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y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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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ine] DP2 첫번째 에피소드 보니 x같은 추억 돋네요.(장문) (11) 2023/07/31 PM 04:44







DP시즌2 첫번째 에피소드보니 옛날 생각 떠오르네요.
조석봉 일병 때도 갑갑하긴 했지만 에피소드 초반부터 제 얘기 같아 숨이 힘들더라구요.
호열이가 김루리 일병 관물대 열었다가 뉴타입 있는 거 보고 한 마디 하잖아요.
에효 너도 군생활 힘들겠다 뭐 그런.정확히 제가 이등병 100일 휴가 다녀오면서 뉴타입 사오니까 행보관이 저보고 한 말이었거든요.

저는 06군번 화천의 한 부대 나왔습니다. 몸무게 43kg에 몸에 작게 여럿 하자 좀 있었는데
마침 그 때 장혁이랑 송승헌 병역비리 걸려서 그 때는 팔 하나 쯤은 없어야 공익 가는 분위기였어요.
운 나쁘게 강원도, 그 중에서도 특히 훈련 많은 부대의 땅개로 떨어졌어요.

그 때 이등병 월급이 3-4만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43kg가 25kg 군장 메고 오르막길이 대부분인 30-40km를 다니라니
이등병 때는 토하고 낙오 맨날 하면서 개처럼 쳐맞았었습니다.
다른 부대는 낙오하면 차도 태워주는 것 같던데, 저희는 그냥 늦게 따라오는 것 뿐이었습니다.
늦게 도착하면 텐트 안치고 꿀 빨았다고 끌려가서 또 맞았었죠.
욕도 드럽게 먹고 인신공격은 일상이었습니다.
널 낳은 부모가 불쌍하다느니 부모는 어떻길래 너 같은 게 나왔냐느니
매일이 스펙타클했었죠.

열심히 하면 변한다지만 그 부대는 초반에 도저히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부대가 아니었습니다.
체력적 적응을 하기 시작한 건 결국 일병 말 쯤 이었을까요.
그 때 까지 체력단련 시켜준다면서 부분대장은 저를 매일 운동장 뛰게 하고
계단내리막 전력질주, 추석에는 취권영화 보고서는 거기서 본 걸 시키면서 깔깔거리고는
PT비라면서 매달 2만원을 뜯어갔었습니다. 낙오 안하게 되니 PT는 안 받아도 되겠다고는 하는데,

수고한 선임에게 퇴직연금은 줘야하지 않겠냐면서 자기 전역 때까지 매달 담배 한 보루 사라고 하더군요.

결국 그렇게 했었습니다.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1-2달마다 빡센 훈련이 하나씩 있었는데 훈련 중 뒤져가던 인원들도 쵸코바와 물 한 모금에 깨어나는 걸 보니
저도 쵸코바를 사고 싶더라구요. 근데 도저히 이등병 일등병 월급에서 있는 대로 뜯기니

돈이 안 남아서 집에 5만원만 보내주면 안되냐고 전화를 했었습니다. 원래 저와 사이가 안 좋던 어머니는 군인 놈이 이등병 때부터
벌써 돈타령이냐고 핀잔만 받았죠. 진짜 힘들었던 것 같네요. 믿을 수 있는 사람도 기댈 수 있는 사람도 없었어요.

김루리 일병은 어머니라도 계셨지..

타소대 동기 이등병들은 가끔 마주칠 수 있어도 에이스 동기는 이미 저나 다른 타소대 동기들을 무시하기 시작했고
타소대에 저와 비슷한, 소위 폐급 친구들은 모이면 개쳐맞는 거 작당모의 해서 헌병대에 찌를 거라고 전 중대가 주시하며 못 모이게 했었죠.

그러다가 언젠가 대대가 부대원들 부대 생활 조사를 한다더니 행보관이 관물대를 까며 이병 일병들이랑 일대일 면담도 나누더군요.
그 때 저와 몇몇 부대원들 관물대에서 뉴타입이나 스즈미야 하루히 같은 라노벨들이 나왔고,

며칠 지나니 부대원들 사이에서 해당 인원들에게 별명이 붙여지더라구요.
사회부적응자 클럽이라고. 당시 종합격투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병, 일병 상대로 저녁점호 시간에 기술 연습하며 놀아도
중대 간부들에게 부대 분위기 살리는 건강한 전투원이라 불렸고, 축구 좋아하는 선임들은 이병, 일병들을 골대 앞에 원하는 위치에
차렷시키고는 인간 핀볼로 골넣기 놀이를 하고 놀아도 대대 축구 대회에서 축구 잘하는 에이스들이라 평가 받았었습니다.


그렇게 버티며 살다 나중에 일병 말 쯤에 제 소대장이 사단 체육 대회 때

사단 본부로 이동 후 저와 맞후임 둘에게 잡일 시켜 놓고 까먹은 채 소대원들이랑 부대 복귀하는 바람에

옆소대 소대장에게 들러붙어 같이 복귀하라고 전달 받았는데, 그 타 소대장은 이미 술에 엄청 꼴아 있었었습니다.
뭐에 그리 화가 난 상태였는지 모르겠지만 도로를 타고 복귀 행군길 중 들고 있던 빈 맥주 박스를 던졌고 마침 후미에 있던 제가 맞았습니다.
정수리가 찢어지고 뇌진탕이 와서 2차선 도로에 쓰러져 꿈틀댔지만 그 소대장은 제가 뺑끼친다고 하고 버려두고 지 소대원들과 함께 가더군요.

뇌가 제대로 흔들려서 머리 속에서 어?왜 이러지? 생각은 어렴풋이 나는데 몸은 손가락 한마디조차 조종이 안되더라구요.

떠나는 소대 중 한 명이 소대장에게 욕을 하며, 제게 뛰어와서는 일으켜 부축 해줬는데
그 때 부터는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화낼 줄 아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돌을 들고 그 소대장에게 뛰어갔었습니다.

반드시 저 머리를 국거리고기마냥 부숴야 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사람이 진짜 도니까 머리 말고 몸의 느낌이 안 들더라구요. 머리의 존재나마 느껴지는 건 꼭 뭔가를 죽이고 말겠다는 분노로 가득해서였구요.
5명 정도가 막으려 했지만 쉽게 제꼈던 것 같아요. 8명 쯤이 찍어눌러 막는 사이 그 소대장이 남은 인원들과 함께 뛰어 도망가고,
피칠갑 한 채 돌 들고 소리 지르며 쫓아 뛰어 복귀하니 타 연대 높은 대가리들도 보고 소소한 이벤트로 소문이 났던 것 같습니다.
제 대가리 짼 소대장 놈은 부대 밖으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결국 그 날 잡지 못했습니다.
소대장 중대장에게 얘기해봤자 뭉개기 바쁜 거 1년을 보아왔으니 모르겠고, 피칠갑 한 채로 대대장에게 갔었습니다.
부대 전입 오고 겪은 모든 걸 얘기하고 그 날 겪은 일도 얘기했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했었습니다. 저도 영창 갈 거 각오하고 지휘보고체계고 나발이고 다 무시하고 얼마나 썩은 지 말하고 싶었습니다.
대대장은 높은 사람이라 가장 밑바닥 굴러가는 거 안 보여서라고 믿고 싶었나봅니다.
보이면 레볼루숑까지는 아니어도 부대 돌아가는 꼴에 짜증이라도 내주길 바랬습니다. 그걸로도 충분할테니까요.

결과는 병원 다녀오라고 2박3일 휴가를 얻고,
제 머리를 터뜨린 소대장은 정훈장교로 보직변경.
후임들을 구타하고 착취하던 이들에게는 아침점호 시간에 주의로 끝나더군요.
그냥 그렇게 묻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대장 진급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고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었습니다.


대대장 진급에 영향이 가면 안되니 제 사건은 없는 일로 되었고,

애초에 모든 것의 시작은 대대장님의 진급에 누가 되지 않도록

이에 맞춰 예방하고자 사고 칠 수 있는 애들은 누구일까 회의 하던 중에

애니 좋아하고 만화 좋아하는 애들이 특히 군대 적응 못한다고 간부 회의에서 얘기가 나오고
그렇게 구별된 해당 인원들을 그린캠프에 일괄등록 강제로 보내져
돌아오는 대로 전 부대원들이 본격적으로 해당 인원들을 꿀 빨고 온 정신병자 취급을 하기 시작하니
사회부적응자 클럽 인원들에게서 결코 닿지 않을 마음의 편지도 나오고, 헌병대에 신고가 나가려다 인터셉트도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한창 스트레스 받던 그 타 소대장이 축제 때 술에 꼴아서 던진 맥주 박스에 제가 맞은 거더라구요.

사건의 전말을 다 듣고난 이후에도 어디부터 사건이 시작되었구나 단정을 지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다 빠짐 없이 거지 같았네요.


상병 때부터 그나마 낙오를 안하고 새로이 전입 오는 사회부적응자 클럽이라 낙인 찍히는 후임들을 도울 수 있는 여력이 생겼었습니다.
하지만 제 지위가 높아져도 제가 못보는 곳에서 뉴타입과 라노벨 좋아하는 친구들은

피식자로서 포식자들에게 짤없이 괴롭힘 당하고 착취 당하더군요.

전 저 나름대로 같이 있어주려 하고 커버 쳐주려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전역 했었습니다.전역할 때 남의 인생이니 아끼는 후임 둘에게 한 마디만 해줬었습니다.

참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근데 어디까지 안 참을 지는 잘 봐야 할 거라고..


제가 있던 부대만 x같은 거라 생각해왔는데, DP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았나봅니다.

지금도 그러나 궁금은 합니다. 같은 계급끼리 생활관 같이 쓴다는데, 그건 그거대로 x 같은 뭔가가 있을 것 같긴 한데..

급결론은..군대에 있으면서 마음이 마침내 터져버리는 순간에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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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6가최고    친구신청

씨발이네..

shadyknight    친구신청

진짜요.ㅋㅋㅋㅋ

아소카 타노    친구신청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같은 06군번이라...저는 갈굼은 당했어도 구타는 없었는데.
정말 고생하셨네요.
이래저래 무사히 전역하셔서 다행입니다.

물론 저도 옆 경비소대가 구타 폭언으로 일병이 탈영하는 바람에 터져나가는 걸 보기는 했어서...
참 군대라는게..나아진다 나아진다 해도..변하지 않는게 있는것 같습니다.

shadyknight    친구신청

DP시즌1에서는 김루리가 "뭐라도 해야지"하고 끝났고,
DP시즌2에서는 호열이가 쓴 말 중에 "뭘 할 수 있는데"가 있는데 90000% 공감가더라구요.ㅋㅋ

효율충    친구신청

아 저는 07군번이네요
저도 불미스런 상황이있었어서 보직 변경되었는데,
한직으로 발령받아서 편하게 지내다 전역했어요.
제가 있었던 곳은 그런일에 민감하게 대처해줘서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드네요.

그래도 잘 군생활 버티신점 멋지세요.

shadyknight    친구신청

아 저도 그런 군생활을 바래고 바래고 또 바랬었어요.ㅋㅋㅋㅋㅋ
보일러병 자리가 어찌나 탐나던지.ㅋㅋㅋㅋ
전 그냥 대대장의 냄새나는 것은 덮어버리는 태도 덕에 운 좋게 넘어간 것 같아요.ㅋㅋㅋ

··    친구신청

소대장 쓰레기새끼였네요 와 ..

05 군번입니다.

구타 가혹행위가 엄청심했습니다

제 2기수 맞고참은 1년차이 선임에게 맞다가 거품물고

기절했는데도 패더군요. 진짜 사람새끼가 아니었어요

자운대 대통에 실려갔어요.

그 선임들조차 맞을까봐 함부로 못하던.

그 가해자 선임새끼 말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한번보고 쌩깔사이인데 뭐하러 잘해주냐 이거였습니다.

아 이런 인간 쓰레기 새끼도 있던거에 놀랐습니다.

저는 다행히 그새끼한테 상병때 조인트 당한게 전부.

결국 약해보이면 군대든 사회든 다 얍잡아보더라구요.

그래서 몸키우고 생활관장 하고.

계단밟기 없애고

절대 폭력 못쓰게 만들었습니다.

다 억지로 끌려온 군대 뭐하러 귀찮게 화풀이 하는지..

후임 동생들이 잘해줘서 상급자 되어선 정말 좋았네요 ㅋㅋ

내가 약하면 도움을 줄수 없으니 강해져서 베풀어라.

이게 생활 신조 입니다.ㅋㅋ

지금도 몇몇은 근처에서 모임 갖고 있습니다 ㅋㅋ

shadyknight    친구신청

정말요. 안 그래도 피곤한 곳에서 왜 그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그걸 또 간부들이 용인했었으니 쓰레기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 놈들은 DP 같은 거 보면 조용히 웃으면서 재밌었던 추억이라 생각할까요? 살인의 추억처럼?ㅋㅋㅋ

소년 날다    친구신청

주인장님의 군생활의 시작 때 저는 이미 사회였겠네요. 제가 있을 때도 철책근무를 하는 최전방임에도, 그것도 무거운 장비를 들고 움직여야 하는 부대임에도 말도 안 되는 신병이 들어왔었죠. 진단서 자체에 폐의 70%가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적힌 신병이. 근데 그 인원은 드라마 보셨다니 아시겠지만, '안준호'의 DP 후임같은 인물이었어요. 나이가 꽤나 많고 아픈 것을 방패삼아 겉으로는 설설 기었지만, 뒤에서는 뺑끼를 부리며 동기들한테 형님 대접 받으려고 했던. 결국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갔는지, 아니면 의병제대를 했는지 페바로 내려오니 보이지 않더군요.

주인장님이 말미에 하셨던 말씀. 드라마에서 준호가 호열이에게 근무를 서다 총기를 들고는 말을 하잖아요. 어쩌면 가장 위험할 수 있는 곳에서 가장 위험할 수 있는 순간, 정작 그것을 관리해야 하는 하는 간부들은 손을 놓고 있죠. 사실 병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부사관이고, 부소대장은 소대의 기율을 잡아야 함에도 대부분의 부사관들은 이번에 드라마에 새롭게 등장했던 중석과 같은 인물이죠.

과연 쓰레기가 군대를 가는 것인가, 군대에서 쓰레기가 되는 것인가. 이것은 아무도 해답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즌1의 황장수도 시즌2의 정형범도 그들이 사랑하는 친구들과 가족들 앞에서는 지극히 좋은 사람이라는 게 드러났잖아요. 결국은 어느 사회이든 부조리는 일어나기 마련이고, 군대는 집단의 특수성으로 인해 더욱 더 철저히 그것을 관리 예방할 필요가 있음에도 방치된 채 '깨진 유리창 이론'의 자동차처럼 점점 더 망가지고 더러워져만 갔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동기끼리 있으니 상황이 바뀌지 않았겠냐구요? 오히려 극히 드문 경우이지만 착한 왕고가 있다면 막을 수 있는 것도 힘이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가하는 폭력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있을 때 그랬거든요. 왕고가 된 쓰레기가 동기를 구타하는.. 하지만 체계가 유지되어야 하는 군대라는 이유 때문에 왕고인 그 인간을 제재하는 지휘관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즉 울타리에 양을 몇 마리를 집어넣냐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관리하는 방식에 대한 노력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문제임에도 외면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의 시발점이라고 생각되네요.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해 어쩔 수 없이 살다가 가슴 한 구석과 뇌리 저 편에서 그 끔찍했던 기억이 떠오르겠죠. 하지만 이제는 그 기억을 그만 놓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기억을 붙잡고 있어봤자 지금의 나조차 같이 아파해야 하니까. 가끔 살아가다보면 그런 기억들로 군대를 증오하며 평생 살아가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증오가 아니라 평범한 청년들이 정말 군인으로서의 직무에만 충실하다 건강하게 전역할 수 있는 건강한 군대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당신의 그 쓰디 쓴 기억에 종지부를 찍고 '굿바이'를 날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분명 내일은 드라마와 함께 했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하루만치 잊을 수 있을 거예요. 저도 군에서 실컷 부려지다 다른 쪽으로 팽 당한 아픔이 있는지라.. 우리 같이 힘내보자구요 ㅎㅎ

shadyknight    친구신청

맞는 말씀이십니다. 이런 기억 원한 품고 있어봤자 좋을 게 없겠죠. 흉터라서 옅어지길 바라는데, DP가 진짜 쎄긴 한 것 같아요.ㅋㅋㅋㅋ 김루리-루리웹이라 더 감정이입이 된 것 같아요. 제 아들도 10년 지나면 군대를 가게 될텐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네요.
근데 군대도 충분히 쓰레기이긴 하지만 100% 군대라는 단체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군대는 개개인에게 언젠가 어떤 방면에서든 힘 있는 쓰레기가 될 수 있는 기회들을 주죠. 그 기회를 활용하기로 결정하는 놈들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았건 사회 나가 어떻게 살 건 그 쓰레기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변함 없이 쓰레기 일 거구요. 저랑 관련 없는 쓰레기들 일지라도 그런 놈들은 더한 포식자들에게 물어뜯겨 곱게 죽지 못하길 힘없이 바랄 뿐입니다.ㅋㅋㅋ

오레노피코    친구신청

저는 03군번입니다. 운이좋게 제가갔을때 부대내 구타및 가혹행위는 많이 사라진상태였습니다. 02군번들까지도 구타가 상당히 성행했던지라 자기들이 짬먹으면 절대 때리지는 말자고 정했다더군요. 제 군생활고행은 그래서 차이많이 나는 병장,상병들이 아닌 2,3개월 윗고참들이 원인이었습니다. 자대배치첫날 동기는 3명에 제위로 이등병선임만 3명, 일병은 대여섯, 네 말그대로 꼬일때로 꼬여있더군요.

고작 한두달밖에 차이안나는 윗선임들은 이등병이면서도 벌써부터 까져서 고참들 안보일때는 뺑끼쓰고 우리에게 떠넘기기 일쑤였습니다. 자기들은 풀렸단걸 아니까 병장들에게 걸려서 혼이 났음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그들은 저와 같은 주특기였고 그들보다 더 위인 일병들은 운전병이라 일과시간엔 연대에서 차량정비하다 일과후 복귀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또 그들간의 세력주도권 싸움이 있었죠. 병장들,운전병,윗고참 3서클에서 이런저런 구실로 내림갈굼이 거의 매일같이 이어지다보니 정말 미칠지경이었습니다. 외박나가서 술먹고들어와 취기에 집합시키는 일도 벌어지고
남자는 가슴으로 운다는말을 군에가서 이해하게 되더군요. 정말로 울었다간 또 경을칠게 뻔했으니까요.

그와중에 후임들 잘돌보고 존경받은 분대장하나도 있었지요. 일이등병끼리 심지어물밑 충성경쟁까지 벌어졌지만 훗날 우연히 만난 운전병 한명으로부터 이미 전역한 그인간이 온갖 내림갈굼의 원흉이었다는 진실을 전해듣고 그뒤로 저는 지금까지도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란 사람이 얼마나 순진하고 세상물정 몰랐는지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일화네요.

상병딱찍고 기보사 개편으로 부대가 소산되어 운전병들은 아예연대로 갔지만 윗고참절반은 결국 타부대까지 같이가서 병장때까지 온갖 못볼꼴을 다보고 살았습니다. 그게 일종의 PTSD가 되어 전역후 10년가까이 악몽에 시달렸지요. 지금도 가끔씩은 뇌리에 그시절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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