구신청

평가를 해달라 하시니...솔직히 느낀 점만 적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소설은 최대한 독자가 읽기 쉽게 쓰여지는 것이 좋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개인적으로 소설이 1인칭이니 어쩔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화자의 독백이 정리가 좀 안되네요. 너무 긴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
그렇다면 나도 같은 시간선에서 함께 감정을 공유하며 무한히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 ~ 이 부분을...

-> 지금의 그녀는 나에게 완벽하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의 그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미래를 두려워 하는 그녀를 안아 줄 수 있을까. 그녀 대신 미래를 계획할 수도 있을까. 기쁠 때 함께 웃고 슬플 때 함께 울며 서로에게 속할 수 있을까.

턱을 괴고 오래 생각했다.

아니.

그렇다면 그녀는~
--------------------
이런 식으로 바꾸면 좀 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호흡이 길어서 몰입도가 떨어지는게 치명적이네요.

색色고드름    친구신청

그리고 인물의 대사도...너무 긴 것 같습니다.

[어차피 그런 식으로 되지 않는다는거 알잖아. 난 전능한게 아니야. 내일 일어날 일을 아는 것 뿐이지.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해도 오빠는 내가 싫다고 하면 하지 않을거잖아. 아니면 내가 사지 않겠지. 현실의 나는 오빠가 말하기 전까지는 복권의 번호를 모르는 것과 같으니까 얼마든지 속일 수 있잖아. 그러면 꿈 속에서 오빠를 그렇게 속이는 나를 볼테고. 미안해. 속이는게 아니야. 그건 그냥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우리가 이끌어가는 것일 뿐이야. 정말 속이는게 아니구.]

한 괄호 안에 문장이 10개입니다. 이건 대화가 아니고 독백 수준 아닐까요...

아니자나    친구신청

잘 읽었습니다
시간여행자의 아내도 재밌게 봤던 소설이라 더 관심이 가네요.
이건 진짜 제 주관적 의견이라 그냥 무시하셔도되는 부분인데요
1인칭 시점에 독백처럼 나열되는느낌이라
남자가 어떠한 성격을 가진 어떠한 사람인란건 알겠지만
여주인공이랑 그들이 겪은 사건등은 잘 와닿지 않네요
<헤어진지 한달된 여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느낌의 글을 읽은거 같에요
인물이랑 사건이 좀더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멋진글 기대하겠습니다

창벅자    친구신청

음.. 저도 글을 쓰는 입장이라 피드백이 정말 절실함을 느끼죠.
뭔가.. 글에 집중이 잘 안돼는 느낌이였습니다.
읽다보면 어..그래서 무슨 말을 하는거지..?
이런식? 조금 많은 이야기를 짧게 하려고 하다보니까 정리가 덜된듯한 느낌이네요

양파또언제나    친구신청

잘읽었습니다.^^ 세밀한 디테일은 좋아보이는데 그걸쉽게 풀이하시면 좀더 좋을듯합니다^^

MeDeRe    친구신청

글 외적인 부분에서 먼저 말씀 드리면
대상 독자가 인터넷 유저라면 좀 더 엔터를 많이 쓰시는게 좋습니다. 만화 단행본과 웹툰이 다르듯 게시판글로 소설을 읽는 것과 책으로 소설을 읽는건 많이 다르거든요. 서적화까지 생각하고 글쓰고 계시다면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부분도 신경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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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결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장이를 동광학교(東光學校)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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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의 도입부입니다.
도입부는 독자들의 머리속에 '그림을 그려주는' 역할을 하죠.
현진건의 글을 보면 느껴지시겠지만 직접적인 표현이 없어도 김첨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를 알 수 있죠.
쓰신 글은 도입부에서 화자의 내면을 표현하고 바로 대화로 넘어가버립니다. 화자가 어떤 인간이고 어떤 상황에 있는가를 파악하지 못한 독자들은 그 뒤의 대화는 이해하기 어렵죠. 작가님의 머리속에야 작품 전체가 파악되어 있지만 독자는 그렇지 않다는걸 항상 명심하세요.

탬플턴 팩    친구신청

일단 저는 앞부분은 루리웹에 올라온 창작물들 중 가장 좋았습니다. 외국소설 번역투의 대화들이 오히려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여백미도 있고. 하지만 뒤에서 설명이 많아지고 말해주기가 되면서 균형이 깨지는 것 같았습니다. 뒷부분의 호흡을 좀 천천히 다듬어 풀어써야 할 것 같습니다.
[취미는 글쓰기] 발소리 (3) 2014/08/23 AM 02:25

퍼뜩 '나한테 없던 기억이 나를 쫓아올줄 몰랐다'란 영화의 대사가 생각이 났다. 요즘처럼 관계의 깊이가 엷어진 사회에선, 무심코 장난으로 던진 말이나 행동들로 인해 그 본의가 무엇이든간에 기억하지 못하는 가해자가 되기 십상이다.
요새는 때때로 그렇게 만들어진 나한테 없던 기억들이 나를 쫓아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머리와는 다르게 마음은 아직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까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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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뽀사줘    친구신청

오 좋다..

saza4mary    친구신청

으 뭔 영화였죠? 본거같은데ㅋ

Egyptian Blue    친구신청

놈놈놈 입니다
[음악] 장나라 - 너만 생각나 (0) 2014/08/21 PM 08:52




요새 너무 이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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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가차 없다 (0) 2014/08/21 AM 12:15
1. 가차 없다는 말의 어원은 한자 육서 중 하나인 가차(假借)에 있다. 임시로 빌어올 것도 없으니 사정 봐줄 일도 용서도 없다.

2. 아름다운 여배우를 보면서 문득 옛 사람을 떠올리는 것이 여배우의 아름다움을 빌어온 것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옛 사람의 아름다움을 빌어서 여배우가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었구나.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3. 그러나 어떤 방식이든 옛 사람을 빌어 떠올려서는 안되는 것이 아닌가. 묻지않아도 그녀는 이런 일에 가차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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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글쓰기] 2014. 08. 20 (0) 2014/08/20 PM 07:24
옛날 사진들을 찾아보다가 전 여자친구가 헤어질 때 주었던 편지를 발견했다. 버리지 않았으니 어딘가 둔 것은 알았는데 서랍에 있는 줄은 몰랐다. 헤어질 때, 이미 몇 해 전에 단 한 번 그 편지를 읽고는 다시는 읽지 않았었다.
개나리색의 편지지에는 그녀처럼 작고 여린 글씨체로 수없이 많은 걱정과 충고들이 적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갑자기 실수로 바다에 내려섰던 나비의 날개처럼 젖었다. 그녀는 노란색을 좋아했다. 아니, 물어본 적이 있는지 기억나지 않으니 노란색을 좋아했던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내 기억에 언제나 그녀는 노란색이었다. 헤어지기 얼마 전 프린트를 넣어두는 파일을 잃어버렸다기에 노란색으로 사두었었는데 끝내 주지 못해서 여전히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로 내 책상의 한 쪽에 꽂혀 있다.

요새 드라마를 보다 보니 그녀 생각이 자주 난다. 내 잘못으로 헤어졌고, 그녀는 잠시 외국으로 떠났다. 가끔 주위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을 들으면 날 만났을 때의 소심한 태도는 없고, 발랄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언젠가 연애는 세 번만 할거라고 다짐한 적이 있는데 그녀가 내 세번째 인연이었다. 대단한 다짐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아니고 지키려고 노력한 적도 없지만 그 이후로는 정말로 설레게 만드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연애를 안한게 벌써 4년째다. 이젠 다시는. 연애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늘 머리에 맴돌고 있어 그냥 무덤덤해졌다. 그래서 누가 물으면 그냥 성욕이 없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다들 웃다가 같은 자리에선 다시 묻지 않는 것을 보면 꽤 괜찮은 대답인 것 같다.

몇 년간 연애도 안하면서 그녀를 떠올린다고 해서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꼭 사람들은 한 가지 방식으로 생각을 고정해버린다. 미련이 남아서 옛 애인을 떠올리는 사람처럼은 보이고 싶지 않다. 다만 오랜만에 다시 읽은 편지의 추억에, 성격도 외모도 그녀를 닮은 여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 때문에 그냥 잠시 나타나 느린 기차가 되어 내 머릿속을 지나가고 있는 것 뿐이다. 드라마가 끝나면 아주 빠른 속도로 머리에서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만들어 놓은 적이 없으니 정차할 역은 분명히 없다.

오늘도 드라마가 방영되기에 문득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의 최고 전성기였던 그 예전에도 내가 그녀를 좋아했었는지 생각해봤다. 기억나지 않지만 좋아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그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녀와 나 단 둘의 이야기가 아닌, 외적인 부분에서 우리에게 얽히고 섥혀 있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 때문에 계속해서 부정하려고 애썼지만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에 빌어 그녀를 떠올리는, 아니 그녀의 아름다움을 빌려와 다른 사람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그녀를 내가 아끼고 좋아하고 사랑했음이 분명해지는 것 같다. 괴로웠던 시기지만 사랑했으니 윤택하다. 기억은 이런 식으로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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