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친구랑 메신저로 수다를 떨다가,
저번에 총기들고 탈영한 도라이 얘기가 나오고,
그러다 보니 생활관(23살에 06군번으로 입대하여 저 단어를 사용)의 분위기에 대하여,
얘기를 한참 나눴네요.
간단히 줄이자면,
제 친구는 엄격한 생활관 분위기가 낫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도 분위기가 늘어져 있으면, 긴장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조이지 못하고,
해이해져 있다가 사고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하며,
선임 혹은 간부(하사)들과도 너무 친해져서는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상명하복이 안되기도 하고,
하극상이 알게 모르게 퍼져 나가서 개판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분위기를 엄격하게 가도, 모난 돌만 정 맞지 애꿎은 애들이 이유 없이
밑도 끝도 없이 당하겠냐고. 전체적인 유지를 위해서 엄격한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전 완전 반대였습니다.
엄격한 분위기 잡는답시고 쓸데 없이 병사들 사이에서 웃기지도 않게 규칙들을 박아넣던게 기억납니다.
뭐 일병까지는 px가면 안되고, 폼클렌징도 쓰면 안되고, 상병 밑으로는 세탁기 쓰지말고
새 보급품을 받아서 쓰면 안되고, 이병은 tv보면 안되고,
병장 밑으로는 밥을 못 먹어도 라면 먹으면 안되고 등등...
가뜩이나 피차 군대라는 피곤한 상황에 쳐 해있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굳이 거기에 암중모략과 불합리한 갈굼과 압박이라는 추가 부담을 던질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레알 상또라이 아니고서야 그래도 자기가 군대에 있다는 자각 쯤은 하는데,
선 넘으면 분명히 집단으로 밟힐 거 뻔히 알고,
어떤 상황에서는 어디까지가 자기의 선이구나 정도는 군대에 있으니 모를 수가 없지 않나요.
자기가 스스로 눈칫밥으로 깨닫든. 윗선임이 가르쳐주든.
가끔 호의를 던지면 둘리로 아는 개또라이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친구들만 실세가 골라서 특별히 따로 견제를 가하고,
전체적으로는 친한 분위기로 가야지,
서로가 레알 전쟁 중에서도 등 뒤를 맡길 수도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뭐가 더 일반적인 건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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