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겁으로 지은 업장, 한 생각에 없어져라. 죄도 없고 마음 없어 그 자리가 비었으니, 빈 마음 그 자리가 진정한 참회일세”

노란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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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글]] 즉문즉설 '정체성의 중요성 (칠레에서)' (1) 2014/11/28 PM 01:34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칠레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와 FTA를 했다, 길쭉하고, 남미 중에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나라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와서 시내를 쭉 돌아보니까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일찍부터 여기 와서 살고 있었구나 했어요.

저는 문명사를 많이 연구합니다. 인류 문명이 어떻게 될까 연구를 많이 해요.

서구 문명의 중심이 미국으로 옮겨지고,

미국의 문명이 쇠락하면서 동아시아로 옮겨진다는 말이 있죠?

동아시아가 어떻게 하면 문명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요?

또 동아시아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요? 인도로 가겠죠.

또 베트남도 가보면 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명이 성장하기 위한 두 가지 요인이 있어요.

하나가 자기 정체성이 있어야 합니다. 필리핀은 자기 정체성이 부족해요.

베트남은 자기 정체성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북한처럼 정체성은 있는데 폐쇄적이면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정체성이 있고 개방적이어야 해요. 종교 중에도 천주교가 자기 정체성도 있고 개방적이잖아요.

개신교는 폐쇄적이어서 지금 이런 상태로는 오래 못 갑니다.

정체성을 가지고 개방적이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보면 남한은 정체성이 조금 부족한데 개방성은 있고,

북한은 정체성은 있는데 개방성이 없어요.

그래서 남북이 통일이 되어 정체성을 갖고 개방성을 가지면 굉장히 발전하고 창조적일 수 있어요.

남미는 발전은 하겠지만,

여기 와서 가만히 지켜보면서 며칠 동안 계속 사람들한테 물어보는데

이 나라 사람들이 정체성이 있는지,

즉 마야문명이나 잉카문명의 계승자로서의 인디오의 정체성과 서구 문명을 받아들인

스페니시나 포르투칼의 것이 융합되었잖아요. 물론 그 관계는 불행했지만요.

융합한 제3의 자기 정체성을 갖고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 남미가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갈 수 있는데,

이 정체성이 없다면 그냥 이 정도로 발전하고 그저 뒤따라 가다가 맙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에 정체성이 있는 것 같아요?








아닌 것 같아요 (청중들 웃음)








그래서 자원은 많고 인구는 적고 해서 아직은 더 발전할 가능성은 있는데,

문명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정체성이 있어야 창조성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문명의 중심에 서면 모든 게 잘 갖춰져서 빠르게 발전하지만,

한 번 정체되기 시작하면 해답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항상 이 문명이 변방,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 되고,

이 문명이 충돌하는 변방에서 다음 문명이 일어나요.

그래서 이집트 문명의 변방인 에게해가 다음 문명이 되었고,

에게해의 변방인 그리스가 다음 문명이 되었고,

그리스의 변방인 로마가 다음 문명,

로마의 변방인 게르만 이하 즉 오늘날 서유럽이 다음 문명,

유럽의 변방인 미국이 다음 문명이 되었고,

미국의 변방인 아시아가 다음 문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중국, 한국, 대만 같은 동아시아가 다음 문명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죠.









그러면 인도는 어떨까요? 인도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것 같지만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동안 폐쇄적이었지만 지금은 개방성을 갖습니다.

그러면 발전합니다.

베트남은 자기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미국에 대해서도 굉장히 개방적입니다.

그리고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중국 밑에 붙어 있으면서도 조금도 중국에 굴복하지 않아요.

지금 대한민국은 그런 정체성이 조금 부족합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군 통솔권 같은 것도 인수받으면 되는데 그걸 자꾸 남한테 맡겨 놓으려고 하잖아요.

그런 것부터 해서 딱 자기 정체성이 없고 조금 힘센 데에 붙으려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자주성을 가지고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해야 정체성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남미에 와서 보니까 미국에 기는 안 죽던데, 그런 게 있어요?








예, 그런 게 있어요. 기는 안 죽어요.








저쪽 미국에서 비자 받는 걸 까다롭게 하니까,

여기서도 까다롭게 해버리고, 저기서 돈 받으니까 여기서도 돈 받아버리고 그러더라구요.

반미 감정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존심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껴요.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브라질은 조금 다른데 페루나 멕시코는 메스티소가 많잖아요,

그게 잘못하면 열등의식을 갖거나 배타적이 될 수 있는데,

과거의 침략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어떻게 자기 정체성을 가질 거냐가 중요합니다.

한을 품어 버리면 완전히 미워하게 되고, 자기 정체성이 없으면 식민지 근성이 되거든요.

이 둘을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하는 것이 철학의 문제입니다.

여러분들은 철학, 사상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자녀들에게는 이게 큰 문제예요.

여러분들의 자녀들은 잘못하면 정체성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체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한국에 데려가서 한국 사람을 만들면 안 돼요.

그냥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칠레의 개방성을 갖도록 자녀를 키우면 세계적인 인물이 될 수 있는데,

너무 정체성만 강조하면 폐쇄적으로 가고,

너무 개방성에만 중점을 두면 자기 정체성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는 수준이 될 수 있어요.









이런 점들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우리가 잘하면 대한민국이 문명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종교도 여러 가지가 충돌하고 섞여있고, 동양과 서양이, 미국과 중국이,

신흥국과 과거의 강대국이 충돌하고, 남북이 충돌하고, 제도가 충돌합니다.

그래서 한국은 눈만 뜨면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잖아요. 잘못 하면 죽도 밥도 안 되지만,

잘 하면 굉장한 창조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이돌을 보세요.

한국의 대중예술분야가 지금 창조성을 발휘하기 시작했거든요.

여기서도 아이돌이 전혀 엉뚱하게 국위선양 하잖아요. 이런 것이 창조성입니다.

요즘 K-POP이나 대중예술 분야는 어디 미국 것을 본받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과거의 것만 하는 것도 아니고요. 주몽 같이 옛날 것을 가지고 하는 연극을 보세요.

옛날을 소재로 현대인을 감안해 만들어서 동남아에 획기적인 바람을 일으키잖아요.

이런 것이 창조성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여기에서 답습만 하지 말고,

현지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우리의 장점을 살려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야 성공합니다.

지금 이렇게 옷가게를 한다고 가만히 있으면 이 자리를 금방 중국 사람들이 매우고 밀려나게 됩니다.

이걸 고수하지 말고, 값싼 것은 중국으로 넘겨주고 변화를 주든지,

안 그러면 집단적으로 대응을 하든지 해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금방 몰락하게 됩니다.

여러분들 코닥과 후지필름이 몰락하는 것을 보셨죠? 딱 10년 만에 회사가 없어져버렸죠.

그런 것처럼, 뉴욕에 한 번 가보세요.

맨하탄, 브로드웨이를 한국 사람이 다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중국 사람이 싹 다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인들이 몰락한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쫓겨나면 안 되고, 우리가 한 발 딛고 넘겨줄 건 넘겨주고, 다음 단계로 가야 합니다.

이걸 항상 연구해야 됩니다. 연구를 머리 아프게 생각하면 안 돼요.

저도 불교만 딱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도 받아들이고,

다 받아들여서 이걸 융합해서 우리 인간의 삶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연구합니다.

여러분들이 여기에 사는 것에 대해서 ‘나이 들면 한국에 가겠다’ 이런 생각만 하지 마시고,

가도 괜찮지만 뿌리 내리고 살아도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나라 사람이 전 세계로 나가고,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으로 들어와서 20~30년이 있으면 인구의 10%가 외국인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벌써 외국인과 결혼해서 낳은 자녀들이 군대에 1년에 1천 명씩 들어온다고 합니다.

3~4년이 지나면 1만 명이 된다고 해요.









이제는 우리가 완전히 다른 시대에 접하게 되어 있어요.

혼란스럽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옛날의 사고를 조금 버리시고 변화의 시대에 놓여있다고 생각하세요.

긍정적으로 자기 삶을 생각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안 돼요. 그러다 죽어 버리면 억울해요. 지금 행복해야 합니다.

살아있는 것만 가지고도 행복해야 돼요.

그런 마음을 가지시고 조금 더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청중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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