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시골 촌놈이 자격증때문에 대도시 수원에 다녀왔읍니다,,,
원래는 혼자 훌쩍 가서 대충 암거나 흡입하고 시험 본 다음 바로 돌아오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회사 동료와 조인하게 되어 적당한 식당을 찾아야겠더라구요.
도와줘요 마이퍼에몽~ 으로 적당한 식당 두 곳을 잡고
동료분 일정에 불확정포인트가 있어 러프하게 약속 잡았네요.
이 자리를 빌어 친절한 마이퍼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래서 마약피를 못 끊어요ㅎㅎㅎㅎㅎㅎ
수원역에서 수인분당선 타러 가다가 1호선 플랫폼에서 1호선 타고 서울 갈 뻔한 사소한 찐빠가 있었지만ㅋㅋㅋㅋㅋ
무사히 동료와 조인해서 점심은 경기아트센터 바로 옆 '매온당'에서 먹었습니다.
제가 시킨 곰탕입니다.
국물이 아주 끝내줍니다. 일부러 소금간도, 후추도 다른 곰국보다 덜 넣어 본연의 진한 맛을 즐겼습니다.
겉절이는 양념이 셌는지 생각보다 많이 매웠고,
깍두기는 국물이랑 먹기 딱 좋을 만큼 오독거리고 새콤달콤했네요.
낙지젓갈은 그야말로 이 집 반찬 중 GOAT였습니다.
적당히 짭잘하면서도 쫄깃해서 식사 처음부터 끝까지 맛의 빈자리가 없게 종횡무진으로 활약했습니다.
그런데 가면서 놀란 부분이, 매온당 바로 옆에 있는 부대찌개집에 대기줄이 한 50명쯤 서 있더라구요.
엄청 유명한 집인가? 그런데 왜 네x버 지도 앱에서는 별다를 게 없지??
알고보니 방문하기 2~3일 전에
모 유투버가 경기 남부 7대 부대찌개집 중 1위로 꼽은 영상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호기심에 자격증 시험 끝나면 저녁을 거기서 먹을까 했는데
동료분은 가족들이랑 선약 있대서 혼밥행ㅠㅠ
어차피 줄 서서 기다릴 생각 없었다고 신포도 스읍~ 하며 경기아트센터(시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시험 끝난 뒤, 수원분당선 타고 수원역으로 이동.
수원역 9번 출구로 나오면 다문화거리가 있는데요
지도 어플 보며 이리저리 들어가면 보이는 저녁 장소.
인도 음식 전문점 '수엠부'.
세트메뉴 B
난 (플레인 or 버터. 이후 플레인 난으로 리필 가능)
흰 밥 (한 그릇 가득)
커리 (치킨 or 머튼)
탄두리치킨
드링크(라씨 or 탄산음료)
저는 버터 난, 머튼 커리, 망고라씨로 시켰습니다.
난는 쫄깃 그 잡채입니다.
근데 버터 난은 손에 기름기가 흥건해져서 별로였네요. 플레인 난이 나았을 듯.
리필은 못 했습니다. 배불러서요ㅎㅎ
밥은 그냥 밥이었네요. 커리랑 먹으니 든든했습니다.
탄두리치킨은 쫌 미묘했어요.
향신료도 적당히 잘 들었고 특유의 양념 탄 듯한 향도 괜찮았는데, 만든 지 쫌 된 걸 데워서 주다보니
육질이 뻑뻑하고 질긴 느낌이었어요. 다리와 허벅지 살이었는데도요.
게다가 심부는 살짝 덜 데워졌더라구요ㅠㅠ 그래도 같이 나온 칠리(?)소스랑 먹으니 뭐...
그냥 '그렇게 나쁜 건 아니다' 싶은 정도?
커리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치킨과 머튼 중 치킨은 탄두리치킨이랑 겹쳐서 머튼으로 시켰는데요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달달함과 약간의 산미. 청양고추 로제소스에 플레인요거트 한 수저 들어간 느낌?
양고기는 육질이 적당하고 크기도 엄지 한 마디 정도라 난에 싸서 먹기 딱 좋았습니다.
재방문 한다면 커리만 두어 종류 주문하고 플레인 난에 싸서 얹어서 찍어서 발라서 먹을 것 같네요ㅎㅎ
다 먹고 나니 약간 아쉬워서 시킨 굴랍자문.
장미수에 흠뻑 적신 치즈경단튀김(?) 이라는데
치즈보다는 포슬거리고, 빵보다는 쫀득거리고, 그렇다고 찹쌀도너츠나 약과같다기보다는 훈연치즈에 가까운 생소한 식감.
그래도 좋았습니다. 달달한 시럽에 듬뿍 절여서 그런가 봅니다. 췌장에 입이 달렸다면 쌍욕을 할 맛(?).
일부러 가장 마지막까지 남긴 망고 라씨.
망고 쥬스가 아니라 퓨레였나봐요. 완전 찐한 맛.
라씨는 오히려 마시기 좋을 정도로 묽어서 망고퓨레와 섞으니 딱 좋았습니다.
달달한 망고퓨레가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췌장에 입이(이하생략).
이렇게 싹싹 다 긁어먹고 저녁 기차 탄 다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별 언급 없이 지나갔는데
애초에 수원 간 목적이었던 자격증 시험은 어땠냐구요???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말이 있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높은경지에 오르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