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하다보면 가끔 중고나라나 중고장터를 보는데,
가격에 비해 좋아보이는 중고장난감만 보이면 왠지 사고 싶다.
워낙 없고 가난한 어린 시절이라서 그런지, 더더욱 그냥 가지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어린아이의 주머니사정, 학생의 지갑사정, 어른의 통장사정이라는 것에
더해서 집안사정이라는 장벽이 세워져 나의 트라우마를 무럭무럭 키워준다.
그렇게 참고 참았던 절제의 인내로 만들어진 둑도 터질 때가 있다.
몸이 너무 아파서 외롭고 괴롭고 서럽고 두렵고 슬플 때.
일하다 보면 조금 더 노력하고 힘들더라도 오늘 미루기보다는 내일의 대비하기 위해
더 열심히 몸과 마음을 혹사시켜보지만, 돌아오는 건, 윗대가리들의 공적 가로채기와
무너지는 몸과 마음이었다.
이래저래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진짜 좋은 사람은 두번 정도 만났고,
그나마 인연이 되지 못해서 함께 오래 있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회스럽다.
그렇게 못되먹은 윗대가리들의 작으면서도 작지 않은 비리를 옆에서 보면 나도 그렇게
될까 두려워서 멀리 거리를 두면 그들에게 잘리거나 나 스스로 잘라버리고 만다.
그래도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다보면 적지 않게 돈이 모일 때가 있는데,
그 대부분이 집으로 들어간다. 내 주머니, 내 지갑, 내 통장에 들어 오는 건,
매달에 쓰일 차비와 통신비, 그리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한 십만원 정도.
유흥비란 개념은 뉴스에서 사고 치는 범죄자들만이 쓰는 비용이고,
요즘 흔한 과자나 길거리 커피조차 사먹지 않아서 이빨에 치석만 조금 있을 뿐이다.
한동안은 그렇게 살고 있다가 내 몸이 아파서 너무 아파서 너무 아프다 못해서 이거라도
사고나서 죽고 보자는 마음에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한 십만원을 쓰고만다.
그렇게 하나씩 모으다가 주변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만난 얼굴 모르는 이들에게도
이것저것 얻고 또 얻었다.
지금은 스스로도 장난감부자라고 자칭해도 된다.
좀 유행에 뒤쳐지고 망한 컨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그래도 이거라도 있는 것이 어디냐라는 마음에 스스로 위로를 한다.
요즘 나오는 신상품은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고, 중고품이나 되팔이로 나와도
중고가격만 봐도 내 주머니, 내 지갑, 내 통장을 보면서 한숨 한번 내쉬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내가 있다.
그런 나이지만, 가끔은 똘아이 같은 세트병에 중복병에 걸려서
망해도 내가 좋으면 두개 정도는 기본이 아니겠어? 라고 스스로 위로를 하며
누가 주워 갈까봐, 냉큼 사버리고 만다.
이것저것 좋아한다고 샀지만, 요즘에 들어서는 사는 것이 거의 없어진다.
내 주머니, 내 지갑, 내 통장의 사정이 있기도 하지만,
옛날처럼 이것저것 다 좋아하는 애들처럼은 할 수 있는 나이는 지난 것 같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마음만 갈고 닦아서 한결 같은 나로 지냈으면 좋겠다.
방 2개가 창고가 돠었습니다.
그래서 짐을 쌓아놓을 사무실을 따로 마련했죠... =ㅅ=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