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날 면접이 있긴 한데요. 이제 와서 뭐하지만 갈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솔직히 돈은 많이 줍니다. 제 스펙에 언제 초봉에 이 정도 받아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그게 이력서를 넣어본 계기가 되었습니다만.
근데 일단 회사 홈페이지를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허 해집니다.
노광장치고 뭐고 광원이고 파장이고 뭐고... 생판 관심도 없는 것들이죠. 배운 적도 없고요.
(참고로 전 정보통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일본학을 복수전공했구요 ' _';)
이력서에는 학교에서 이걸 저걸 어떻게 배웠기 때문에 회사에 들어가서도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겁니다 라는 뉘앙스로 적었지요. 신기하게 서류통과는 됐는데 막상 면접이 다가오니 갸우뚱해집니다.
그나마 그렇게 꺼리를 만들어서 서류는 통과됐지만, 면접가서 혹시나 자네가 전공에서 배운 전기&$%&$%$!뭐뭐뭐 하고 회로 !@$%@&&뭐시기 하고 아는 대로 얘기해보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혹은 그에 대해서 제가 어찌어찌 외운대로 설명하고 있을 모습을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고요. 그 과목들은 학교다닐때는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었고 학점이나 따자는 생각으로 공부했으니 머리에 남아있을리가 없습니다.
설령 면접때 어찌 잘 얘기한 들 거짓말을 준비해서 풀어놓는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내가 뭘 알고있냐 를 물어본다"기 보다는 "얼마나 면접을 열심히 준비했느냐"를 보기 위해서라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생각해보면 그래요.
저도 '나중에 커서 뭘 할까' 하고 딱 정해놓지 않고 살아온 수많은 인생들 중에 하나인지라 지금 이렇게 취업활동을 하면서도 제 자신에게 많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긴 인생 살지 않았지만 지금 딱 하나만은 후회되네요. 그랬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는 덜 헤멨을텐데.
요즘 생각할게 많습니다.
취직에만 신경쓰느라 사람도 안 만나고 다른데 연락도 안하고 집에만 있으니 많이 답답하기도 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구요.
얼른 3월이 가기 전에는 직장을 잡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면접도 계속 보다 보면 적응이 되는건지.... 정작 가고 싶은 회사 면접때 당황안하고 하고싶은 말만 쏙쏙 꺼내게 되더군요.
누구라도 사회 첫발 내딛기 전에 자기 갈길 정하고 가는 경우는 드물죠.
앞으로 사회생활 하시면서 진정 원하는 길을 찾게 되실껍니다.
취직 스트레스로 갇혀 있지 마시고 '백수'핑계로 여기저기 얻어 먹고 사람들 많이 만나세요. 밝게 살던 사람과 우울에 빠진 사람은 면접 자리에서 대번에 차이가 납니다.
이제 따뜻한 봄이 오니 좋은 소식 곧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