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조 원장은 제3방조제를 건넌 후 원생들에게 술잔치를 베풀고 공사의 마무리를 지시합니다.
저 장면에서 간척공사가 완성되었다고 원생들이 착각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조 원장까지 착각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튼 그는 공사를 제대로 완성하는 것보다는 하루빨리 낙원의 완성을 선언하고 원생들의 칭송을 받는 데 목말라합니다.
'그것은 이를테면 제2의 천지창조였다.'
조 원장은 간척공사를 '신의 섭리'이자 '제2의 천지창조'라고 찬양하는데, 그럴수록 조 원장 자신도 '신의 대리인'으로서 함께 찬양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이 챕터의 제목과 연결시켜 생각해 본다면 '모세' 정도의 위치랄까요?
이처럼 승리감에 도취된 조 원장은 이제 조금씩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조 원장의 '동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만재도 돌기둥'입니다.
조 원장은 이 작품 속에서 일관되게 자신에겐 동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비록 돌기둥이 동상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엄밀히 동상은 아니니까요.
이건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조 원장은 또 하나의 말장난을 합니다.
바로 이어서 나오는 '민정이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민간인에게 원장 자리를 물려줘야 하지만, 조 원장은 그냥 자신이 전역해서 계속 눌러 앉기로 결정합니다. 권총은??? 여전히 허리에 찬 채로요.
섬의 지배자는 여전히 '권총을 찬 조백헌'이지만, 조 원장은 권력이 민간으로 이양되었다고 말합니다.
224 페이지에 나오는 '예술 작품'이란 단어는 3부 첫부분에서 다시 언급될테니 꼭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튼 조 원장은 공사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고 마무리를 지시합니다.
하지만 곧 첫 번째 배반을 몰고 올 태풍이 다가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조 원장의 대비책은,
1) 원생들에게 방둑을 더욱 두껍게 쌓도록 다그치는 것.
2) 자신은 막사에서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번에도 조 원장은 변함없이 무능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만약에 저기에 단 한 명이라도 전문가가 있어서, 태풍과 상관없이 어차피 방둑은 몇 번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해 줬더라면 원생들의 무고한 희생을 얼마나 줄일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