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이번에 황 장로는 그냥 조 원장을 응원하고 사라집니다.
이정태의 언급이 '복선'인 줄 알았는데 '멕거핀'이었네요.
214 페이지에서 조 원장은 '참으로 길고도 위태로운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사실 그는 싸우고 있지 않습니다.
원생들에게 싸움을 시켜놓고 싸움 구경을 하고 있는 거죠.
실제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는 것은 황 장로와 원생들입니다.
마침내 방조제가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원생들의 양보로 조 원장은 맨 앞에서 방조제 위를 걸어 바다를 건넙니다.
이 챕터의 제목이 '출소록기'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장면은 '출애굽기'의 장면을 차용한 것 같습니다.
[제인 에어]의 결말을 보면서 매번 '제인이 저런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는 과연 조 원장이 저런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성공을 위해 그가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어쨌거나 간척공사를 처음 제안한 사람이 그이니, 만약 여기서 공사가 끝났더라면, 원생들은 모든 것이 처음부터 조 원장이 계획한 대로라고 생각하고는 영원히 그를 칭송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섣불리 공사의 완성을 선언하는 조 원장의 모습이 뒤에 가면 오히려 그가 얼마나 간척공사에 대해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챕터의 이름이 '배반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