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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옜날글들] 영지주의와 만화 (0)
2012/12/20 AM 03:43 |
에반게리온 序가 한국극장에 걸리는것을 보니 나름 감회가 새롭다. 대학 동아리시절 에바 극장판(당근 해적판)을 상영하여 솔솔히 푼돈을 모았던 것이 엇그제 같은데... 좌우 간에 에바 극장판 개봉에 맞추어서 에바의 주요 모티브중 하나인 그노시즘(영지주의)과 그 영향을 받은 만화에 대해 적어 보도록 하겠다.
그노시즘에 대해서는 네이버 검색에 의하면
"그노시즘(Gnosticism)이란, 그노시스 즉 영적인 인식을 추구하는 서양의 신비주의를 말한다. '영지주의(靈智主義)' 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그노시즘이란 말은 그리스어의 '그노시스(gnosis)'에서 유래한다. 그리스어에서 이 말은 앎, 인식(認識), 지식, 깨달음 등의 의미를 갖는데, 그노시즘이 하나의 종교적 경향으로 발전하면서 '그노시스'란 말은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기독교의 '믿음'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믿음을 능가하는 보다 높은 영적 차원의 단계를 의미하기도 했다. "
라고 한다. 하지만 영지주의는 나름 심원한 사상이고 여기에서는 영지주의의 종말론에 부분만 다루도록 하겠다. 영지주의는 영육의 이원론에 기반한 사상이고 여기서 육체는 영혼의 감옥으로 영혼이 그노시스의 다가가는 것을 방해한다고 본다. 만약 이사상을 좀더 급진적으로 가져 간다면 육체의 죽음 더나가서는 인류의 전멸은 결코 슬픈일이 아닌 지향해야 하는 바 인것이다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서드 임팩트는 인류의 멸망과 다름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류의 진화를 위한 길이라고 믿는 일파에 의해 추진된다. 그리고 이어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 하나더 있는데 바로 "엔도 히로키"의 만화 "에덴"이 그것이다.
에덴은 에바와 매우 비슷한 이야기 전개 구조를 보여주는데 그면면을 살펴보면
두작품 모두 그노시즘의 영향을 받은 집단이 운영하는 파시즘적인 세계정부-에바에서는 제레, 에덴에서는 원부.프로퍼테일 로 불리운다- 가 존재하며 그들은 그노시즘 사상에 기초한 인류의 멸망 혹은 진화를 추구하는데 이들의 구체적인 목표는 객체로 존재하는 인류의 일원화- 에바는 서드 임팩트에 의한, 에덴은 콜로이드라는 물체를 통해서-로 주인공들의 속한 단체는 이들 세계정부의 음모를 막고자 한다. 라는 동일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다.
(흠. .이건 솔직히 표절로 신고해도 될것같다.. 물론 에덴이 에바보다 늦게 나왔다...)
이 유사한 두만화에도 다른점이 있다면 왜 제레와 원부같은 세계를 좌지우지할수 있는 권력자들이 이러한 일을 벌이는가에 대한 이유 정도일 것이다. 에바는 인간의 본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이에서 비롯되는 외로움과 고통이 주된 이유라 한다면 에덴은 빈부격차, 전쟁, 제노사이드 같은 인류 사회의 부조리함이 그 주된 원인으로 제시된다. 이들 제레와 원부가 풀고자하는 문제는 인류의 등장과 함께 시작하여 인류의 멸망하때 까지 가지고 가야할 영원한 숙제 일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유로 두작품은 아니 두작품의 작가들은 매우 힘든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두작품에 나오는 파쇼 집단이 해결방식(서드 임팩트, 콜로이드)는 현실세계에는 결코 실현될수 없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들과 대립관계인 주인공들은 전인류를 하나로 통일시키는 허망한 방식과 다른 객체화된 인류(현실의 인류)도 실현가능한방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근데 누가 이문제에 현실적이고 설득력있는 해결법을 제시 할 수 있겠는가..
에바는 구 극장판에서 해결법을 제시하지 못했채 무게만 잡고 끝냈다가 다시 새로운 앤딩을 준비하고 있고, 에덴은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 아마 두작품이 대중이 바라는 악이 멸하고 주인공이 승리하는 해피 앤딩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앞서말한 문제들은 미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에 도전했던 여타 작품들 처럼 "그래도 살아라" 라는 메시지만이라도 설득력있게 전달할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봐줄 용이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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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옜날글들] + 폴크루구먼의 미래를 말하다를 읽고 (0)
2012/12/20 AM 03:42 |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장자인 폴 크루그먼이 2007년에 쓴 미래를 말하다(원제: the conscience of a liberal)는 저자의 주종목인 국제 경제학 책이라고 하기보다는 미국의 경제사 혹은 정치사쪽에 가까운 책이라 할 수있다.
이전 작품인 "대폭로"와 같은 견지에서 쓰인 이 책은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 이후 나타났던 중산층의 시대- 책에서는 "대압착의 시대"로 표기-을 추앙 하며 1960년대 이후로 미국의 정치의 주류가 된 혁명적인 신보수주와 그들이 추진한 일련의 불평등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타국의 정치, 경제사를 다룬 이 책이 나에게 엄청난 호감으로 다가온 이유는 이 책에서 나타난 미국의 흐름이 우리의 흐름과 매우 흡사 하다고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지난 압축경제성장의 높은 성장율과 일본식 모델에서 받아들인 연공서열제와 평생고용제도 그리고 민주화 투쟁의 과정-정확히는 이 당시의 노동운동에 힘입어-에서 미국의 대압착과 비슷한 시대를 경험한바 있다. 하지만 IMF사태 이후의 10년의 세월 동안 이러한 시대는 사라져 버렸다.
지금 대한민국은 미국의 신보수주의의 영향을 짙게 받은 이명박 정권 하에 있다. 이들의 경제 정책은 지난 레이건과 부시 부자 시대의 경제 정책-이미 역사에 실패로 기록된-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형평성을 잃어버린 무분별한 감세정책, 복지 제도의 축소, 민영화 등등 절대 중산층의 확대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미 노무현 정부 때부터 양극화는 이미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으나 우리 국민들은 양극화를 더 심화 시킬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아 버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양극화과 심화되는 과정에서 이것을 축소하려는 의지가 없는 자들에게 위기의 중산층-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이 표를 던지다니. 미국도 이러한 현상을 우리의 앞서서 경험했다. 책의 저자 폴 크루그먼은 미국의 이런 현상을 가져온 원인을 크게 3가지로 유추한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 내의 고질적인 인종갈등이다. 두 번째는 안보문제로 걸프전 9.11.이라크 전쟁등이 문제. 세 번째는 미국의 개신교의 보수화를 들고 있다.
이 세 가지는 한국의 상황에도 쉽게 대입 될 수 있다. 인종갈등은 고질적인 지역감정으로 테러의 대한 공포는 북한의 대한 공포로 보수화된 개신교-일명 "개독교"-의 문제는 한,미 모두 격고 있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은 imf 사태라 던지 언론의 우편향 같은 문제를 더 지적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결코 절망의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여러 경제적 현상-아시아 경제 위기, 서브 프라임 사태 등- 을 예언한바 있는 저자의 경력에 걸맞게 버락 오바마의 승리를, 민주당과 진보주의의 승리를 예언 하고 있다-2006년에 민주당이 중간 선거에서 승리 했기에 그 가 했던 다른 예언보다 쉬었다고 보지만...-
과연 이러한 낙관이 한국 상황에서 적용될 수 있는 가의 문제는 나의 능력을 벗어난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나는 상대적으로 평등한, 정의가 존재 하는 진보의 사회가 이 땅에 오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민주주의 시민의 자유, 그리고 법치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진보주의자이며 나는 그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폴 크루그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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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옜날글들] 역사는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0)
2012/12/20 AM 03:39 |
도올 선생이 했던 tv강의때 했던 말로 기억한다. 동양에서 신은 바로 "역사"라고..
사실상 동양 사상에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후의 심판이라든지 부활, 영생이 존재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신이 없다는 것은 옭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하는 인간의 의식을 넘어선 절대적 기준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주요 사상이라 할 수 있는 도가나 유가 모두 자아와 생의 유한함을 긍정했다. 장자는 죽으면 사람의 도(道)는 자연의 도와 합치하여 우주안에 잠든다고 하였고 유가는 "삶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리요"(未知生, 焉知死)라는 공자의 말처럼 특별한 사생관을 두지 않았다.
이러한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영속성을 갖기위해 "가"(家)를 만들고 이 "가"가 모여 "국"(國)만들었다. 그리고 그 영속성을 증거 하기위해, 그 국(國)과 가(家)를 도덕적 존재로 만들기 위해 선현들은 신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역사다.
공자는 춘추를 썼고 사마천은 궁형이라는 치욕을 당하면서까지 사기를 썼다. 사관들은 사초 한줄에도 목숨을 걸었다. 그러기에 군왕들은 역사를 두려워 했다
역사는 야훼와같은 치졸한, 유태인을 위한 "만들어진 신"이 아니라 전 인류적 스케일과 길이를 자랑하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만들어진 신"이다.
지금 뉴라이트라는 분들이 자금의 역사교육이 좌편향되어 있다 하면서 자신들이 역사를 바꾸겠다고 나서고 있다. 역사분야에 전공도 없는 분들이 3억원이나 되는 국민의 피땀어린 혈세를 가지고 고3학생들에게 수면제같은 강의를 강행 하고 있다. 실상 그들의 바라는 역사, 우편향의 역사-자신들은 중립이라 말하지만-란 지난 세기 동안 우리민족을 괴롭혀온 "친일파와 독재세력에 대한 면죄부" 그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문득 제5공화국이란 드라마의 주제곡으로 쓰였떤 노래의 가사가 떠오른다.
Hominis, Hominis Possunt Historiam Condonare
(사람은, 사람은 역사를 용서할 수 있을지라도)
Hominis, Hominis Possunt Historiam Condonare
(사람은, 사람은 역사를 용서할 수 있을지라도)
Sed, Deus(그러나, 신은), Sed, Deus(그러나, 신은), Sed, Deus(그러나, 신은),
Sed, Deus Non Vult(그러나, 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Deus, Sed, Deus(신은, 그러나, 신은), Sed, Deus(그러나, 신은), Sed, Deus(그러나, 신은), Sed, Deus Non Vult(그러나, 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Deus Non Vult(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난 이 가사를 인용하여 뉴라이트라는 작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만약 당신들과 당신들이 믿고 있는 신이 그들을 용서할 지라도 결코 역사는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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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옜날글들] 젊어서 노세 (feat. 아담 스미스) (0)
2012/12/20 AM 03:38 |
위대한 철학자 아담스미스님의 말을 감상해봅시다.
"하늘이 노하여 야심을 불어넣은 가난한 사람의 아들이 주위를 둘러보면 곧 부자들의 처지에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는 아버지의 오두막이 살기에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어, 저택에서
편안하게 살아야겠다는 공상을 하게 된다. 두 발로 걸어 다녀야만 하고,피곤하게 말을
타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일 불만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마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는, 자기도 마차를 타고 여행한다면 덜
불편할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또 천성이 게으르다고 생각해 제 한 몸 돌보는 일은 가능하면
줄이고, 하인들이 그의 수고를 덜어줄 텐데 하고 생각한다. 자기가 이 모든 것을 얻는다면, 아주
만족해서 느긋하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행복에 젖어 조용히 지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손에 넣얼 수 없는 이 같은 행복에 황홀해지기도 한다. 그의 공상속에서,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생활이 자신의 생활처럼 보이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 부와 권세를 추구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영원히 바친다.
........인생의 종착역에 가까워져 육체가 고통과 질병으로 쇠약해지고, 적들의 불의, 동지들의
배신이나 배은망덕 때문에 감수했다고 상상하는 수많은 상처와 실망의 기억으로 마음이
쓰라리고 괴로울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부와 권세라는 것이 하찮은 용도밖에 없는 소소한 것에
불과하며, 육체적 안락과 정신적 평정을 얻는 데에 장난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좋아할 만한
핀셋 상자 정도밖에 쓸모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부와 권세가 핀셋 상자와 마찬가지로 몸에 지니고
다니는 사람에게 편리한 이상으로 번거롭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한 편리함이 다른 편리함보다 다소눈에 띈다는 것 외에는 둘 사이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질병으로 무기력해지고 노령으로 피로해질 때가 되면 헛되고 공허한 권세의 탁월함이 주는 쾌감은 사라진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면, 마음을 혹하게 하는 것에서 쾌감을 얻기 위해서는 고생스러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다른 사람에게 권할 수 없게 된다.
마음속으로는 젊은 시절의 야심을 저주하고 이제는 영원히 상실한 즐거움, 즉 젊은 시절의 안일과 게으름을 아쉬워하고, 손에 넣어도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 어리석게 희생한 것들을 부질없이 아쉬워한다.
우울함이나 질병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주의깊게 관찰하게 되고, 자신의 행복에 진실로 모자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가 되면, 권세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처럼 비참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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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옜날글들] 신과 다윈 그리고 신과 호킹 (0)
2012/12/20 AM 03:37 |
유명한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의 새로운 저서 ‘위대한 설계(The Grand Design)’에서 “빅뱅(우주가 대폭발로부터 시작됐다는 가설)은 신성한 존재의 개입이 아니라 중력의 법칙에 따라 일어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사실이 자못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호킹의 이러한 주장은 단순히 개인의 무신론적 신념을 밝힌 것으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보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유명세와 유/무신론 과학과 종교 논쟁에서 빅뱅이론이 가지고 있는 특이점을 생각해볼 때 매우 흥미로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유신론과 무신론 & 종교와 과학
유신론과 무신론의 다툼의 역사는 매우 길다. 고대 그리스시절 부터 무신론에 대한기록이 있으니 말이다. 이 논쟁은 주로 서양에서 이루어졌으며 중세시절에는 유신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계몽주의의 도래 이례로 유신론의 무신론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유신론과 무신론은 말 그대로 신(神)에 대한 이론(論)이다. 사실상 종교보다는 철학 그중에서 논리학과 관련된 논쟁이다.
사실 종교는 유신론적 종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양의 대표적인 종교인 유교(종교로 볼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도교, 불교는 신이 없는 종교이다. 또한 유신론적인 종교라 하더라도 일부 무신론종교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기독교의 경우 초기 기독교의 그노시즘이나 중세의 수도원 신비주의, 현대의 자유주의 신학처럼 개인의 수행과 깨달음을 강조하는 무신론종교의 특성이 있으며 역으로 불교 같은 무신론 종교도 미륵신앙같은 유신론 종교의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줄여 말하면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같이 역사가 오래되고 신앙인구가 많은 종교는 그만큼 넓은 사상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또한 유신론=종교가 아니라는 이야기 이다.
신과 다윈
진화론은 유신론과 무신론 그리고 종교와 과학의 다툼의 최전선의 역할을 다윈이래로 지금 까지 해오고 있다.
이 진화론이라는 전장에서 벌어지는 다툼을 정확히 정의 하자면 "진화론이라 불리는 과학이론vs기독교의 생명관련 교리"간의 싸움이다. 유/무신론처럼 신의 존재에 대한 원론적인 논리 다툼이 아니라 case by case, 종의 탄생, 멸종, 분화, 진화 같은 세부적인 주제로 나뉘어져 이와 대응되는 성경에 근거한 기독교 교리와의 논리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진화론은 마침내 기독교의 최대 세력인 카톨릭의 수장으로부터 항복 선고를 들었고 현재 카톨릭은 진화론에 가장 친화적인 종교(사실상 최대 지지 세력)가 되었다.
물론 보수적인 개신교 세력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진화론을 부정하기 위해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지만 이것들은 현재 공식적으로(재판에서 가려졌으니)실험과 검증에 의해 만들어지는 과학이론이 아니라 종교 교리에 의해 만들어진 의사과학(Pseudoscience)으로 판명되어 있다. 한마디로 진화론과 같이 논의될 값어치가 없다는 이야기 이다.
신과 호킹
빅뱅이론은 우주의 기원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와 충돌할 거리가 많아 보이는 과학이론이다 하지만 진화론과 달리 빅뱅은 기독교와의 직접적인 충돌이 거의 없었다.
아마 이번 호킹의 발언에 의한 논란이 빅뱅이론이 기독교와 직접적으로 대적한(혹은 일반인에게도 알려질 만큼 유명한) 첫 번째 사건일 것이다.
이 같은 빅뱅이론과 기독교와의 묘한 평화 관계의 원인에는 빅뱅이론의 초안을 작성한 인물인 조르주 르메트르라는 벨기에의 천체물리학자가 카톨릭의 서품을 받은 신부라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그가 빅뱅이론을 만든 것은 신학적인 의미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때까지 인류가 밝혀낸 우주론과 수학공식을 통해 빅뱅이론을 추론해 내었고 이것은 분명 그의 종교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허나 당시 빅뱅을 의심하는 많은 학자들은 그렇게 생각 하지 않았으며 이는 교황 또한 마찬가지 이었다. 한마디로 빅뱅이론은 친 기독교 적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았다는 이야기 이다.
또한 우주의 시작이 존재한다고 본 빅뱅이론의 우주론은 우주가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 영원히 지금의 모습일 것이라는 정상우주론에 비해 기독교의 교리에 근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빅뱅이론에서는 우주가 무한대에 가까운 밀도와 온도를 가진 점 이른바 특이점(singularity)에서 폭발과 함께 시작했다고 하는데 빅뱅이론은 이 특이점 이전을 설명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특이점 이전이라는 말이 모순되기 때문이다 우리 우주의 시간은 빅뱅이후에 나타난 것이기에 빅뱅이전 혹은 특이점이전이라는 말은 모순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말(빅뱅이전이라는 말은 모순이다.)은 빅뱅이론을 믿는 과학자에게나 모순이지 다른 이들에게는 아니다. 어쩌면 과학자들이 논증할 수 없는 빅뱅 이전이라는 단어는 유신론자에게는 과학자들과 논쟁을 회피할수 있는 가장 좋은 피난처 일 것이다. 예를 들어 신을 이 우주의 시간과 공간의 법칙을 초월하는 존재라 정의한다면 유신론자는 빅뱅 이론과 정면충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평행선을 유지 한 평화롭게 공존 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 이지만 호킹의 발언은 진화론처럼 상당히 구체적인 접근을 가진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 된 원론적인 무신론에 가까운 것이라 사실 싸우면 근 5000년 동안의 유신론과 무신론의 싸움처럼 답이 안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아마 호킹의 발언 이후 싸움의 양상이 어떻게 될지 나처럼 추론한 이들이 과학계에도 있기 때문에 과학자사이에서도 호킹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있는 것으로 생각 된다. 즉 ‘지금까지 조용히 잘 지내왔는데 왜 이제 와서 결론 안날 싸움에 빅뱅이론을 끌어 들이려 하려 하나’ 라고 생각한 학자들이 있다는 이야기이다.(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임)
신과 나
나는 불가지론자이다. 내가 불가지론자 된 것은 종교나 철학적인 영향이 아니라 도킨스와 더불어 현대 진화론의 거두로 불렸던 스티븐 J 굴드의 영향이다. 그는 과학과 종교가 중첩되지 않는 별개의 권위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나는 이 중첩되지 않는 권위를 인정하고 관용을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국 개신교의 특성상 나의 이런 바람은 개신교쪽을 많이 향하고 있었으나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 나온 이후로는 무신론자들에게도 이러한 바람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
십자군 전쟁은 종교가 2차세계대전은 우생학이라는 의사과학(당시에는 엄연한 과학.) 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허나 이게 진짜 원인이겠는가. 이것 들은 인간의 욕심, 잔인성, 그리고 불관용을 보기 좋게 포장하기 위한 도구였을 뿐이다. 이것들이 다시는 이런 도구로 쓰이지 않기 위해서는 상호존중과 관용을 바탕으로 하는 종교와 과학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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