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이후 3년동안 원서를 넣어보면서 뉴욕시 교육부에서 하는 워크샵도 다니고 이것저것 시도해봤지만.. 결국 뉴욕시 공립학교 교사직을 못 구했네요
일단 학교 관계자와 커넥션이 없어서 그런지 커버레터랑 이력서를 넣어도 묵묵부답, 새로 설립된 학교들이 있어도 대부분 경력자를 구하거나 교사자격증이 2개 있는 지원자만 구하고..
그러다가 방과후 프로그램 교사로 일하면서 이것저것 해봤지만 풀타임은 아니면서 수업 준비하는 거 때문에 근무시간 외에도 계속 신경 쓰고 수업계획 준비하고, 일이 여러가지로 힘들었습니다
일 자체보다 사실 더 힘들었던 건 학생들을 상대하는 건데, 제 실제 감정과는 다른 말을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학생들이 따르고 바르게 행동했으니까요.. 초등학교 2, 3학년이라 애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하는 것도 힘들었고, '정말 이런 것도 가르쳐야해?'라고 할 정도로 기본적인 걸 몇 달 동안 반복하는 것도 힘들었고..
적성과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페이도 적다 보니 회의감이 크게 들었는데, 우연히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 뉴욕으로 오시면서 방송일을 배워보면서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
전공분야와 전혀 다른 일이라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간단한 업무이고 아직은 간단한 송출 작업만 하는 단계라 파일을 시간내로 맞춰서 다운 받고 폴더랑 파일명 정리하는 일이 주된 업무라서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고 있네요. 게임이나 사진 파일명 바꾸고 정리하는 건 일도 아닌데 이런 일로 페이를 받는다니..ㅎㅎ
아무튼.. 들이는 시간, 에너지, 감정노동을 생각하면 교사라는 직업이 아무리 안정적이라 해도 만족스럽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다른 일을 하게 되니 머리가 복잡하네요
지난 3개월 일하면서 좋게 보였는지, 방송국에서는 제가 풀타임 정직원으로 일하는 걸 이미 긍정적으로 검토중이고 언제부터 풀타임으로 일할 지만 조정하면 되는 상태이고..
아직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머리가 복잡한데, 전공공부나 이력, 경험과 상관 없는 일을 정직원으로서 갑자기 하려니 쉽지 않네요
풀타임 정직원이 된 건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여태까지 맞지 않는 옷(교사일)을 억지로 입어왔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