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이상욱의 출생이 어떻게 섬의 배반으로까지 연결되었는지에 대해 암시가 나옵니다.
조 원장이 이상욱의 비밀을 눈치채면서 이상욱은
조 원장의 관점에서는 원생들과 다름없는 '나환자'이지만,
원생들의 관점에서는 '건강인'인 독특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입장은 2부의 그의 '탈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조 원장이 시작한 축구를 통해 원생들과 건강인들은 자연스럽게 '대립과 갈등'의 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비록 나병에 대한 건강인들의 두려움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아무튼 승리의 경험을 통해 원생들이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원생들이 꿈꾸는 천국이 나환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인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한다면, 조 원장의 이런 역차별 역시 좋은 방법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만약 조 원장이 이쯤에서 개혁을 멈췄다면 그는 좋은 원장으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역시 1차개혁의 성공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개혁을 시작하면서 주정수 원장의 실패를 반복하게 됩니다.
이번 회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결승전에서 선수가 부족하자 조 원장이 직접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그는 1부에서는 일관되게 원생들과 공동운명을 이루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원하던 바를 이루자 그날 저녁에 바로 이를 파기해 버립니다.
참고로 128 페이지의 기사는 실제로 [사상계]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흥미를 느낀 작가 이청준 씨가 소록도를 방문하면서 소설 [당신들의 천국]이 탄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