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약 1년 전 해외에 주재원으로 가 있던 윗집이 다시 이사를 들어오고 난 뒤 부터다.
초기에 가구 끄는 소리가 너무 커서 항의하러 올라갔더니 절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부터 이상하긴 했는데,
그동안 계속 쿵쿵거리며 걷고, 운동기구로 드르륵 거리고, 주말 아침에 피아노를 쳐대는 등의 몰상식한 짓을 해대는 것이다.
쿵쿵거리는 시간은 밤 두시를 넘길 때도 있고, 이번 월요일 같은 경우는 새벽 네시부터 그랬었다.
일요일 저녁 8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윗집에서 실내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삐그덕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8시니까 그럴 수 있지만, 9시, 10시를 넘어서 아령을 갖고 운동을 하는지 런닝머신을 뛰는지 주기적으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한시가 다 되어서야 소리가 그쳤다.
월요일 새벽 4시.
윗집에서 거실과 주방을 오가며 쿵쿵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고맙다 미친놈아 안그래도 일할게 있어서 새벽에 일어나야했으니까.
월요일 밤 10시. 또 쿵쿵 거리길래 전날 잠도 못자서 예민한 신경에 인터폰을 했다.
야밤에 남에 집에 인터폰을 하는 것이 실례인 것 같아서 밖에 나가서 윗집에 불이 켜져있는지 확인까지 하고 왔다.
윗집 여자가 받았다.
자기네는 아무 소리도 안냈고, 다른데서 울리는게 전달되어 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했다.
내가 자전거를 타는 것도 시끄러우니 매트를 깔고 타라고 했더니 자기네는 거의 자전거를 안탄다고 하는 것이다.
내가 어제 봤는데, 뭔소리를 하냐고 했더니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하길래 일단 알았다고 했다.
봤다고 하는데 아니라고 잡아떼는걸 보고 뭔가 말이 통하지 않는 여자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 아침 8시반 너무 시끄러워서 인터폰을 했다.
역시나 다른집에서 나는 소리가 전달되서 울리는 거지 자기네 집은 아니라고 한다.
출근시간이라서 바쁜데 왜 인터폰을 하냐고 하더라.
근데, 그 아줌마 출근하니까 조용하더라.
윗집에 불이 켜 있으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불이 꺼지면 조용해지는데, 자기네 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윗집이 밖에 나가면 조용해지고, 집에 들어오는 시끄러운데 자기네 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문제는 여기에 대해서 뾰죽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변호사에게 상담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판사도 이사갔다라는 말뿐.
형사처벌은 할 수 없으니 너도 음악을 시끄럽게 듣고, 문 안열어주면 증거 수집이 안되니까 민사상 문제도 없다.. 정도?
악을 악으로 갚으면 안된다고 하지만,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스피커라도 설치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우리 아파트에 이렇게 몰상식한 사람은 없었는데...
사실 걱정되는 것은 저렇게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은 상식에 어긋나 있어서 내가 보복을 실행할 경우 자기네가 피해를 본 것만 생각하고 칼들고 와서 찌를 수도 있고, 진짜로 윗집은 소리를 안냈는데, 내가 오해해서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정황상 윗집에서 소리를 낼 확률이 99%라고 생각되는데, 아니라고 주장하니 조금 소심해 지기도 하는데...
소극적으로 이사를 가버릴까.. 아니면 보복스피커를 장착해볼까...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