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동사무소에 가끔 갈 일이 생기고 가다보면
진상들을 상대하며, 뒤돌아 각혈을 하시는 동사무소 분들이 자주 보이시더라구요.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피차 피곤한 판에
몹 발생률은 점점 상승하는 것 같더군요..
지금은 육아 휴직 중이지만,
9급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아내가 있기에
동사무소 진상 타임을 보면 대박 감정이입이 되고는 합니다..
아내에게 들었던 진상들도 있고,
직접 본 진상들도 있고,
"이 뭐 인간 같지도 않은.." 말이 절로 나오게되는
벌레들이 많습니다.
몇몇 사례들을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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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 서류나 신분증 없이 처리 막무가내 요구형
직원 : 서류를 떼시려면 대리인으로 오셨으니 신청자 민증과 도장, 그리고 대리인 본인 민증이 필요하십니다.
민원인 : 우리 어머님인데 아프셔서, 본인 민증이 어디있는지 모르실거야.
나 가족 맞으니 내 민증으로 어떻게 해봐.
직원 : 절차상 필요서류라 죄송하게도 저희가 임의로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민원인 : 내 민증은 가져왔잖아. 지장 찍고, 내 민증 맞으니까 탈나면 나 신고하면 되잖아. 뭐 말이 많아.
직원 : 죄송합니다. 대리인분을 의심하는게 아니라 절차상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저희가 어찌 해드릴 수가 없어서 그래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민원인 : 아 내가 이 사람 아들이라니까? 왜 내가 사기꾼 같아서 그래? 아 신발 그러면 여기가 동사무소니까
등본 떼어 보면 될거 아냐! 이것들이 언제부터 절차따지면서 일 잘했다고 랄지들이야.
* 게슈타포식 협박형
박근혜가 40만원씩(언제부터인가 점점 올립니다)매달 노인들에게 주기로 했는데, 나 왜 40만원 안 받냐
중간에서 너희들이 다 떼먹는거 안다. 윗물이 맑은데, 아랫물이 너희 것들은 대체 일도 똑바로 못하면서,
돈이나 받아쳐먹고 있냐. 내가 청와대에 전화 한 번 하면, 너네 다 싹 잘리고, 비리로 아들 딸 새끼들까지
처넣을 수 있는데, 인생이 불쌍해서 봐주고 있는거다. 빨리 돈 내놔라.
* 불우하게 당당하게 자신있게 형
아내가 근무했던 동의 어떤 독거 노인분은 동사무소에서 생활지원 해주는 것을 당연히 여기기 시작하더니
겨울에 추워서 가스 좀 계속 뗐다고 하면서, 자기집 가스비 고지서를 갔다 주었답니다,.
한 달 난방비 60만원이라고 적힌. 결국 동예산인지 복지 지원금인지 빠지면서 실제로 내줬답니다.
다시 이러시면 안된다고 말씀드리지만, 당연히 듣지도 않았답니다. 게다가, 입소문도 탔다지요.
저 할망구는 내줬다면서 나는 왜 안내줘!
* 타임어택형
출생 신고, 사망 신고 및 그 외 장시간 들여야 하는 연계 고난이드 퀘스트를 5시반 쯤에 도착하여 의뢰해놓고,
이거 끝날 때 까지 집에 갈 생각하지 마라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출생 신고, 사망 신고 같은 경우는 절차가 길다고 하지만, 그나마 정해진 코스나 있지
땅 물려 받으려고 하니 6대 위의 잃어버린 선조에 대한 서류를 찾아달라와 같은 초 고난이도 퀘스트를
6시 직전에 던지면 개난감.
* 리들러형
어느날 동사무소로 전화가 옵니다.
"아 여기 xxx번지 누구네 집인데, 누가 우리 집 앞에 똥싸고 갔다. 알았지?"
하고 전화 끊김.
그리고 나서 다음 날
누군가 갑자기 동사무소 문을 박차고 들어오면서 동장 나오라고 외칩니다.
동사무소 직원 중 가장 사근사근한 고렙 직원이 일단 맞이합니다.
암묵적 최고렙 메인탱커지요.
어쩐 일로 오셨냐고.
"내가 어제 우리 집 앞에 누가 똥사고 도망갔다고 전화했잖아."
"아...예?"
"내가 전화 했잖아. 했어 안했어!"
"제가..전화를 받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일단 그런 전화를 주셨군요.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그랬잖아 근데 왜 아무 것도 안해?"
"예?"
"왜 우리 집 앞 치우고, 똥싼 놈 안 잡아오냐고"
"아..예..죄송합니다. 저희가 처리 업무가 많다보니까"
"죽고 싶어?"
그 뒤는 욕 먹고, 남직원이면 당연히 멱살부터 잡고, 여직원이면 좀 더 쌍욕하다 멱살잡습니다.
자기 집 앞은 자기가 치우는 것이며, 눈을 치우든 쓰레기를 치우든 똥을 치우든 결론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동사무소 남자 직원이 가서 똥 깨끗하게 세제칠까지 해서 치워주고 옵니다.
끝내고 뒤도는 직원 뒤통수에 한 번 더 욕하는 것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사실 폭설 후 제설 작업 때 더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자기 집 앞 눈은 자기가 치우기 라고 캠페인도 벌이지만, 절대 신경 안씁니다.
전화로 일단 쌍욕부터 한답니다. 남녀 직원들 새벽 5~6시에 출근,
젊은 직원들은 밤새서 제설 작업을 주 도로나 인도에서 한다지만
자기 집 앞 눈 안 치웠다고, 일단 shㅑㅇ년 소리부터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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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외에도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듣다보면 한 건 한 건이 굵직굵직하고,
도저히 100만원 받으면서 감당할 일들이 아닙니다. 정말 공노비가 맞아요.
무슨 일이 쉽겠냐마는 인신공격, 폭행을 당하고도 그에 따른 보상이나 처벌을 요구하지도 못합니다.
원순 시장님이 무조건적인 친절을 강조하셨다더라구요.
동사무소 분들 탐탁치 않아도 상황상 그럴 수 밖에 없다면, 너무 미워하지 맙시다.
피차 힘들고 짜증나긴 마찬가지잖아요.
불친절하면 깔만 하지만, 피차 좋게 좋게 넘어가고. 걍 휴대폰 게임하며 기다려줍시다.
우리의 주적은 고위 비리 공무원이지, 하급 공무원들이 절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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