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페르소나5 관련 게시글에 댓글을 남기다가 글이 길어져서 이 참에 장문으로 의견을 말해볼까 합니다.
전 진여신전생 1편을 하면서 감동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이어 온라인으로 발매된 진여신전생 이매진 후에는 PS2와 구하기 힘들었던 진여신전생 3 녹턴 매니악스까지 구입해 즐겁게 했죠.
당연히 페르소나 시리즈도 즐겼습니다. PSP로 페르소나3를 PS2론 페르소나4를. 근래에 페르소나 격투게임이 한국어 정발되어 나왔었잖아요? 3편과 4편의 주인공들이 참전하고 스토리 모드까지 있어서 구입을 고려하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려만하고 구입은 하지 않았어요. 그놈의 사죄의 배상 드립이 있다는 걸 알고 나서 구입이 망설여 지더군요.
툭 까놓고 말하면. 전 사죄와 배상 드립을 보고 난 후에도 아틀라스의 게임에서 전범기 표현이 있다는 걸 단순히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사죄와 배상 드립은 못 본 척 넘어가려 했고요. 겨우 이정도만 가지곤 전범미화와 한국 조롱 메세지가 진짜라 판단하기 힘들단 이유였습니다.
아뇨. 사실은 페르소나5가 기대됐기 때문입니다. 꼭 하고 싶었거든요. 악마회화 시스템이 들어있는 페르소나 시스템을 하고 싶었어요. 전 아틀라스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민으로 캐서린도 구입했단 말입니다. 당연히 페르소나5도 꼭 하고 싶었어요.
게임이 발매됐습니다. 캐릭터 신발에 버젓이 새겨져 있는 전범기 그리고 순사 DLC. 발매 이전 캐릭터 신발에 전범기 박혀 있는거 보고 논란이 한번 있었고. 당연히 본편 발매시엔 삭제될지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그리고 여기까지 와서야 아틀라스의 진의를 알아차렸습니다.
같은 실수가 세번 이상 반복될리 없습니다. 이 게임에서 그리고 이 전 게임에서 등장했던 건 전범기를 표현한 것이 확실하고 사죄의 배상 드립은 자사 게임을 하는 한국인을 조롱하는 글입니다.
심지어 아틀라스는 이 사건에 관해 어떤 해명도 말도 늘어놓지 않고 묵묵히 같은 행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왜냐고요? 그래도 되니까요. 한국 게이머들은 여신전생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라고 개, 돼지, 병신 취급을 받아도 게임만 재밌으면 된다고 잘만 사주거든요.
그래서 전 페르소나5 구입을 포기했습니다. 아니 이후 아틀라스에서 발매하는 어떤 게임도 구입하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게임이 재밌어도 전범행위를 미화하고 한국을 조롱하는 게임은 절대로 안 합니다.
한국어로 정발 된다니 진격거 처럼 사는 사람은 있겠죠. 단순히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많을 겁니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잘 만든 게임이기고 인기 타이틀이니까요. 그런데요 저 쓰레기 같은 전범기 아래서 우리 조상들이, 전쟁의 희생자들이 학살당한 걸 생각하면 이깟 게임 안 해도 괜찮습니다. 2차 대전의 희생 위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죄악감이 들어 이딴 게임을 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요. 저도 그랬지만, 게임이 재밌어서 스스로 개, 돼지, 병신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의 선택이니 그걸 가지고 너네는 잘못됐어. 이렇게 외치며 불매운동에 함께하자! 할 순 없어요. 게임을 사고 마는 건 개인의 선택이니까요. 그들은 저를 보고 이렇게 말할 겁니다. 고작 게임가지고 이렇게 예민할 필요가 있겠냐고. 오바 하는 거 아니냐고.
제가 다른 곳, 디른 커뮤니티라면 저런 사람들도 있을 수 있어. 나도 한 때 저렇게 생각었으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을 겁니다. 그런데 여긴 루리웹이잖아요? 메갈리아를 옹호하고 독자를 개, 돼지 취급했던 웹툰 작가들에겐 레진 탈퇴라는 행동으로 철퇴를 내렸으면서 아틀라스가 대한민국 게이머를 개, 돼지, 병신 취급하느 건 용인하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참으로 재밌는 이야기에요. 게임의 재미와 전범기, 한국조롱 메세지. 이 두가지가 대립하고 있고 어느 한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거요.
아틀라스의 역겹고 뻔뻔한 행동은 그럴만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여기 루리웹은 대한민국 콘솔게임 관련 커뮤니티 중에서 유일하다 할 수 있고 가장 거대하고 할 수 있으며 한국 콘솔 게임머를 대표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곳에서 아무 소란도 없고 아틀라스의 전범 행동을 찬양하고 한국을 조롱하는 행동을 못본척 넘어가자가는 분위기인데 당연히 침묵을 지키고 한국 정발만 되길 기다리겠죠.
아틀라스도 분명 어떤 행동을 하긴 할 겁니다. 국내판 페르소나엔 전범기 마크를 지우고 순사복 DLC는 발매하지 않겠죠. 그리고 아무 사건 없이 페르소나5가 발매되길 기다리고 있던 유저들은 우리 눈에만 안 보이게 해줬다고 좋아하며 이 정도면 괜찮다 타협하자. 이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게임을 구입할 겁니다. 안 봐도 뻔해요.
내 눈에만 흉한게 안 보이면 된다고 좋아할 사람들요. 일본인들, 그리고 세계인들이 아무 문제의식 없이 이 게임을 즐긴다는데 분노하지 않는 사람들이요. 고작 게임 때문에 우리의 가치를 역사를 똥통에 빠뜨려도 괜찮다는 사람들이요.
아쉽지만 개인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식으로 인터넷에 제 의견을 보이는 것과 게임을 불매하는 아주 작은 행동 뿐입니다. 누군가는 이글에 공감해 주고 제 행동에 동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글입니다. 혹시나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하며 무엇이 옳은 일인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족인데. 이 사건을 공론화 하지 않고 제대로 취재하지 않는 게임언론들. 모두 부끄러운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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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게임이잖아요. 고작 게임 때문에 환호하고, 감동하고, 단합하고, 추억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고.
고작 게임이란 것이 하는 일들이란. 이런 것들 뿐이잖아요. 아틀라스의 페르소나5도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세상을 바꾸고 있어요. 우리를 조롱하는 일이 당연한 거처럼 여겨지는 세상을, 역사를 조롱하는 일을 당연하게 만들고 있어요.
고작 게임하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