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가 몰래 와서 다시 마이피를 보니..
저~~ 밑에 지금의 그녀를 만난 계기가 뭔지 물어보는 글이 있군요!
하하하핫! 시트콤마냥 항상 빵빵 터지는 인생을 살아온 저에게는 그 계기마저도 흑역사입니다!! 하하하하핫!!....ㅠㅠ
실제로 예전 자주 가는 어떤 블로그 내 흑역사 컨테스트에도 응모해서.. 당당하게 입상을.......크흑...
이것도 생각난김에 그때 올린 사연을 퍼옵니다..
(우째된게 요 며칠동안 계속 집사람 or 망할 전여친 이야기를 올리는거 같은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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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기념때 적을려고 했었는데 쪽팔려서 못 적은거 이제 적게 되네요.
군대에서 첫 여친과 헤어진후 '여자는 다 요물이야!' 라는 생각에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여자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은지 3년째 되던 어느날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못 보던 여자가 2명이 있더군요.
한명은 작은 키에 귀염 스타일의 여자.. 한명은 털털한 성격에 순진한 여자.
그 둘을 본 순간.. 제 맘엔 다시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일단 둘다 맘에 들었지만.. 전 털털한 여자쪽이 더 맘에 들더군요.
제가 다가가면 둘다 웃으며 날 반겨줬지만 털털한 여자가 더 많이 반겨줬거든요..
덕분에 한동안 얼어있던 제 마음이 더 빨리 녹았을지도 모르죠..
그 후로 일하는 내내 서로 눈이라도 마주치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아침에 출근해서 만나면 서로 캔커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여튼 솔로의 마음에 불을 질러버린 그런 여자였습니다.
전 제가 그녀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을 그녀도 가지고 있을꺼라 믿었어요.
퇴근하던 버스 안에서... 뭔가 해야할꺼 같은 그런 느낌이 왔답니다.
하지만 전 소심한 경상도 남자라.. 대놓고 말은 못할꺼 같고
그나마 조금 자신있는 글솜씨로 그녀에게 뭔가를 선물해야겠다..라는
미래의 나에게 엄청난 흑역사가 될... 그런 무언가를 그녀에게 보내게 됩니다.
당시엔 스마트폰은 전혀 없던.. 다들 2G폰을 쓰던 시대였는데
퇴근길 버스에서 그녀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게 됩니다.
"나는 A형..소심한 A형..
언제나 자신이 없어 고개만 숙이고 있는 A형..
좋아하는 그녀 앞에서는 아무말도 못하는 못난 A형..
하지만 매일 아침 나를 보며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그녀를 볼때마다
항상 행복에 부풀어 하루 종일 기분좋은 그런 A형..
언제나 먼 곳에서 지켜만 보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매일 그녀만 생각하는 나는 행복한 A형.."
..... 아아 지금 생각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런 닭살 문자를 보내놓고는
실실 웃으며 내일 아침 그녀의 발그레한 얼굴을 볼 상상만 하고 있었답니다.
다음날, 출근을 했는데 그 귀염 스타일의 여자가 절 보자마자
배를 잡고 웃으며 저에게 그러더군요..
"야 이 비융신아 ㅋㅋ 걔가 좋으면 나한테 먼저 물어라도 보든가 ㅋㅋ
걔 6년 사귄 남친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이그 비융신 ㅋㅋ"
... 그렇습니다.. 전 저 혼자 설레어서 ..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는데..
썸 타기 전에 꼭 해야 하는... '남친 있어요?' 의 과정을 건너뛴거죠..
그 털털한 여자는 절 보자마자 '오빠 미안해요 ㅠㅠ' 남발하고..
결국 그녀와는 서먹서먹해졌습니다......
별일 아닌거 같지만 이게 왜 흑역사냐구요?
그 아담한 여자가 지금 제 와이프입니다..... -_-..
그 일이 있고 난 후 약 6년이 지났 지금도
술만 마시면 그 이야기를 꺼내며 절 놀립니다. 그 애가 그리 좋았냐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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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 뒤로 셋이서 만나 술마시고 노는 횟수가 은근 늘어나면서..
나중에는 지금의 집사람과 더 자주 만나고.. 그러다가 결국은 고백받고 나중에 결혼하는 ..
뭐 그런 흔하디 흔한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