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살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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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 Talk] 전 여친 이야기(내용 추가수정) (4) 2016/12/13 AM 04:09

전여친과 6년 반의 사귐. 

 

이제는 정리가 된 사람이지만, 

 

그녀와의 추억은 아름답게 또 슬프게 제 속에 남아있습니다.

 

문득 그녀와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서 글을 썼더니 분량이 꽤 되네요.

 

이야기가 꾸준하게 이어질지, 또 업로드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소설처럼, 제 이야기를 써나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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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의 어느날이었다. 

 

잉여롭게 동아리방에서 놀고 있었을 때 갑자기 걸려온 동기의 전화.

 

“나 곧 군대간다. 밥한끼 사도.”

 

친구가 군대를 간다는데 당연히 밥한끼 정도는 살 수있지. 

 

혼쾌히 수락을 하자 친구는 수줍게 한마디를 보탰다.

 

“한명 더 데려가도 되나?”

 

나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친구와 나는 당시 학교 앞, 정말 싸고 맛이있어 자주가던 초밥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식당앞에 도착했을 때 친구의 옆에는 한 여자가 서있었다.

 

식사를 주문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는 내게 그녀를 소개했다.

 

“여자친구다. 사귄지 얼마안됐다.”

 

나는 곧 군대를 간다는 놈이 무슨 여자친구냐며 

 

부러움 반 핀잔 반 친구에게 몇 마디를 건냈다.

 

식사를 하면서 친구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느라 

 

자연스레 그녀는 내겐 없는 존재가 되었고 

 

식사가 끝날 무렵 친구는 잠시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덩그러니 남겨진 두사람 사이에는 낯선, 

 

그리고 친구의 여자친구라는 사이에 어색함만 맴돌았고 

 

간신히 통성명을 나누면서 그녀가 경찰학과를 다니며 이름이 뭔지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투는 마치 취조를 하는 형사처럼 느껴졌다. 

 

공대생 특유의 끼가 있던 나는 으레 경찰학과 학생은 그런가보다 싶었다.

 

밥을 다 먹고나서 학교 근처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색함은 조금씩 사그라들었으나 당시 나에겐 친구의 입대가 중요했을 뿐 그녀는 내 안중의 밖이었다. 

 

심지어 친구와 헤어지고 난 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름도 얼굴도 다 잊어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름 기억력에 자부심이 있는 나였기에 사람을 완전히 잊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내 친구의 여자친구였고 나에겐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없었기에 이내 잊혀질 존재였다가도 

 

오기가 생겨 친구의 싸이월드를 들락날락 거리며 그녀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나는 결국 그녀를 찾을 수도 없었고 이름을 기억 해낼 수 조차 없었다.

 

지금은 유튜브가 있어 내가 원하는 노래를 언제든지 들을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돈을 써가며 음악을 걸어놓는 것이 유행이던 시절, 

 

나에겐 누군가의 미니홈피는 라디오 채널이기도 했었다. 

 

친구의 친구를 넘나들며 내가 원하는 노래가 있는 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도토리를 사기 싫었던 나에게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그녀를 찾기를 포기할 무렵 친구의 친구 중 한명이 당시 내가 좋아하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메인 테마곡 인생은 회전목마를 걸어놓고 있었다. 

 

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본 적이 없었지만 그 노래만큼은 아주 좋아했던 터라 

 

누군지도 모르는 그사람의 홈페이지를 그저 노래를 듣기 위해 몇일이고 컴퓨터에 펼쳐놓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방문자수가 한없이 0에 수렴하던 나의 미니홈페이지 방명록에 누가 글을 올렸다. 

 

그 사람은 내 친구의 여자친구였으며 인생의 회전목마를 걸어놓았던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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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줘9    친구신청

잘 읽고 갑니당

글 잘 쓰시네요

파멸한세상    친구신청

난 널 믿었던 만큼 내 친구도 믿었기에.....

-Stereotype-    친구신청

ntr

구르마    친구신청

잘 끝으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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