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예전에도 글 쓴적 있고 보신분들은 아실려나?.. 여튼 그렇지만
누나 나이 꽃다운 30살에 병원에서 위암 4기 진단 받았습니다.
진단 받는 동시에 위 절재수술 받고 음식도 거의 재대로 못먹으면서 항암치료 받았네요.
결국 1년간 항암치료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우여곡절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혹시라도 저한테 걱정 안 끼칠려고 제가 결혼할때까지 힘든 모습 안보이던 누나..
제 결혼식 끝나고 신혼여행 잘 떠났다는 소식 듣자마자 몸이 급속도로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바지 음식 준비하고 부모님댁 도착과 동시에 누나가 사경을 해맨다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네요.
그때가 추석시즌 직전이었는데 결국 이바지음식도 다 상하고 명절 제사음식들도 다 상하고..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에 남으면서 충격적이었던건..
병원이 집 근처였기에 하던 음식 마저 정리하고 우리도 이바지 음식 정리하고 오겠다며
잠시 집에 다녀온 순간... 그리고 제일 먼저 누나 병실에 들어간 나는..
보고야 말았습니다.. 매형이 누나 옆에서 그냥 가만히 고개 숙이며 있는 모습을..
의사가 지금 위험한 순간이니 혹시라도 위급 상황 닥치면 바로 부르라고 했지만.. 안 부르고 있더군요.
결국 누나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뒤로 전 매형이 싫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아직 희망이 있었는데 그걸 놓아버린 그런 느낌? 괜히 정이 안가더군요.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10개월 후..
매형은 우리집에 와서 큰 사건을 일으키고 떠났습니다.
재혼한다고 하더군요. 애 딸린 여자와..
뭐 이해합니다. 당시에 조카도 2명이고 둘째는 이제 겨우 돌 겨우 지났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하필이면 누나 생일 3일전에.. 한참 누나 생각 많이 날 그 시기에
당당하게 집에 찾아와서 재혼 이야기 꺼내던 매형이 전 정말로 미웠습니다.
안그래도 술 못마시던 어머니가 술취한 목소리로 그놈은 니 매형도 아니다! 라며 소리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네요.
그런데 누나는 일하던 직장에서 그 남자를 만나서 결혼한거였고, 나도 누나 추천으로 똑같은 직장에 갔던지라
매형이랑.. 아니 매형이었던 사람이랑은 여전히 직장 동료였습니다.
하지만 전 어디까지나 회사에선 동료로써만 대해왔고 나와서는 거의 남남처럼 지내왔었네요.
그 뒤로도 몇년동안 인연인지 악연인지 부서가 달라져도 항상 같이 일하게 되었고
결국 그 회사가 망하고 나서야 완전히 남남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어머니로부터 매형이었던 사람의 소식을 우연히 들었네요.
사실 첫째였던 조카는 여전히 외할머니인 우리 어머니를 엄청 그리워 한답니다.
그리고 새엄마는 가짜 엄마라며 자기 주변에도 못오게 한다네요. 이제 겨우 8살인데..
어쩌다가 사돈이랑 연락이 되어서 같이 만나서 애들 이야기랑 뭐 이것저것 이야기 나눴다던데
매형이었던 사람은 지금은 재혼한걸 후회하고 있다더군요.
자기딴에는 아직 어린 애들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곁에 있어야 할꺼 같아서 재혼했다는데
애들은 여전히 죽은 엄마가 자기 진짜 엄마라고 굳게 믿고 아직도 그리워 한다면서요.
새엄마라는 사람도 그닥 누나애들에겐 별로 정도 안 주는거 같고.. 뭐 자업자득이겠죠.
이혼이야기도 나오고 별거 이야기도 나오고 뭐 혼란스럽다던데 알아서 잘하겠죠.
예전에 한참 같이 일할때 어쩌다가 그 사람 폰에 문자 온걸 보게 됐는데 그때부터 느낌은 왔었습니다.
그때쯤 재혼한 여자가 넷째 막 낳았을때였는데 문자 내용이 이거더군요.
"나 애 낳아줬으니깐 비싼 선물 사줘"...
밑에 암으로 죽은 아내 이야기 보니 누나생각이 많이 나네요.
벌써 5년이나 지났네요. 제가 결혼하고 일주일 후가 누나 기일이었으니..
야간 일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맥주 한캔 따면서 글 적어봅니다.
ps.
예전 집사람이랑 처남 문제로 한참 다툴때 집사람이 그러더군요.
"니가 돌아가신 니 친누나 생각하는것처럼.. 나한테는 내 동생이 그거랑 똑같은 관계다.
니도 니 누나 포기 못했던것처럼 나도 내 동생 포기 못한다.. 그러니깐 좀 도와줘"
.. 그 말 듣고 난 뒤로 지금 조현병 앓고 있는 처남이랑 앞으로 같이 살기로 맘 먹었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