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게 맞는 말이긴한게 망가도 소재의 다양성이 엄청나서... 굳이 따지자면 종이만화 시장이 죽고 웹툰 시장이 커지면서 능력있는 신규 작가들(심지어 기존에 잘나가던 기성 작가들도)이 웹툰으로 그만큼 몰리니 소재도 다양화 된거라 봐야겠죠. 지금은 너무 식상하다 욕하는 전생물, 회귀물도 일본에서 먼저 시작되서 붐이 일어난거니 뭐...
기존 드라마 작가들이 뻔한 스토리로 돈 참 쉽게 벌었죠.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평범한 사람들이 웹소설,웹툰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 참신한 이야기를 각색하여 좋은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권력과 힘을 가진 기존 작가가, 새로이 시장에 나선 웹소설/웹툰 작가의 스토리를 가져가 자기 입맛대로 각색하고, 명성을 훔치는 경우가 종종 들리고는 합니다.
모쪼록 관련된 제도가 잘 정비되어서 현재의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웹툰의 소재와 스토리의 다양성은 그 분야가 고도화되고 자유롭기에 생기는 것이라고 보지는 않아요. 그만큼 시장이 크고 뛰어드는 사람이 다른 미디어에 비해 많기에 걔 중에서 재밌는 작품도 상대적으로 다양해보이는 것이라고 봅니다. 참고로 여기에는 웹소설도 비슷한 영역이라서 같이 묶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는 각 웹툰이나 웹소설 등의 플랫폼을 보시면 바로 드러나는 일이죠. 같은 소재의 작품이 부지기수로 걸려있는 걸 보실 거예요. 특히 네이버나 카카오(구 다음) 등은 그들이 고용하는 작가의 수가 한정적이라 겹치는 이야기의 작품들을 배제하고 선별하지만, 일반 웹툰 플랫폼은 일종의 정글이라 살아남는 놈은 알아서 크는 적자생존의 장소이고, 설령 조회수가 적다고 해도 소수라도 대여권 구입을 할터이니 그것은 그것대로 플랫폼에 이득이라 내버려두는 것이죠.
그렇기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같은 소재의 이야기를 다룰 수 밖에 없습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는 자유로운 반면 성공을 보장받기 힘들고 그로 인해 기획력보다는 누군가 먼저 시도를 해서 성공한 사례를 모방하여 오히려 정비하여 내놓는 게 일종의 공식입니다. 지금 유튜브의 수많은 카피캣들이 넘쳐나는 모양새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이죠. 이는 대중의 기호와 취향을 다 맞춰주기는 힘들고 지금 유행하는 것에 빨리 편승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부분은 바로 웹툰 웹소설에도 통하는 것이죠.
이게 가능한 것은 미디어의 차별성 때문입니다. TV와 달리 앞서 말한 웹툰 웹소설들은 앞의 웹이라는 말을 떼버리고 봐도 소비자의 선택이 들어가는 장르인 것이죠. 각자의 기호에 따라 선택을 하여 즐긴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A부터 Z까지 똑같은 소재의 작품이 있다고 해도 소비자에게는 A만의 이야기로 인식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TV는 지금은 채널이 다양해졌지만, 선택하는 미디어가 아니었습니다. 정해진 편성에 따라 흘러나오는 걸 우리가 맞춰가며 즐기는 것이었죠. 그렇기에 감히 같은 소재 같은 이야기를 다루지는 못한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닌데 아닌데 TV도 전부 사랑놀음 출생의비밀 등 그 놈이 그 놈이던데!"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이는 소재라기 보다는 이제는 클리셰- 즉 극작의 공식과 구조라고 봐야 겠죠. 그렇다고 TV가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며 옹호하는 건 아니며 그 속에서 창작력이 빈곤해졌다는 의견에 인정하는 편입니다.
즉 정리를 하자면 앞서 말씀해주신 웹툰과 웹소설의 장점은 일종의 인해전술 중 드러난 낭중지추의 사례인 것이지, 모든 작품들이 최상의 퀄리티로 창작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그것들을 선별해서 영상미디어로 옮기게 되니 또 한 번의 옥석이 가려져 웹툰 기반의 작품들이 기존의 창작극들보다 트렌디하고 품질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방송국의 편성권이 있는 자들은 모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본디 자본이 많은 방송국들은 여러가지 시도를 해봐야 함에도 그릇된 선택과 집중을 택했고 그로 인해 하나의 작품에 엄청난 자본을 때려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앞서서 말한 '사랑놀음과 출생의 비밀'에 목을 매는 것일지도요. 실패의 가능성이 적으니까.
이 말은 결국 편성권자의 안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죠. 이걸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요새 갑자기 사극붐이 일어났습니다. 그 중 얼마 전 <혼례대첩>이라는 작품이 인기를 얻었어요. '혼례와 중매쟁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었지만, 실질적 소재는 시대극에서 다룰 수 없던 금단의 '과부의 사랑과 재가'였었죠. 그 이후 웹툰이 기반이 된 또 다른 작품(무수한 소재를 다루는 웹툰인데 하필..)이 경쟁사에서 바로 런칭이 되었죠. 바로 <밤에 피는 꽃>. 이는 웹툰 기반은 아닐지라도 지금도 다른 채널도 비슷합니다. <연인>으로 조선 변란을 배경으로 끌려간 사람들과 속환에 대한 이야기가 사랑을 얻자 현재 <세작, 매혹된 사람들>이 시작하여 지금 사람을 얻고 있죠.
다행히 이 모든 작품들은 괜찮은 퀄리티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또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아무리 독창적이고 재밌는 이야기라도 영상미디어 그것도 TV에서는 최종관문이 남아있고, 이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라 넘어서기 힘들다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어떤 면에서는 TV드라마가 아니라 같은 영상매체라도 OTT를 선택하는 횟수가 점점 많아지는 것인지도요.
결론을 짓자면 현재의 독창적 소재와 발전적 이야기 형태는 웹툰과 웹소설이 아닌 그 시장이 만들어낸 각자의 경쟁력에 따른 것이며 이게 흔히 말하는 K 콘텐츠의 힘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이 영상미디어로 이식되는 과정에 다시 새로운 선별과 컨버전이 이루어지며 영상 쪽의 또 다른 안목과 재능이 요구되기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웹쪽 기반 작품들의 재미가 오롯이 그들만의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뭔가 주인장님의 의견에 초를 치고 딴지를 거는 듯한 글이 되어버린 것 같아 찜찜한데, 절대 그런 의도는 아니예요. 다만 현재의 웹 기반 영상작품의 특징을 웹툰의 특징으로 오해를 해버리면 나중에 실망도 할 수 있기에 짚어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원작도 좋아했지만, 'ㅇ난감' 드라마의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분명한 것은 저도 웹툰의 발전성을 믿으며 그 확장과 연계성에 기대를 가지고 있어요. 그 모범사례로 또 한 편의 드라마가 탄생한 것도 기쁘구요. 그래서 주인장님처럼 그 화려한 미래가 흥미진진 기대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