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당황스럽고 어처구니 없어서 일기장 독백 형식으로 작성합니다.
욕주의
제가 진짜 웬만해서는 직접적인 욕은 안하는데 진짜 욕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네요.
본문 전체 1줄 요약
"민간요법 유사과학 개씨1발...."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해둘 것이 있다.
요약
비밀이었지만 이야기하면 나는 재혼가정이고 기본적으로는 아버지 댁에서 사는 걸로 되어있음.
그렇다고 친어머니를 싫어하는 건 전혀 아니고, 어느쪽이냐면 오히려 친어머니하고 더 있고싶음(환경여건 상 안됨).
새어머니때문에 정말 돌아버릴 것 같음.
말해두고 싶은 것 끝
본론
새어머니는 개신기독교 즉 교회 신자셨는데, "건강"이라면 무엇이라도 하는 사람이었다.
이분은 절실한 개신기독교 신자이시며, 동시에 민간요법 그것도 유사과학에 환장한 광신도였다.
덕분에 원래도 멀쩡하지 않았던 집안은 해괴망측한 쓰레기냄새까지 더해져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
예전에 부모님들께 말씀 한번 드렸지만 다시 한 번 이번주에 일본에 간다고 하니 갑자기 아버지께서 방문을 확 열어제끼셨다.
알아봐줬으면 한다고 하셔서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이름하야 "파동석"
조만간에 목욕탕이나 찜질방 이런 사업같은 걸 하시려는 모양이신데
요즘 목욕탕이나 찜질방 같은데는 이게 유행이라면서 본인들도 해보고 싶으시단다.
어쨌든
마동석도 아니고 이름부터 냄새가 풍기는데, 뭔가 하며 찾아보았더니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파동+돌 (波動石)이란다...
돌에서 특수한 파장(에너지)이 나와 몸을 정화한다.
음? 어디서 많이 보던 말인데? 돌에서 에너지가 나온다...?
그러한 파동석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가 있는 것 같아 조사해보니
파동석의 설명이 가관이다. 幻の波動石 즉 "환상의 파동석"
이상하게도 이런 쪽에서의 촉은 단 한번도 틀린 적이 없다.....
일단 난 여기서 "어딜 봐도 사기같으니 연락이고 뭐고 난 손 떼겠다"고 했다.
요즘 목욕탕이나 찜질방 같은데는 이게 유행이라면서 진짜 효과가 좋다고 새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보통 새어머니가 "이건 진짜 효과가 좋아"라고 하는 것은 99% 유사과학에 의한 플라시보이다.
하시는 일이 마사지와 피부미용인데, 이런 피부미용은 거의가 유사과학에 의한 플라시보이니
어떻게 보면 직업에 의해서 그렇게 보이게 된 걸수도 있고, 반대로 그렇게만 보여서 이런 식으로 일을 하시는 건지도 모른다.
생긴 것은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여타 화강암과 다르지 않은데
이것을 가로세로 약 60cm정도 되는 판 형태로 국내에선 장당 300만원 쯤에 판단다..
이게 너무 비싼 것 같아 나한테 찾아보라고 한 것인데,
일본에서는 비슷한 사이즈를 장당 150~160선(관세제외)에 구할 수 있는가보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봐보니.......지역번호가..........................
일단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돌에서 어떠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건 100% 미신이며 유사과학이고 절대로 효과가 없다.
옛날에 노인네들 대상으로 하는 베게에 꼭 들어가있던 옥도, 게르마늄도 모두 사기다.
돌에서는 힘이나 가열하거나 기타등등 외부자극을 주지 않고 자동적으로는 원적외선같은 에너지나 무언가가 나올 수 없다.
나와서는 안된다.
단 한가지 케이스를 제외하고...
그래서 그 지역번호가 도대체 어디였는가 하니
후쿠시마
모든 퍼즐이 끼워맞춰졌다.
일본은 내가 곧 신의 재림이라고 하는 사이비종교가 많은 한국과 다르게
이런 유사과학을 이용한 사이비종교 만드는 데는 우리나라보다도 더 특출나다.
오죽하면 애니메이션의 소재(바케모노가타리의 하네카와 츠바사 일가)로도 쓰일 정도니..
후쿠시마가 소재지인 건축자재, 석공업자라면 자재들 역시 후쿠시마산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연히 후쿠시마산(産) 암석이라면 방사능 낙진을 맞았을 거고
돌은 방사능이라는 이름의 에너지 파동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방사선은 체내를 뚫고 들어와 감각을 마비시킬 것이고, 사람은 고통조차 못느끼게 된 것을 "통증이 치료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씨1발.... 이게 한국에서 유행이라니...
차라리 바퀴벌레가 정력에 좋다는 게 오히려 믿음직스럽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게 틀림없다. 그것도 전국적으로..
이것은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사람 죽일 일 있냐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신앙심 앞에 "과학지상주의자"로 찍힌 나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끝까지 그들은 "일본에 가면 연락한번 해보면 안되겠냐"고 했고
나는 일본사람을 한국에 데려오면서까지 그렇게 사람들을 죽이고 싶어 안달했냐고 받아쳤다.
어차피 내가 전화를 안걸면 그만이니 나한테 컨택하는 것을 그만두고 알바라도 써야겠다고 중얼거리시면서 방을 나가셨다.
방을 나가시고 나서 문너머로 나누는 말씀이 들렸는데,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방사능 옮을까봐 저러나본데"
원전사고 이후 4년반을 일본 도쿄에서 살았던 나보다 더 방사능 문제에 대해 경계심이 없다...옮는다니...
게다가 애초에 모든 화강암은 방사선이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화강암이 매우 많아서 자연방사능이 다른 나라들보다 많을 정도란다...(나무위키 발췌)
즉 동네에 돌아다니는 화강암 갖다박아도 후쿠시마산 화강암보단 못하지만 방사능은 나온단 얘기...
진짜 이딴 사기행각에 돈을 쏟아부으려 생각하고 있다니 진짜 하늘이 무너져내릴 것만 같다...
존나....
게다가 방사능 뿜는 걸 가져다가 찜질방이나 목용탕에 박아놓으면
자기도 모르게 시름시름 앓게 되는 눈 먼 피해자 양산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