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새벽 세시 반.
예전에 사귈 때의 애칭으로 나를 부르며 거의 일년만에 카톡이 왔다.
사실 일부러 전여친과의 카톡을 차단하거나 지우지 않았다.
혹시라도 생각이 나면 카톡을 다시 보며 해어지길 잘 했다고 생각해야 했으니까.
아무튼, 그녀는 내가 새벽에 잘 자지 않거나 자더라도 문자가 오면 자다 깨서 친절하게 답을 한다는걸 알고 있었고
그걸 이용한건지 아니면 그저 술주정이었을지.
나는 아주 잠시 망설이다 답장을 했다.
그녀는 나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직장 생활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나는 용건만 간단하게 이야기 하라며 종용했지만 그녀는 그칠 줄 몰랐다.
결국 나는 차갑게 용건이 없으면 할말도 없다고 답을 했고 그제서야 그녀는 나에게 더이상 답장을 하지 않았다.
사실 더 차갑게 쏘아붙이고 싶었던 말도 있었지만 그러기엔 내가 한심해지는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녀가 왜 나에게 연락했는지 알 수가 없다.
아니 그다지 알고 싶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