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훈 MYPI

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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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5-신과 악마. (0) 2023/01/20 AM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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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서 나오는 사촌형과의 에피소드는 결말에 대한 암시이면서 동시에 소설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즉, 신과 악마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적대적 공생관계이며, 악마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위선적인 신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악마 역시 신의 피조물이며, 그런 악마를 만든 신의 의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이후에 담임과 최기표의 관계로 실현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기표가 임형우를 테러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잠시 그 상황을 보도록 하죠.

임형우는 반의 우등생들을 모아 부정행위를 통해 최기표의 성적을 올려주자고 제안합니다. 임형우는 그것을 정의인 척 포장하고, 우등생들은 그것이 반의 무사안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동의합니다.

여기서 임형우는 만약 걸렸을 때는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장담합니다. 하지만 반의 우등생들이 모여서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한 일을 반장 한 사람이 책임질 수는 없을 겁니다. 따라서 그의 뒤에 담임이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임형유의 얼굴에 스쳐지나가는 교활한 웃음을 발견한 이유대는 이것이 최기표를 길들이려는 담임의 의도임을 간파하고 저항해 보지만, 결국 그것이 최기표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금새 포기합니다. (이 소설에서 이유대는 항상 최기표의 입장에서 판단을 합니다.)

이처럼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은 표면적으로는 늘 정의나 의협심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항상 각자의 욕망을 꽁꽁 감추고 있습니다. 임형우가 이렇게 나서는 이유 역시도,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이 숭배하는 담임의 욕망에 충실히 복무해야 자신에게도 유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담임은 임형우에게 넉넉하게 당근을 던져줍니다.)

이렇게 일이 마무리되자, 임형우도 결국 이것이 반 전체의 무사안일을 위한 것임을 털어놓습니다. 이처럼 작가는 2학년 13반을, 부정적인 인물들이 모여 오직 무사안일만을 위해 움직이는 공간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당시 대한민국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이 담겨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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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4-우상화. (0) 2023/01/19 PM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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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이유대는 담임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담임의 배신으로 그는 '무사안일'이라는 공동체의 절대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존재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리고 2학년이 된 그는 이번에는 담임 대신 최기표를 선택했습니다.

이어서 담임은 위험요소인 최기표에게 적절한 권력을 줘서 길들이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아마도 부반장이 된 최기표는 더욱 날뛰겠지만, 자신에게 권력을 준 담임의 눈치를 보게 될 것입니다. 결국 담임은 반아이들을 희생시켜 1년간의 무사안일을 얻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이유대는 강하게 반발합니다. 그는 담임의 제안이 한 개인을 위한 것인지, 공동체를 위한 것인지 되묻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기표가 계속해서 악마로 숭상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담임도 이유대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최기표를 이용하려고만 할 뿐, 그의 구원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이후로 담임은 한동안 계속해서 최기표에게 당근을 던져줍니다. 담임은 반의 결속이란 핑계로 추리닝을 사주며 다시 한 번 최기표를 길들여 보려 하지만, 그는 담임이 나가자마자 추리닝을 찢어버립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받아주면 고맙겠다'라는 담임의 대사와, 담임이 나가자마자 추리닝을 찟는 최기표의 타이밍입니다. 이처럼 담임은 무사안일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조차 내려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기표 역시 담임을 적대시 하면서도 아직은 그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이유대는 더더욱 최기표에게 매료됩니다. 그리고 점점 그를 우상화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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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3-흉터와 훈장. (1) 2023/01/19 AM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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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담배빵을 '흉터'로 인식하던 이유대는, 담임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것을 최기표와 자기 사이를 이어주는 특별한 무엇, 나아가 기표가 자신을 선택하여 특별히 내려준 '훈장'으로까지 인식하게 됩니다.


<제인 에어>에서 살펴봤듯이, 1인칭 시점의 소설에서는 독자들이 쉽게 화자에 동화됩니다. 즉, 독자들은 화자의 등에 올라타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중에 화자의 가치관이 바뀌어도 별 저항 없이 수용합니다. 그래서 화자의 가치관 변화를 통해 독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소설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이유대는 담임과 최기표 사이의 갈등을 예감하면서, 당연히 최기표가 이기겠지만 담임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위선적인 악이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쓰여진 작품입니다. 때문에 위선적인 악인 담임과 순수한 악인 최기표가 갈등을 벌입니다. 그리고 이유대는 당시 대중들의 인식을 반영해서, 처음에는 최기표가  담임보다 더 강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이유대의 욕망은 자신이 숨어서 세상을 통제하고 있다는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즉, 그는 괴벨스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합니다. 그러려면 히틀러가 필요하고, 최기표를 자신의 히틀러로 선택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어디까지나 최기표가 담배빵을 통해 자신을 선택한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매우 부정적입니다. 긍정적인 인물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이 세계 속에서 '무사안일'을 최고의 가치로 숭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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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함    친구신청

돼지의 왕이란 국산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군요, 거기서도 학교내에서의 위계서열, 부조리를 드러내는게

주요 소재였죠, 흔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희망하는 사이다식 전개를 보여주지 않고

양쪽 모두 얻은거 없이 비참하게 끝나는 결말까지..

이런 종류의 문학들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간간히 나오는걸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심리는 달라지지 않나봅니다.
[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2-무사안일. (0) 2023/01/18 PM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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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이란 단어로 그럴 듯하게 포장했지만, 결국 담임이 말하는 것은 전체주의입니다. (이런 그의 모습은 민주주의와 정의를 내세우며 등장했던 전두환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그리고 이유대는 그 사실을 간파하고 도전해 보지만, 노련한 담임에 의해 오히려 역습을 당합니다.


이 장면에서 담임의 위선을 눈치챈 사람은 두 명이 있습니다. 한 명은 이유대고, 다른 한 명은 임형우입니다. 여기서 이유대는 도전하기로, 임형우는 가담하기로 결정하면서, 각각 최기표와 담임의 대리인으로서 갈등을 벌이게 됩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무사안일'이 중요한 가치로 등장합니다. 담임이 추구하는 것도 결국은 1년 동안의 무사안일이고, 이후의 컨닝 사건에서도 사건을 흐지부지 덮어버린 영어선생이 '인자하다'는 평가를 받고, 최기표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끝내 문제를 덮어버린 임형우가 학교 전체의 영웅이 되어 추앙을 받습니다. 여기에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작가의 비판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이어서 담임은 이유대의 집을 가정방문하는데, 이는 후반부를 위한 설정입니다. '가정방문을 당하면 꼼짝을 못한다'라는 설정이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단편소설답게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설정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지식인인 이유대의 욕망입니다. 그는 번거롭게 권력자가 되는 것보다, 드러나지 않는 조력자로서 권력자를 통해 자신이 꿈꾸는 이상을 실현하려고 합니다. (임형우 역시 동일한 욕망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회에 설명했던 것과 같이, 이런 나약하고 조금은 비뚤어진 지식인 유형은 70 ~ 80년대 소설에서 특히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이유대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켜 줄 대상으로 최기표를 선택하는데,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한병태의 관계와 유사합니다. 때문에 한병태가 그랬듯이 이유대 역시 최기표를 숭배하게 되고, 오히려 그에게 당한 담배빵의 흉터를 두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일종의 훈장처럼 인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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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1-반영론적 접근. (0) 2023/01/18 AM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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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진정한 악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작가의 인터뷰의 일부분입니다.


학생: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작품 [우상의 눈물]을 창작하신 의도를 알 수 있을까요?


전상국: 먼저 창작의 의도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과 연관해서 작품의 발상을 말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을 창작할 당시 나는 정치꾼들이 벌이는 갖가지 위선적인 행태에 막연한 불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위선이야말로 가장 질 나쁜 악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이러한 발상에서 출발해 '잘못 쓰이는 힘' 또는 '나쁜 힘'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인 이야기로 형상화한 작품이 [우상의 눈물]입니다.


작품이 시작되자마자 등장하는 것은 최기표가 행사하는 '강렬한 폭력'입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그가 가진 원시적인 폭력성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킵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화자인 이유대는 최기표가 담임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믿게 되고, 그를 추종하게 됩니다. (화자의 이런 착각은 결말에서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된 착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 속 중요한 등장인물들은 아래와 같이 당시의 현실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담임: 전두환 -> 새롭게 등장한 반의 지배자이자 위선적인 인물(큰 위선자)

최기표: 조폭 -> 오래 전부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인물(원시적인 폭력성)

임형우(반장): 지식인1-> 담임의 의지를 실행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작은 위선자)

이유대(화자): 지식인2 ->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식을 대표하는 인물(작은 위선자) -> 인식의 변화를 통해 독자들을 설득하는 존재


박정희 군사독재가 갑작스럽게 종료되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화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을 때, 갑작스럽게 '정의사회구현'을 내세우며 전두환 씨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당시 대중은 그에 대해 크게 경계를 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때문에 작가는 대중들의 이런 잘못된 인식을 지적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을 느끼고 이 소설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권력자에 빌붙어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임형우와 이유대는 닮았지만, 임형우는 담임을, 이유대는 기표를 선택합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를 통해 자신의 합리를 실현하려는 한병태와도 닮았습니다.)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의 표절 시비입니다. 분명히 두 작품은 여러 면에서 많이 닮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전두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닮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자에 빌붙는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 역시 당시 소설에서는 흔하게 등장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표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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