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조 원장의 방법이 '전쟁'이었다면, 새 원장의 방법은 '화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원생들과 직원들이 서로 이웃이 될 수 있도록 아주 조금씩, 천천히 이끌고 있습니다.
이 두 원장의 방법을 비교하면 문득 신영복 선생의 이 문구가 다시 떠오릅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조 원장은 지배자의 입장에서 원생들을 불쌍히 여기고 구원해 주려 했었습니다. 심지어 원생들이 우산이 싫다고 하자 그럴리 없다며 강제로 씌우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새 원장에 이르러 비로소 원생들이 꿈꾸던 방향으로 소록도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353 페이지의 '축구 시합과 오마도 공사를 계기로'란 표현에 주목해 보죠.
화자는 조 원장이 축구 시합과 오마도 공사를 통해 원생들을 증오와 광기로 이끌었으며, 이제 새로운 원장에 의해 그들의 영혼이 다시 순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356 페이지를 보면 조 원장은 윤해원과 서미연의 결혼을 계기로 다시 섬에 축구 시합을 열려고 합니다. 아마도 그 다음 단계는 간척공사가 될 겁니다.
조 원장이 꿈꾸는 낙원은 건강인들과의 전쟁을 통해 완성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원생들은 증오와 광기로 가득 차 있어야 하고, 지금처럼 그들의 정서가 순화되어 가면 곤란합니다.
그래서 저는 3부의 갈등을 과거를 상징하는 조 원장과 미래를 상징하는 새 원장 사이의 갈등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