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즐거웠습니다. 마블 영화보고 이렇게 즐거웠던 게 얼마 만인지....
2. 우리가 좋아했던 캐릭터들이 우리가 좋아했던 모습으로 나옵니다.
전 페이즈4 자체를 그렇게 나쁘게 보지 않는 편이지만... 솔직히 노웨이홈을 제외하고는
마블의 전성기는 끝난 느낌이었죠.
<문 나이트>처럼 좋은 작품이 없던 건 아니지만... 완성도를 떠나 마블 특유의 뽕도 느끼기 힘들었고요.
마블 전성기때 퀄리티가 재현된 느낌입니다.
3.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 헌사가 느껴집니다. 제임스 건 입장에서도 이 시리즈는 B급 호러 영화 감독에서
현 DC 수장으로의 길을 연 출세작이니까요.
4. 상당히 감정적인 작품입니다. 가오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신파로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로켓을 아는 사람이라면 눈물 흘리지 않기가 쉽지 않아요. 솔직히 마블 영화 보면서 질질
짠 건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반려동물을 키웠던 사람이거나 동물 애호가라면 진짜 감정적으로
상당히 힘들 정도였어요.
제임스 건은 호러 영화 출신입니다. 이 영화에도 호러 테이스트가 있는데 그게 로켓에 대한 감정이입과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로켓에 대한 과거, 동물 실험에 대한 이야기는 진짜 보는 내내
힘들더라고요. 작년에 키우던 강아지가 하늘 나라로 떠났는데 영화 내내 순수한 동물들의 모습이
여러가지 감정을 떠오르게 하더군요.
5. 생각보다 호러블하고 잔인합니다. 시각적으로도 자극적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한 행동들과 상황이 끔찍합니다.
진심으로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지금까지 빌런 중 가장 싫습니다.
진심을 다해 역겹고 화가 나더군요. 마블의 빌런들은 대게 매력적이고 싫다는 감정이 잘 안 드는 편인데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정말 밉상입니다. 진짜 싫어요.
6. 그렇기 때문에 가오갤의 활약이 더 빛이 납니다. 이들은 슈퍼히어로 팀이고 그들의 영웅적인 면모가 드러납니다.
슈퍼히어로 뽕이라고 하죠.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좋은 영웅담입니다.
7. 액션 연출도 뛰어나고 후반 롱테이크 액션씬은 예전 어벤져스 뉴욕씬에 버금가는 좋은 장면입니다.
길진 않지만, 속 시원한 장면이 많더군요.
8. 단점이 없지 않습니다. 제임스 건 특유의 투머치한 유머나 장면들도 있고 초반 시퀀스가 좀 그런 단점들이 부각되더군요.
특히 처음부터 등장하는 아담 워록은 확실히 겉돌고 있습니다. 마블의 단점 중 하나가 신 캐릭터를 소개한답시고
영화에 우겨넣는 경우가 있죠. 그게 시빌 워에서 '스파이더맨'의 등장때는 먹혔지만, 와칸다 포에버의 아이언 하트처럼
영화에 안 녹여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담 워록은 그정도는 아니지만... 캐릭터 소개가 성공적이진 않아요.
매력적이지도 않고요. 하지만 로켓의 서사가 드러나고 부터는 영화가 휘몰아칩니다.
9. 1편보다 좋은 영화라고 보긴 힘들겠죠. 1편은 마블 영화중에서도 손꼽이는 작품이고 마블 최상위권인 루소 형제 영화에도
밀리지 않는 영화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2편보다도 훌륭하고 비슷한 풍의 토르 라그나로크의 재미도 갖췄습니다.
10. 요즘 기승전 마블망했다. PC 어쩌구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다인종, 다성별 캐스팅을 넘어
다양한 종의 동물까지 출연시키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동물 실험, 아동납치를 비롯한 각종 생명에 대한 학대를 다룹니다.
인간 위주의 휴머니즘을 떠나 생명 그자체의 고귀함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게 진짜 PC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