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가까이 함께 한 우리 봄이가 떠났습니다.
이틀 전, 봄이를 영상통화로 보면서
하루라도 더 빨리 집에 오고 싶었지만,
제가 도착하기 여섯 시간 전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울진에서 막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기까지
마음 속으로 스스로 달래 보았지만,
집에 들어와 자기 이불에 쌓여 누워 있는 봄이
를 보고 울었습니다.
봄이를 끌어안고 봄이의 냄새를 맡고 봄이의 털
을 만지면서 울었습니다.
늦은 밤이지만 봄이를 씻기고 닦아주고 이불에
말고서 봄이가 저를 위해서 지켜주던 제일 깨끗
한 장난감 박스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떠나 보냈습니다.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박스에 담긴 봄이를
한 번 더 꺼내보고 입 속에 봄이가 좋아하는
아귀포도 씹어 넣어 줬습니다.
그리고 떠나 보냈습니다.
봄이의 유골함을 안고서 집으로 돌아다가 봄이
가 대문 안 쪽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봄이는 제가 안고 있는데, 봄이가 저를 반겨
줄 것 같았지만, 현관 앞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제야 봄이가 떠났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봄이는 저에게 행복을 준 고마운 봄이 입니다.
다시 한 번 우리 똥개 봄이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