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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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겨울왕국 Frozen 리뷰. (23) 2014/02/03 PM 04:06
사실 본지는 꽤 됩니다만, 엘사에 빠지는 바람에 덕질 하느라

이제야 리뷰를 씁니다. 디지털 자막으로 봤습니다.

조조할인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애들이 많더군요.

3D판은 보지 못했고, 더빙판도 역시 보지 못했으므로

비교는 하지 못합니다. 나중에 더빙판은 iptv로 봐야겠어요.

스포일러는 가능한한 하지 않을것이고요. 조금은 있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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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청난 열풍을 불러드린 디즈니의 문제작인 겨울왕국입니다.

얼마전 설에 외가 막내 이모가 저에게 겨울왕국이야기를 하더군요.

제가 애니메이션 전공이다 보니 그 영화를 보며 제생각을 했다고

하시더군요. 전 호러를 하는 사람이라 겨울왕국과의 접점은 없습니다만

뭐 3D 관련해서 강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상관없지는 않겠죠.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업계나 이쪽 취미를

가진 사람이 아닌 친척이 이 영화를 보고 제게 먼저 말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즉, 대중적으로 매우 성공하고 있다는 이야기겠죠.

디즈니는 원래 대중 친화적 제작사입니다. 라이온킹, 백설공주,

미녀와 야수 등등, 이미 마스터피스라 불리는 전설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의 대표격이죠. 대중에게서도 지브리를 몰라도

디즈니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일겁니다.

하지만 "3D"의 시대에 도래하면서 왕좌의 자리가 흔들립니다.

픽사와 드림웍스의 등장은 확실히 센세이션이었습니다.

역사를 쓴 토이스토리 씨리즈의 성공과 슈렉과 드래곤 길들이기 등의

약진을 보인 드림웍스의 강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주춤하게 만듭니다.

그 사이 디즈니는 실사 영화에 더 매진하게 되죠.

하지만 픽사와 디즈니의 여러차례의 묘한 관계는 계속되었고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결국 디즈니 밑으로 픽사가 들어가게 되었죠.

(덤으로 마블까지)

픽사의 기술력이 디즈니 감성과 더해지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상상을 초월하게 되는군요.


'애니메이션'의 어원은 생명감을 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 스탠드가 살아 움직이는 픽사 타이틀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터들에겐

일종의 바이블과 같습니다. 얼굴에 표정이 나타날수 없는 기계 로봇 월E로

감정표현을 해내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기술은 가히 경악스럽죠.

수다가 많은 라따뚜이에서의 캐릭터 연기들 역시 감탄스럽습니다.

그에 비해 디즈니는 어땠을까요? 2D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성공작 볼트는 냉정하게 말하면 픽사의 캐릭터들보다는 약간 모자랍니다.

(물론 볼트 수준으로도 세계 탑급입니다만)

하지만 라푼젤의 이어 픽사의 스탭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겨울왕국은 픽사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픽사 애니메이션 보다

화려한 이펙트를 자랑하기도 하죠.(픽사의 작품들은 현대물이나 SF가

많았기 때문에 마법 같은 화려한 연출은 많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엘사와 안나가 보여주는 '연기력'은 디즈니의 감정 연기과 픽사의

모션 애니메이션 기술이 합쳐져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냥 S급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 같은 온몸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절묘한 능력이 '렛잇고'에서 드러나죠. 엘사의 4분 뮤지컬 연기는

겨울왕국의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일겁니다. 엘사의 그 퍼포먼스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엘사의 표정연기, 손연기,

화려한 배경 이펙트. 디즈니는 이 장면 하나를 위해 수많은 뮤지컬을 연구하고

픽사 스탭들을 갈아 넣었을겁니다.

그만큼 렛잇고 4분은 자랑할만 하죠.

거기에 전반적 이야기에도 픽사의 성질이 더해집니다.

픽사의 스토리 텔링의 특징은 애들과 손잡고 간 어른을 울리고 나오는

가정적인 소재를 묵직하고 진중하게 표현하는 것이었죠.

이는 어른을 위한 동화가 되기도 하면서 모던함을 주게 됩니다.

작품에 포스트 모던의 세계가 되면 더이상 애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죠.

동화 속 디즈니의 고전적 이야기에 픽사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니

이야기 구조도 많은 변화를 가지게 됩니다.

원래 악역이 되야할 엘사가 작품을 전체를 관통하는 히로인이 됩니다.

또한 이야기의 히어로는 다름아닌 안나가 되고요.

악의 길에 빠질뻔한 엘사와 왕국을 안나가 구하는 내용입니다.

이는 결말에 이어지는 반전으로 이어집니다. 이야기에 안나의 두

남자는 예전 디즈니의 공주나 조연 여자 캐릭터 정도의 비중 밖에 안되죠.

심지어 엘사는 맺어지는 남자캐릭터 없이 싱글 여왕입니다.

게다가 안나에게 처음 만난 남자와 결혼할 수 없다며 기존의 디즈니 공주들을

디스하기까지 하죠.

이는 디즈니의 전통을 전면에서 깨버리게 됩니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롤)이 바뀌고 남녀간의 사랑보단 가족의 우애를 우선시

하죠. 평론가 듀나가 언급한 퀴어적 정서도 영화에 어느정도 드러나고요. 노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이야기구조를 오이디푸스, 엘렉트라 등의 성적 터부로

해석하는 것은 미학에서 일반적입니다. 프로이트나 라깡식의 철학적 해석이지요.

대개의 영웅시는 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로 해석합니다.

안나가 자기를 외면하던 엘사에게 부탁하겠다며 찾아가는 스토리 구조에서는

엘사가 오이디푸스의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한스 왕자가 어머니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안나 입장에서는 내가 결혼하기 위해서는 엘사를 넘어서야죠.

이는 아내를 얻기 위해 장인을 뛰어 넘어야 하는 것과 비슷하고 자기의 아버지를

죽여 어머니를 취한 오이디푸스랑도 흡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구조를 살짝

비틀어 반전까지 만들죠. 원래 자매의 관계를 성적 판타지로 상상하는 것은 동인계에 오래된

소재기도 하죠. 국내작 만화 아스피린이나 일본의 블랙라군같이 대놓고 그런 관계가

설정되어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쪽은 코드가 아니라 대놓고 설정이 그런거고요.

이쪽은 심리적 구조에 의한 것이겠죠.

재밌게도 겨울 산장에서는 게이커플도 나옵니다. 산장 주인의 가족이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데 사우나 안에도 남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디즈니 영화에

게이가 나오다니 상당히 놀랍지 않습니까?

즉 고전적 스토리에 성역활을 바꾸고 픽사적 리얼리즘을 더해 이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디즈니의 법칙이 깨진겁니다.

패미니스트이 환호를 할 정도의 현대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 여성적 영화의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거기다 케샤나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이 생각

나는 팝 록 스타일의 렛잇고와 글리를 떠올리는 10대 정서의 뮤지컬 넘버들과 합쳐져

틴에이지 들에게 많은 공감을 주기도 하고요.

그리고 비틀어진 이야기가 성인관객에게도 공감을 얻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야기 구조가 완벽하지 않죠. 영화상 시간의 흐름은 과장되어 있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내러티브가 완벽하진 않죠.

하지만 이는 "뮤지컬"의 특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원래 뮤지컬은

이야기 구조가 완벽하지 않습니다. 과감한 생략과 장르적 특성에 의한 전개가

많습니다. 겨울왕국의 이야기 구조가 나쁘다고 한다면 우린 캣츠나 렌트를

보고도 그렇게 말해야 합니다. 그렇진 않죠.

픽사의 성공작들 처럼 완벽한 마스터피스가 되는 것이 아닌 재미있고

환상적인 히트 뮤지컬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확실히 월E나 토이스토리3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재미를 주게 된 것이죠.

프로듀싱의 방향성이 전혀 다른 것이죠.

픽사도 카 씨리즈 같은 작품은 완성도 보면 재미 위주의 스토리텔링을 보이지

않습니까? 물론 그 경우는 디즈니나 드림웍스 만큼 성공적이진 못하지만요.

픽사도 브레이브를 통해 여성 주인공 영화를 만들었지만 사실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습니다. '공주' 캐릭터는 픽사에게는 조금 무리였나 봅니다.

하지만 공주에 도가 튼 디즈니는 현대에 어울리는 여왕과 공주를 만들어 냈고

선과 악을 뛰어넘은 퀸 엘사와 천방지축인 활동적인 프린세스 안나를 만들어

낸겁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안나의 연기도 긴장해서 헛말을 내버리고 다시 급하게

말을 고치는 등의 모습을 보면 기존의 공주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죠.

이 작품의 흥행 성공은 결국 기존의 디즈니 법칙을 깬 엘사와 안나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거기에 Let it go가 더해진것이죠.

엘사가 Let it go라는 말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과 억압되었던 감정을

벗어 났을때 누구보다 아름다운 표정을 짓는 모습은 역시 이 작품의

최고의 1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패미니스트는 여성해방을 생각했을 것이고

남자들은 역대 최고의 히로인을 보며 탄성을 질렀을 겁니다. 10대 소녀들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동경을 느끼게 되겠죠.

겨울왕국에 단점을 굳이 찝는다면 최고의 장면인 렛잇고가 너무 초반에 나와서

후반에는 조금 힘을 잃는 다는 점과 아무리 비틀었어도 이야기가 많이 뻔한 점

, 앞에서 말한 완벽하진 않는 이야기구조(내러티브) 정도 일겁니다.

하지만 뒤의 2가지는 뮤지컬 장르 적인 특성이라고 생각해버리면 첫번쨰 이야기

뿐이겠죠.

디즈니 3D애니메이션 중 당연히 최고 작품이며, 전 이 작품을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에 준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즈니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디즈니

스러운 작품이었어요. 다음에는 픽사가 디즈니의 것을 훔쳐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네요.

Ps. 맨날 호러만 그리던 제가 엘사 팬픽을 그리고 있습니다. 언제 다 그릴지는 몰라요.

안하던 짓이라 속도가 안붙네요 ㅎㅎ

여튼 겨울 왕국. 매우 추천합니다.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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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라    친구신청

겨울왕국을 보고 라푼젤을 보고 주요 노래 더빙을 들어 봤는데
확실히 박지윤 성우는 라푼젤 노래보다 안나의 노래에서 포텐이 폭발하시더군요

샤나키    친구신청

라푼젤에서 노래는 박새별님이 담당하셨어요.
제 기억으론 치유할때 부르는 노래만 박지윤님이 했을거에요.

무념군    친구신청

더빙판도 얼릉 보고 싶네요. 하하. 또 보러 갈지도 모르겠군요.

지하라    친구신청

아 그래요?! 어쩐지 미묘하게 다르더니만

린 민메이    친구신청

말잘하시네요 이렇게 길게 쓰시다니

무념군    친구신청

한줄 씩 띄어써서 길어 보이는 거겠죠 ㅎㅎ. 얼마 안되요 분량.

티셔츠안만듬    친구신청

악역으로 고정되어있던 얼음여왕의 인식을 깨고 아련함과 사랑스러움을 가득 담아
모두의 하트를 뒤흔드는 히로인으로 재탄생시킨 디즈니의 엄청난 스토리텔링에 박수를

사랑에 목말라하지 않으며, 진정한 자유를 찾아 달리고
두려움에 맞서 싸워 스스로 행복을 쟁취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히로인
하지만 저는 멍청한 민폐녀 안나가 너무 좋습니다.

무념군    친구신청

전 엘사 파에요.

22세기의전설    친구신청

원래 토이스토리때 부터 픽사의 철칙중에 하나가 디즈니와 차별화를 위해 공주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였으니... 메리다와 마법의 숲 만든다 할 때 부터 뭔가 느낌이 별로긴 했음

무념군    친구신청

브레이브도 여성해방적 이야기지만 되려 너무 전통적으고 평면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엘사가 킹왕짱입니다.

앙토리아    친구신청

오두막주인이 게이란건 아무생각없었는데 주인장님 글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퍼뜩 느낌이 오는군요 말투에서 조금 나오긴 했는데 역시나... 굉장히 심오하게 등장인물의 상황과 관계를 묘사 해두셧군요 그리고 네러티브는 뮤지컬적 속성을 어느정도 적용시키면 납들할만한 생략과 진행속도 인거 같습니다

무념군    친구신청

디즈니도 아직 대놓고 묘사하긴 그랬는 지 보일듯 말듯 표현했죠 ㅎㅎ.

템퍼필로우    친구신청

아직 안봤는데 좋은작품이라는건 알 수 있었습니다

무념군    친구신청

엘사 빠의 세계로 어서오세요.

trowazero    친구신청

오큰 게이설에 대해선 한번 읽어보세요 ㅋ

http://fericia.egloos.com/viewer/2968902

전 전혀 생각지도 않은 부분에서 게이설이 나오니 당황스럽더군요;;

hapines    친구신청

음. 패밀리라는 단어가
'내 패밀리'인지 '고객 패밀리'인지 애매해서 그런가보군요.

trowazero    친구신청

그것도 그렇고 저 안에 여자가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남성 우측)
타월 위치로 성별을 가늠한다고 볼수도 있겠고... (가슴 드러나는건 남자 아닌건 여자)
솔직히 게이 이야기 나오는거 자체가 전 이해가 잘;;;
사람들 생각이 너무 나간듯..

무념군    친구신청

이런 제가 잘못 이해했나 보군요.

헥마티아르™    친구신청

전 토이스토리나 월E 방식의 작품성을 원하고 봤던지라 꽤나 허탈했고 스토리도 불만이었지만 딱 스토리에 걸맞는 캐릭터성/영상미는 정말 죽여줬습니다. 그리고 픽사가 아니라 꽤나 디즈니스러운 작품인 것 같았네요.

헥마티아르™    친구신청

그리고 전 사우나의 패밀리가 고객 패밀리라고 이해를 했는데, 주인장 패밀리였나요?

무념군    친구신청

위의 블로그 링크보니 제가 잘못 이해한것 같기도 하네요. 뭐 언젠가 제대로된 디즈니 발표가 있겠죠. 블루레이 나오면 유심히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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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엘사를 보면서 생각한게 지금껏 이렇게 살아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 한다. 라고 강요받아오면서 살아왔던 이 시대의 젊은 사람들이 봤었을 때 엘사를 본인과 동일시 시킨 면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저번 마이피에 올라온 대자보를 보니 면접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본인을 포장하는 것에 대해 많은 혼란을 느끼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본인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아가겠다는 엘사의 4분 컷이 많은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 같내요.

디즈니 특유의 신념처럼 내려온 여러 전통아닌 전통을 비트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었고, 저에겐 간만에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이였습니다ㅎ

무념군    친구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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