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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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리뷰] 검은 사제들(The Priests, 2015) : 순수 그자체의 엑소시즘 영화 (5) 2015/11/08 PM 11:05

    1973년에 개봉한 영화 <엑소시스트>는 엑소시즘을 다룬 오컬트 영화 중 최고의 마스터피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단, 흥행 모든 것을 잡았던 그 괴기 영화는 가톨릭 문화권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기죠. 이후 수많은 오컬트 호러 영화가 흉내를 내고 속편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원작에 미치지 못합니다. 선례를 남긴다는 것은 그만큼 대단한 것이죠.


  <검은 사제들><엑소시스트>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영화입니다. 호러 영화의 작법으로 만들어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초반에 관객을 깜작 놀라게 만드는 기법인 점프 스케어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히치콕 시대부터 내려온 것으로 호러가 아닌 스릴러에서도 애용하는 기법이고 중반이후로는 거의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영화는 호러 특유의 으스스함보다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교합한 듯 스릴러에 가까운 연출 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인상적인 캐릭터와 그에 따른 연기를 보여주는 강동원과 김윤석의 호흡에 따라 묘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이 영화의 두 명의 버디는 꽤나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수컷이라는 악령이 깃들어 있는 박소담입니다. 전 또 다른 호러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을 보고 박소담이라는 배우를 극찬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박소담은 메인 악역으로 매우 과감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 배우로서 소화하기 힘든 역이었을 텐데 상당히 몰입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우의 부모님이 보셨다면 까무러치셨을 것 같아요. 그만큼 악령이 깃든 연기가 제대로입니다. 박소담의 평범해 보이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가진 한국 고교생 얼굴형이 더 기묘한 매력을 풍깁니다. 오컬트와 그로테스크한 미적 센스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정말 환호를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과분할 정도로 좋은 캐스팅에 이어 한국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명동과 그 안에 있는 오래된 건물이라는 장소적 선택도 좋습니다. 또한 까마귀나 바퀴벌레, 쥐떼와 같은 혐오적인 생명체를 통한 공포증을 일으키는 효과적인 표현방법이나 한국의 토속신앙인 무당의 등장과 라틴어 외에 중국어를 통한 대사 등 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수컷이라 불리는 악령과 사나운 광견에 트라우마가 있는 강동원의 모습도 좋죠. 다소 희화적이거나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음에도 영화가 가진 진중함에 그렇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스릴러의 구성을 가지지만 의외로 영화는 캐릭터의 이야기나 드라마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영화의 많은 시간을 엑소시즘그 자체에 투자합니다. 덕분에 엑소시즘의 과정이나 장면이 굉장히 묵직하고 디테일이 높습니다. 또한 영화자체가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도 성공합니다. 이 점은 이 영화의 특별함입니다. 호러 영화의 관습도 적고 순수하게 엑소시즘 그 자체를 강직하게 연출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모든 면에서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갈등구조가 명확한 편이지만 특별하지 않으며 엑소시즘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평범합니다. 강동원의 가슴 아픈 과거도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는군요. 또한 엑소시즘이나 오컬트 적인 요소에 관심이 없다면 이 영화는 그다지 흥미를 느낄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미스터리도 약하고 어쨌든 괴기스러운 엑소시즘 장면은 일반 관객에게는 무섭기만 할 수도 있죠. 그리고 영화가 가진 메시지나 주제의식도 깊이감이 있다고 보긴 힘듭니다. 그냥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한 두 신부의 처절한 퇴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거든요. 장르적인 영화도 아니고요. B급의 정서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만족한 영화였습니다. ‘희생으로 끝났던 <엑소시스트>와 달리 <검은 사제들>의 엔딩은 마음을 무겁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점 역시 이 영화가 호러 적이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죠. 사실 무엇보다 가톨릭/기독교 문화권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정말 순수하게 엑소시즘에 집중하는 영화를 내놓는 감독의 뚝심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아기 돼지는 베이브 이래 가장 인상적이네요. 흑화된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한줄평 : 이토록 순수한 오컬트 엑소시즘 영화라니!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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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쿄    친구신청

기대를 만이했던 탓인지 실망이 컸는데 정말 박소담 이배우는 경성학교떄부터 연기력이 정말 .. 영화보고나서 검색까지 해봤는데 ㅎㅎ ..

custom    친구신청

전 엔딩보고 되게 찝찝했는데 말이죠... 생각외로 해피엔딩으로 보는 사람이 많네요.

무념군    친구신청

엑소시스트에 비하면 해피엔딩이죠.:)

잎사귀    친구신청

마지막 물위에서 바라보는 시점때문에 해피엔딩으로 보였습니다.

무념군    친구신청

이 영화 B급 호러 였다면 마지막 장면에 해당인물에 눈에 빨갛게 변한다던지 했을것 같네요. 엑소시스트의 오마주를 가져와 호러와 다른 결말을 도출한 것이 재밌었습니다. 무난해서 더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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