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블라 슈츠같은건 아니었지만 저는 방탄복을 입고 군생활을 해서
다른부대는 안받는줄 전역할때까지 몰랐습니다. 아니, 전역하고 예비군 끝날즈음까지도 몰랐습니다.
우리부대같은경우 이병은 90년대 제작된 누렇고 무거운 방탄복을 입었고,
상병이 꺾이면 00년 이후 생산된 신형 방탄복을, 병장 이호봉이 넘으면 신형 방탄복의 방탄소제를 뺀 그냥 조끼를 입고 다녔죠.
기본 무장이 방탄복 위에 탄띠를 끼는거라, 훈련때나 특수상황때는 딴띠 사이즈를 계속 조절해야되서 불편하고, 행군때도 코르셋 하나 더 처입은듯해서 불편하고, 비오면 판쵸우의 위에 처입어야되서 또 불편한 그냥 존나게 불편한 그런 물건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예비군도 끝났는데 인터넷 키배에서 방탄복 얘기가 나와서
"방탄복 존나 불편함"이라고 했다가
"병신 미필 인증이요" 소리를 듣게됐네요
군대가 존나게 많음 만큼, 자신이 겪은 군생활과 다른 형태의 생활을 한 사람이 있을것인데 말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겁니다.
누가 말해봅니다.
"나는 군대에서 FN SCAR-L을 썼음ㅋ"
그럼 다들 말하겠죠. "병신아 게임하고 햇갈리지마"
하지만 대한민국에 분명 FN SCAR-L을 도입해서 사용하는 부대가 있습니다. 707특임대가 바로 그곳이죠. 물론 일반병을 대상으로 하는 부대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거의 모든 부대가 K-2를 쓰지만, 후방부대 중에는 아직도 M-16을 쓰는 부대가 있죠. 일반병만 보더라도 보직에 따라(통신 가설병말고는 못봤지만) K-1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병임에도 K-5가 지급되는 경우(역시나 전차병 밖에 못봤지만)도 있습니다.
그런것과 비슷합니다. 저는 방탄복을 입고 군생활을 했습니다.
방탄복이 지급되는 부대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군필자가 대부분이라지만, 그들이 모른다고 해서 제가 방탄복을 입고 군생활한게 무효가 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육군도 아니었고, 바다에서 군생활하지도 않았으며, 비행기들 바라보며 군생활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양키들하고 노닥거리며 M-16A4를 가지고 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김포 억센 바닷바람 맞으며 젊음을 허비했죠.
그냥 방탄복 입고 군생활했던게 억울해서 여기에 풀어봅니다.
여담인데 707특임병도 SCAR-L을 지급받나 모르겠네요. 요즘은 특임병이나, 특전병도 주요 훈련은 따라서 뛴다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