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콘솔쪽으로 한글화도 많이 되다 보니 게이머로서 참 좋은 일이지요
이미 플3로 비한글화로 발매된 슬리핑 독스나 일색 짙은 토귀전, 정말 예상치 못한 섬란 카구라나 내시체2, 아키바즈 트립2 등등 작년부터 플스진영에 한글화 게임 발매가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 발매되는 모든 게임이 현지화가 된다면 좋겠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의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 물밑작업을 알지 못하고 단순히 한글화 되지도 않은 게임따위 덤핑이나 돼라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우선 소코가 처음 플2를 가지고 한국에 런칭하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한동안 콘솔이라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꽤 희귀한 취미로 대부분 용산에서 불법복제 CD가 판을 치고 정발도 안 된 게임들을 밀수해서 비싸게 파는 보따리 장수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예전에 부모님이 플스1하고 게임 타이틀 하나 사오셨는데 알고 보니 그 게임이 불법복제 CD라는 걸 알게 된 기억이 있네요.
소코가 한국에 플2를 한국에 런칭을 하면서 처음으로 콘솔이라는 게 대중에 알려지고 콘솔게이머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는 계기가 되었죠. 처음으로 TV CM으로 플레이스테이션 2라고 대중적으로 광고도 때리고 드라마에서 키넥트 이전에 나온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데 모션인식 컨트롤러로 간접광고도 했고 어쨌든 소코에서 대대적으로 공격적인 마켓팅을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때 드라마에서 그거 나오는 거 보고 쇼킹했던 기억이 있네요)
소코의 플2 정발과 동시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메이저 게임기업에서도 직접 한국에 지사를 세워 자사 게임을 한글화 해서 직접 발매했습니다. 당시 나온 게임들 절반 이상 한글화는 기본이였고 그 중에서도 전설의 레젠드는 테오데2, YBM시사닷컴에서 나온 대부분의 게임들, 길티기어X, XX샤프리로드, 위닝 등 한글더빙으로 완전 현지화 해 나온 게임들도 있었습니다. 또 PC방 개념과 비슷한 플스방도 생기고 경기도 치르는 등 정말 한국에서의 콘솔 황금기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점에서 YBM에서 게임산업을 포기한다고 선언을 했죠. 철수 이유는 다름아닌 지속적인 누적적자. 이때를 기점으로 게임문화, 코코캡콤, 코나미 등등 어려 퍼블리싱 업체들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업체들의 적자가 어느정도였냐면 예를 들어 아머드 코어 사일런트 라인이 2003년도인가 발매됐었는데 2007년도에 한정판이 9900원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즉, 업체들이 엄청난 재고더미를 안게 되고 만 거죠.
이런 공격적인 마켓팅, 지속적인 서비스, 100만대의 ps2 보급에도 불구하고 망하게 된 이유는 여러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구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작 게임에 5만원 이상 투자하긴 아깝고 알고 보니 공짜로 하는 방법도 있고, 자칭 최고의 온라인 게임 나라 한국의 무료 온라인 게임도 있었고 뭐 여러 요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소비자 및 구매력은 계속 하락하고 퍼블리셔는 다 떨어져 나가고 하다 보니 최고의 암흑기였던 당시 소코에서 거의 대부분의 게임을 퍼블리싱을 하게 되고 그 게임들은 한글화? 뭥미?하면서 한글화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게 됐고 플3로 가격장난을 쳐서 한국의 콘솔은 그때부터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기가 돼버렸습니다.
(닌코는 그때 신의 한수를 둬서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됐죠. 하지만 종착역은 비슷합니다.)
서론이 쓸데없이 너무 길었네요.
지금이라고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까요? 물론 그때 이후로 한국에서 일본의 서브컬쳐가 그때와는 상대적으로 수면 위로 많이 올라왔고 또 요새 특정계층을 노리는 게임들도 발매한다지만 제 대답은 노 입니다.
우선 소비자의 구매력은 아직도 낮습니다. 예전에 기사에서 본 적이 있는데 자기들 게임 중에 하나라도 2만장이 팔리면 좋겠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꿈의 판매량이 2만장이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서의 한국에서의 한 타이틀 평균 판매량은 출하량을 따져 보면 보통 최소 500장에서 최대 2000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솔직히 이건 자신이 없네요) 그 사이의 판매량을 대략 1200장이라고 보면 한 타이틀 당 7천 2백만입니다. 여기서 인건비, 유통비, 라이센스비, 광고비 등등 여러 빠지면 실질적으로 그리 좋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죠. 또 2014년 게임백서 내용을 보면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10자리 수로 그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고 마이너스 이익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기업이 자원봉사자도 아니고 이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업계에서 돈을 운영하는 정상적인 기업인이라면 한시라도 빨리 이 불모지에서 손을 빼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위에서 말했듯이 한글화 게임이 속속히 발매되고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 돈과는 상관 없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책임과 애정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게이머즈 12월 잡지에서 현 SCEK 대표이사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현재 한국 콘솔 게임시장에서의 분투를 알 수 있습니다. 꽤 읽은지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안 나지만 예전부터 한국 콘솔시장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발매되는 메이저 게임이 한글화 되고 위해 오래 전부터 물밑작업을 해 왔고 그 결과가 빠른 플4 발매와 대량의 한글화 게임 발매라고 합니다.
(게이머즈 인터뷰는 못 찾겠고 비슷한 건 이겁니다 - http://bbs1.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news/547/read?articleId=1214&bbsId=G007&pageIndex=1)
그럼 앞으로의 국내 콘솔 게임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역시 노 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인구수만 보더라도 답이 나오죠. 또 소비자의 구매력도 낮습니다.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요.
또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돈을 쓰는 콘솔보다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이 많은데 굳이 6만원 이상 쓰면서 게임을 하려 하지도 않지요. (온라인 게임도 상당히 문제점이 많습니다. 기업이든 유저든)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 그냥 게임백서 통계 보면 명쾌한 답이 나옵니다.
지금이든 앞으로든 국내 콘솔게임은 기업입장에서 보면 전혀 메리트가 없는 시장이지만 이런 지속적인 한글화 게임 발매가 가능한 것은 이 업계 종사자들의 피땀어린 노력 덕입니다.
한글화로 게임이 발매되면 좋죠. 하지만 비한글화로 발매한다고 해서 그게 매도당할 일인지 애매모호 합니다. 사실 그 게임 자체를 발매하지 않으면 되거든요. 또 그 게임의 한글화를 위해 물밑작업을 했을 지도 모를 일이고요. 비한글화로 발매한다고 발매 ㄲㅈ라느니 덤핑이나 돼라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소비자와 생산자 입장이 이상한 것 처럼 보입니다. 소비자가 생산자 걱정을 한다니. 맞습니다. 우리나라 콘솔시장은 갑과 을의 관계가 이상합니다.
소비자는 한글화 게임을 원하지만 구매력은 낮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구매력이 낮으니까 이익창출이 어렵고 운영하는데 효율은 없고 장래도 어두운데 굳이 오래 이 업계에 오래 발을 담글 필요는 없죠. 하지만 소수의 소비자를 위해 계속되는 물밑작업을 하는 등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히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럼 구매자가 생산자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단적으로 수많은 게임이 한글화가 됐으니 10개 중 7~10개는 사야 한국의 콘솔 게이머다 이건 아닙니다. 생산자가 봉사자가 아닌 것처럼 소비자도 봉사자가 아닙니다. 굳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도 '그래도 열심히 해서 한글화 해줬잖아, 사 줘야지' 이건 아니죠.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의 콘솔 게이머는 지금 한글화 게임이 풍족하게 나오는 것에 안주하면 안 됩니다. 이것도 언젠가 사그라들 게 뻔하거든요. 결국 영어나 일본어 둘 중 하나 익히는 게 답입니다.
어차피 한글화 안 될 거 정발해주는 거에 그냥 싼값에 살 수 있구나 하고 그냥 하는 게 속 편합니다.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거든요.
퇴근하고 글쓰는 거 피곤하네...
전 제가 좋아하는 게임은 비한글화든 한글화든 무조건 정발로 삽니다. 막바지에 언급하신 마음에 들지도 않는데 한글화라 구매한 게임이 최근에 있는데, 그게 바로 토귀전 극..
1시간도 못하고 봉인했지만 의외로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왜냐? 내가 이걸 삼으로써 다음에 진삼국무쌍이 한글화가 된다면 더할나위가 없을정도로 저에겐 이득이라 생각하거든요. 물론 안되면 똥망ㅋㅋㅋㅋㅋㅋ 후회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복권 긁는 심정으로 게임을 구매하는 케이스도 있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