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백만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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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소설] 웹소설) 10,000회차 연재 후 끝장나는 세계 - 9 (2) 2021/09/28 AM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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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백 투 더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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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등교하던 고등학생들은 생각했다.

 

골든 리트리버다.’

왜 교문에 개가 묶여있지?’

 

그리고 시선 몰리기가 거듭되면 누군가는 개를 만지거나 사진을 찍고누군가는 캐기 위해 물음을 던지는 법.

강미래가 바로 그런 타입의 여고생이었다그녀는 바로 옆에있던 학년부장을 붙잡고 물었다.

 

학부쌤왜 개가 교문 앞에 있어요?”

그게 말이다오늘은 장 선생하고 내가 등교지도를 맡기로 했는데…….”

그런데요?”

 

학년부장은 여고생들이 귀엽다며 내민 손길에 배를 내밀고 뒤집어진 골든 리트리버를 바라봤다그의 얼굴에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표정이 깃들어 있었다.

뭔가 심각한 비밀이 있을 거라고 여긴 미래는 학년부장에게 귀를 들이대며 말했다.

 

저한테만 알려주면 안 돼요비밀로 할게요.”

너 나흘 전에 화학동아리 애들이 과학실 불낸 거 온 교실에 떠들었잖아?”

저는 기억이 없는 걸요~”

으음또 그런 식인 거냐알았다그러면 절대로 놀라지 말고…….”

 

학년부장이 말하려던 그 순간미래의 옆에 조금 앞의 미래에서 온 미래가 나타나 소리쳤다.

 

뭐라고요장 선생님이 회식자리에서 술김에 지나가던 마녀에게 작업을 걸다 그만 개가 되었다고요?”

……강미래?”

저는 아무것도 안 들었어요.”

 

현재의 미래는 미래의 미래가 나타난 것을 보자마자 순발력 좋게 귀를 틀어막은 덕에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그리고는 그 자세 그대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이며 반복해서 말했다.

 

무것도 못 들었답니다~”

 

감정의 격해지는 순간 과거의 자신에게로 날아가버리는 초능력자그게 바로 강미래라는 소녀였다.

만약 귀를 막지 않았다면 미래는 연속해서 과거의 자신에게 날려졌을 것이다도미노처럼 말이다.

 

학부쌤저 또 사고쳤죠?”

 

학년부장은 대답하지 않았다목소리를 안 내도 주변 상황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여고생들은 혐오스러운 걸 봤다는 얼굴이 되어 귀여운 골든 리트리버에게서 멀어졌다.

본의 아니게 개가 되어버린 장 선생이 사회적으로 죽은 순간이었다.

 

***

 

이 현상으로 가장 멀리 날아간 것은 7살 무렵의 12월이었다.

 

산타가 없대!”

 

7. 12월의 미래가 11월의 미래에게 소리쳤다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배신감을 느낀 11월의 미래는 과거로 날아갔다.

 

엄마미래가 산타 없대잖아거짓말쟁이!”

 

11월의 미래가 10월의 미래 앞에서 울부짖었다산타가 없는 현실을 견디지 못한 10월의 미래는 과거로 날아갔다.

 

배신자는 산타였어!”

 

10월의 미래가 9월의 미래가 놀고 있던 정글짐 위에서 고함쳤다.

 

산타는 첩보원이었구나!”

 

9월의 미래가 때마침 첩보물 영화를 보고 온 직후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최소한 1월까지 날아갔을 것이다.

 

***

 

미래를 아는 게 그렇게 편한 능력은 아니란 말이지.”

 

미래가 계단을 오르며 말하자 미래의 미래가 맞장구쳤다.

 

그렇다니까무슨 딸꾹질도 아니고.”

근데 넌 장 쌤이 개가된 걸 언제 즈음에 알았던 거야?”

“1시간쯤 뒤야. 1교시 끝나고 전파받았거든.”

돌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3이니까아직 시간이 좀 남았네.”

그만큼 시간이 남으면 매점갈래지갑빌려줄게돈이 복사가 된다고.”

좋은 생각…… 그런데 저게 뭐야?”

 

미래가 뜨악한 표정을 짓게한 건 계단 한쪽 모퉁이에 숨어있는 미래의 미래이었다.

 

너도 저거 봤었어?”

아니미래가 조금 바뀌었나본데.”

 

장 선생이 개가 된 걸 들은 미래의 미래가 어깨를 으쓱했다종종 있는 일이었다미래는 사소한 사건으로도 크게 변하는 법이니까.

물론 미래의 미래가 모르는 사건이라 해도 알아볼 방법은 많았다저 앞에 있는 군중들 또한 전부 미래의 미래들이었으니까.

 

뭔데무슨 일인데?”

선배가 모르는 여자하고 있어.”

선배가 남자도 아니고같은 반 친구 아냐?”

 

미래는 미래의 미래가 누구를 말하는지 바로 눈치챘다그녀가 선배라고 부르는 사람은 육상부의 양 수인인 램 선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에게 있어 램은 동경의 대상이었고가끔은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육상부 답다고 해야 할까양이라기 보다는 산양을 연상시키는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램은 같은 여성이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탄력감이 있었다.

하지만 미래가 그녀에게 사로잡힌 까닭은 머리 양 옆의 큼직한 양뿔과그 아래로 흘러내리는 불꽃 같은 빛깔의 생머리였다.

그녀가 육상부에서 달리면 길고 긴 머리카락이 그 뿔 뒤에서 흔들렸고햇빛을 받아 불의 강처럼 보였다그 색채와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움직임은 늘 미래를 흥분케 만들었다.

그러나 이날의 흥분감은 그 방향이 달랐다.

램과 겹쳐진 것마냥 붙어있는 여성은 미래의 미래들이 말한 대로 미래가 모르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특정은 할 수 있었다상대는 과학실에서 입는 흰 가운이 반쯤 벗겨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바닥에는 러브 포션이라는 이름이 적힌 약병이 깨져있었다.

사고이리라어떤 화학물질이 일으킨 사고가 램과 화학동아리 관계자처럼 보이는 그녀를 저렇게 가깝게 붙여놓은 것이리라.

침묵과 함께 과거에 체류하는 시간이 다 된 몇몇 미래가 자신들이 온 시간대로 되돌아간 그때램은 마치 스페인 투우를 연상시키는 거친 숨소리를 내며 상대의 목덜미를 파고들었다깨물기라도 한 것일까상대는 미약한 신음과 함께 램의 뿔을 깨물었다.

미래는 그 이상의 상황은 알 수 없었다막대한 자극과 충격이 허리케인처럼 그녀의 감정을 휘저었고멋대로 발동한 초능력이 그녀를 과거로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

 

정신을 차렸을 때그녀는 아침이 아니라 밤의 학교에 있었다.

 

이렇게 된 거였구나.”

 

과거로 날아온 미래는 자기가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녀는 날랜 움직임으로 야간순찰을 도는 수위를 피해순식간에 과학실까지 도달했다.

거기에는 이미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미래의 미래들이 있었다어쩌면 과거의 미래들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학부쌤이 기억에도 없는 과학실 화재 얘기를 한다 싶었어.”

 

미래의 미래가 물었다.

 

러브포션인지 뭔지하는 라벨이 붙은 병은 다 찾아냈어이제 태워버리자.”

 

모든 미래가 동의했으나램이 목덜미를 파고든 순간에 타임슬립을 했던 미래의 생각은 달랐다.

 

아니야화재 얘기를 듣고도 러브 포션이 있던 걸 보면화재로는 부족해.”

그러면 어쩌지?”

어쩌긴.”

 

미래의 엄지 손가락이 아래로 내려갔다.

 

터치자.”

과연미래다운 생각이야.”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있어 자세한 설명을 생략해야 하는 약간의 작업 후과학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폭발을 일으켰다.

 

***

 

현재로 돌아왔을 때미래 주위에는 다른 미래가 없었다.

화학동아리 관계자처럼 보이는 학생은 눈가에 진한 다크서클이 낀 채로 자기 키보다 큰 잡동사니를 옮기고 있었고램은 창가에서 따사로운 햇빛을 받다가 미래를 발견했다.

 

어머왔어?”

헤헤안녕하세요선배.”

그래좋은 아침이지그런데……코에 숯검댕이는 왜 묻히고 다니는 거니?”

?”

잠깐 있어봐닦아줄게.”

 

램의 머리카락과 똑같은 붉은 빛을 띤 눈동자가 점점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눈을 깜빡인 순간미래는 교문 앞에서 과거의 미래와 마주보고 있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잠시 생각한 후미래는 예전에 들었던 말을 입에 올렸다.

뭐라고요장 선생님이 회식자리에서 술김에 지나가던 마녀에게 작업을 걸다 그만 개가 되었다고요?”

 

***

 

이곳은 K국의 S.

거대 운석이 낙하하다 허공에서 멈춘 기묘한 도시.

이것은 S시에 사는 사람들의 혼돈과혼돈의 이야기다.

 

세계가 끝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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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스핀스파게티    친구신청

비스타즈같은 그림체의 귀여운 나비효과 같아요.
이번 이야기는 확장성이 굉장히 좋다고 느껴집니다!
어쩌면 10,000회차 세계자체가 녹차백만잔님의 브레인스토밍이자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녹차백만잔    친구신청

데이터 마이닝이라. 실제로는 무지성으로 써내려갈 뿐이지만 그거 굉장히 마음에 드는 표현이네요 ㅋㅋㅋ
이 이야기는 쓰는동안 플롯이 실시간으로 크게 바껴서, 개인적으로도 꽤 놀랐습니다 ㅎㅎ
[대충 소설] 웹소설) 10,000회차 연재 후 끝장나는 세계 - 8 (2) 2021/09/26 PM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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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어느 미친 과학자의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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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멈춘 운석을 연구하기 위해 연초에 S시로 이사왔던 레즈랫박사의 연구는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그건 과학이 아니라 마법이라니까뭘 어떻게 해명한다는 거야.’

이 돌팔이가마법이라고 포기할 거면 중세로 꺼지시던가.’

 

그녀가 라이벌이던 옥청진 박사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이사온 당시엔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다.

하지만 충분히 발달한 과학이 마법과 구별되지 않는다 해서과학이 마법인 건 아니다.

문제의 운석이 스마트폰 전화 한 통으로 마법과 통화해서 날아왔다는 사실도 알아내지 못한 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갔고어느덧 여름이 왔다.

 

덥구먼…….”

 

일은 진전이 없고 배는 고프던 그때사무실 문이 열렸다한창 다른 테이블 위에서 자료뭉치를 치우며 점심을 준비하던 조수는 아니었다.

 

짜장면 배달 왔어요~”

 

문을 연 것은 다름아닌 운석 정지사건의 당사자나라였다그녀는 마법과 계약한 운석 유지비용을 위해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오늘도 운석 연구 중이신가봐요?”

진전이 없는 것만 빼면 아주 완벽하지내 계산은 틀린 적이 없으니까.”

저기전에도 말슴드렸지만 제가 그 마법을 건 당사자인데요.”

말이 되는 소리를어떻게 여고생이 운석을 멈추겠어?”

거기까지 떨어트린 것까지 포함인데…….”

됐고계산이나 해줘.”

 

그렇게 나라를 보내고 나서 조수와 함께 짜장면을 먹던 박사는 대뜸 입을 열었다.

 

역시 지치니까휴가를 다녀올까 한다.”

하지만 박사님관측장비 같은 거 사느라 예산이 없는데요.”

후후조수통 속의 뇌라는 개념은 알고 있겠지?”

모를 수가 없죠. SF소설 단골 소재잖아요.”

통 속에서 시원한 환각을 볼 수 있다면그건이미 훌륭한 휴가 아닐까?”

그건 휴가가 아니라 인체 실험이…….”

그렇게 되었으니조수사흘 정도 연구실에서 나가주게.”

저는 또 왜요?”

 

레즈랫 박사는 뺨에 홍조를 띄우며 답했다.

 

조수자네는 여자아이가 벗는 모습을 옆에서 구경하는 패티시가 있던게로군?”

머리에서 뇌를 꺼내겠다는 걸 약간 야한 에로코미디처럼 말하지 말아주세요.”

 

***

 

그리고 사흘 후.

예상 밖의 유급휴가를 만끽하고 돌아온 조수는 테이블 위해 당연하단 듯 올려져 있는 통 속의 뇌와 설명서를 보고 머리를 싸매쥐었다.

 

진짜로 했냐고……일단 설명서라도 볼까.”

 

[조수가 해줘야 할 것.]

1. 6시간 단위로 영양액을 갈아줄 것.

2. 사전에 작성해둔 휴양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줄 것.(1시간 간격으로 엔터만 누르면 됨)

3. 복구 작업은 열흘 후 연구실 구석 파이프에 통을 넣으면 자동으로 진행됨.

4. 그러면잠깐 리비도의 저편까지 다녀오겠네.

 

미치겠네 진짜.”

짜장면 배달왔어요~. 어라박사님은요?”

…… 휴가?”

 

이게 휴가가 맞기는 한 걸까.

조수는 뇌만 덩그러니 놓인 방 안에서 조금 이른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

 

그리고 보름 후.

옥청진 박사는 연구 데이터 공유 건으로 레즈랫의 연구소를 방문했다제법 중요한 데이터도 있던 탓에 이 대화에는 조수도 낄 수 없었다.

기본적인 일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자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레 통 속의 뇌에서 보낸 휴가로 이어졌고옥청진 박사는 커피를 홀짝이며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점을 입에 올렸다.

 

꽤나 효율적인 휴가라고 생각하긴 하네만……레즈랫휴양 프로그램 실행을 수동으로 해둔 건 설계 미스 아닌가그거까지 자동화시킬 수 있었을 텐데.”

흐히히옥박사당신이 그래서 안 되는 거야.”

 

수술자국이 가로로 길게 지나가는 넓은 이마를 가리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 레즈랫 박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며 이어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휴가 내내 나를 신경쓰게 하는 것그게 중요한 거라고.”

알다가도 모르겠구먼자네가 조수를 생각하는 방식은.”

원래 연애는 공식 같은 걸로 해명하거나 이해하는 게 아니야.”

……마법을 해명하려고 하는 자네가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

 

이곳은 K국의 S.

거대 운석이 낙하하다 허공에서 멈춘 기묘한 도시.

이것은 S시에 사는 사람들의 혼돈과혼돈의 이야기다.

 

세계가 끝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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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    친구신청

저야 뭐....친목으로 오인되더라도 제 소설에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면 마냥 좋은 일인지라, 편하신 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대충 소설] 웹소설) 10,000회차 연재 후 끝장나는 세계 - 7 (2) 2021/09/26 AM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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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Farmer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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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시는 S역에서 조금만 외곽지대로 나가면 논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마침 일이 있어 이곳을 지나던 장 선생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걸음을 멈춘 채 논으로 고개를 돌렸다.

 

묘란이구나거기서 뭐하니?”

농부 딸래미가 밭에서 하는 일이야 당연히 밭일이죠.”

 

고양이 귀에 장화를 신었지만 동화 장화신은 고양이와는 판이하게 건강미만 넘치던 소녀는 어깨에 대검을 걸친 채 말을 이었다.

 

엄마가 어제 허리를 삐끗하셔서요오늘은 일당 받고 대타로 뛰는 중.”

밭일인가……호미는?”

이건데요.”

 

묘란은 손가락 끝으로 어깨에 걸친 대검을 가리켰다사실그건 대검이라 하기에도 어색할 정도로 규격에서 벗어나 있었다너무 크고두껍고무거워 보여서용광로에서 막대만 꽂아 바로 끌어올린 철괴처럼 보였다.

 

으음……혹시 괭이나 낫도 그거니?”

맞아요만능 농기구에요겸사겸사 검으로도 쓰고요.”

아니그럼 검이잖아 그냥.”

뭘 모르시네쌤보단 제가 농사경력이 있지 않겠어요?”

 

장 선생은 딱히 부정하진 않았지만 역시 그거 농기구는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그보다 장 쌤아니농기구도 없이 여기 있으면 위험하실 걸요?”

무기라 하려고 했지 지금역시 검이잖아.”

그건 됏고요진짜로 위험하다니까?”

대체 뭐가 문제길래 그래?”

요새 한창 제철이라나오거든요.”

귀신?”

아뇨지렁이요.”

 

묘란의 답변에 장 선생은 폭소를 터트렸다.

 

아니묘란아지렁이가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하다고…….”

이래서 도시 촌놈이 안 된다는 거예요 선생님지렁이가 얼마나 위험한데요지렁이 만큼 땅을 많이 먹어치우는 괴물도 없을 걸요?”

그래 그래지렁이가 땅을 먹어야 땅이 윤택해지지하지만 말이다지렁이 외에 또 누가 땅을 먹겠니?”

 

장 선생이 더워서 담을 훔치는 사이그의 주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장 선생은 구름이라도 지나가고 있나보네라며 가볍게 넘겼다.

한편묘란의 반응은 장 선생과 완전히 달랐다그녀는 입을 쩍 벌리며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장 쌤절대 놀라서 허둥대지 마세요가능하면 뒤도 돌아보지 마시고요.”

 

왜 그러니뒤에 있으면 뭐가 있다고…….”

 

장 선생이 뒤를 돌아보자, 10미터는 더 될 초거대 지렁이가 장 선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장 선생은 그제야 농기구가 왜 검을 닮았는지를 이해했다.

 

“A.”

 

밭에 사는 것이 이렇게 크다면야그걸 제거하는 농기구도 당연히 클 수밖에.

하지만 모든 것을 깨달은 시점이 너무 늦었다.

 

덥석.

 

목표 외에 아무것도 감지하지 못하게 된 지렁이는 거체를 거울여장 손생을 단숨에 집어삼켰다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묘란은 장 선생을 구하기 위해 급히 달려가 농기구를 휘둘렀다.

하지만 상대는 지렁이다몸을 짓누르는 수백톤의 압력을 가볍게 무시하며 땅 속을 헤엄치고대지를 삼키는 시골의 패왕이다.

농기구도 나름대로 무게가 있어 탱탱한 표면에 상처를 내긴 했지만 일격에 절단되지는 않았다.

날을 박은 채 힘으로 누를 수도 없었다안에서 강력한 소화액이 나오는 탓에 몸뚱이에 박아두면 농기구가 통째로 망가질 터였다.

 

지금 구해드릴게요!”

 

결국 묘란은 민첩하고 탄력 있는 몸을 살려 몇 번이고 계속해 농기구를 휘둘렀고마침내 지렁이의 거체를 밭 위에 눕혔다.

그러나 장 선생을 구해내지는 못했다.

급히 지렁이의 배를 가른 뒤그 심연을 들여다본 묘란은 복잡한 표정이 된 채로 본 것을 입에 담았다.

 

안에 아무것도 없네?”

 

***

 

이곳은 K국의 S.

거대 운석이 낙하하다 허공에서 멈춘 기묘한 도시.

이것은 S시에 사는 사람들의 혼돈과혼돈의 이야기다.

 

세계가 끝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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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스핀스파게티    친구신청

ㄷㄷ 뭔가 끝장나도 아쉬울게 없는 세계를 보여주시는 것 같슴다.

녹차백만잔    친구신청

홀로라이브의 애니꽁트인 홀로그라 보고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홀로그라처럼 신나게 놀다가 스파게티님 말씀처럼 아쉬움 없이 전부 연소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ㅎㅎ
[대충 소설] 웹소설) 10,000회차 연재 후 끝장나는 세계 - 6 (0) 2021/09/24 PM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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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켓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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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잉?”

 

장 선생이 그 전단을 발견한 건 우연이었다.

 

요 앞 슈퍼의 세일전단이네……가만 있어봐계란 한판에 4천원?이거 꽤 싼 거 아냐?”

 

그렇다면 오늘은 계란 덮밥이다계란밥에 계란후라이를 얹고계란말이를 토핑하자그리고 야식은 계란찜이다.

장 선생은 그런 소박한 꿈을 꾸며 슈퍼로 향했다.

그렇다오늘의 이야기는 매우 클리셰적인 이야기.

장 선생이 눈독드렸던 4천원짜리 계란은 선착순 30.

그리고 그가 향하는 슈퍼의 반경 700미터 내에 거주하는 주부의 수는 약 150.

경쟁률은 최저로 잡아도 약 5:1. 계란 한판을 두고 다섯 명의 주부가 경쟁을 펼친다.

그렇다오늘의 장 선생이 겪게 될 결말은 이미 확정되었다.

이야기가 어떻게 흐르든장 선생은 오늘도 죽는다.

 

***

 

케 씨도 계란 사러 온 거야?”

장 선생.”

 

S시 고등학교의 기갑총사 케이젤은 투구의 바이저를 살짝 올려 보이며 말했다.

 

그런 장비로 괜찮겠나?”

케 씨도 참장보러 오는데 전신갑주를 입는 사람이 과하지내가 과한가?”

진심으로 걱정하는 건데그런 장비로 괜찮겠나?”

그거 참…….”

 

장 선생은 가볍게 혀를 차고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였다.

 

괜찮아문제 없어.”

무운을 빌겠다살아남기를.”

하하이 양반 오버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그런 대화가 오간 사이전직 루차도르(중남미식 프로레슬링 루차 리브레를 구사하는 프로레슬러를 지칭하는 말)이자 슈퍼마켓 나스카의 점장인 알 파카가 확성기를 든 채 단상에 올랐다.

 

.”

 

그 순간대기의 질이 바뀌었다클리셰에 둔감한 장 선생마저 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장 선생과 케이젤 주위에는 어느새 범상치 않은 투기를 불태우는 역전의 아주머니들이 나타나 있었다.

 

뭐야이 아줌마들 다 어디서 나타났대?”

……토템 음악학원의 고 원장까지 왔군.”

 

케이젤을 긴장케한 토템 음악학원의 고 원장은 등 뒤로 나부끼는 늠름한 흰 털과 장대한 가슴이 인상적인고릴라였다

 

장 선생긴장하도록고 원장의 악력은 370kg에 달한다고 들었다저자한테 판을 빼앗기면 그 판은 포기해야 해.”

저기흐름을 못 따라가겠는데.”

호호호호이거 참동양고의 장 선생님그런 무장으로 잘도 나오셨네요?”

 

이번엔 장 선생도 아는 인물이었다.

 

조 사모님안녕하세요그런데 왜 도복차림을팔에 쇠고리까지 두르시고…….”

 

카앙!

 

순간불꽃이 튀어올랐다장타와 함께 팔에서 쏘아진 철륜이 장 선생의 심장을 노렸으나재빨리 반응한 케이젤의 숄더 태클이 이를 견제한 것이다!

 

중앙아파트 계모임 철륜문 당주 조 가오렌이게 무슨 짓이지알 파카의 신호는 아직인데.”

양철치고는 좋은 반응이네요나의 철륜장을 받아내다니.”

잘 정비한 갑옷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 법이지.”

후후후장 선생은 별것 아니겠지만당신은 만만치 않겠군요.”

간만의 계란 특가세일이다중앙아파트의 요괴에게 넘겨줄 생각은 없어.”

해 봐라서양깡통.”

 

살기를 높여가는 가운데장 선생은 뺨을 긁적이며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러니까흐름을 못 따라가겠다니까이거 나만 갈피를 못 잡는 거야?“

봐서 알겠지만 장 선생오늘 세일엔 적이 많다석달 전의 한우 특가세일을 떠오르게 하는군내 미스릴 갑옷을 뭉갠 가위바위보 권법은 전율 그 자체였지.“

그때도 이렇게 죽일 기세였어?“

하지만 걱정 마라오늘우리는 두 사람의 마켓라이더니까.“

아니케 씨설명을 해설명을뭔 상황인데 이게.“

전우여함께 가자!“

 

장 선생이 혼란해 하는 사이 모든 마켓라이더들이 모였다.

토템 음악학원의 고 원장중앙아파트의 조 가오렌카페 할렐루야의 마담 마리아 같은 실력자부터 시작해내일 미르와 같이 먹을 도시락에 넣을 계란말이를 위해 급히 조달한 미식축구 헬멧을 쓰고 온 나라에 이르기까지.

이 동네에서 세일을 겪어본 역전의 용사들이 일제히 발산하는 투기는 대기를 일그러트리고악마마저 울게 했다.

이윽고 7시 정각을 알리는 공이 울리고알 파카의 우렁찬 계시 선언이 나왔다.

 

세이이이일을시좌아아아악합니다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의 파도가 천공을 찢어발겼다말하자면 천지개벽철륜이 벚꽃처럼 휘날리고고릴라가 가슴을 두들기며 위용을 과시한다마법이 번뜩이고살짝 붉은 빛이 도는 하늘에 녹아든 은침이 혈을 노린다아스팔트를 소재로 소환한 아스팔트 골렘이 닌자를 견제하기 위해 잽을 날렸다!

압도적 광란한번이라도 특가세일 현장을 경험해 봤다면 이게 일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하지만장 선생은 몰랐다그가 특가 세일 전단을 본 것은 어디까지나 우연이었으니까!

 

으아아아으아아아.”

처음에는주먹.”

.”

 

장 선생이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그 말이었다.

다음 순간 대기가 압축되고장 선생의 눈 앞에 주먹이 날아들었다.

 

***

 

7시 3.

케이젤의 갑옷은 180초간의 사투 이후 완전히 걸레짝이 되었다투구는 찌그러지고어깨와 가슴쪽의 부품은 아예 어디로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성과가 아주 없던 것도 아니다.

 

후우장 선생보고 있나계란이다우리가 저 흉포한 아줌마들을 상대로 계란 한 판을 사수했네!”

 

놀라운 성과를 두고 케이젤은 열에 들떠 말했지만노을빛을 받고 있는 장 선생은 말이 없었다.

 

그런가후후알겠다 전우여너를 위한 계란은 따로 빼두도록 하지지금은 그저쉬도록 하게.”

 

장 선생의 시체를 가까운 의자에 앉혀놓은 뒤케이젤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저무는 태양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한편영혼의 티끌 하나까지 완전히 연소시킨 장 선생의 얼굴은 무척 평화로워보였다.

 

***

 

이곳은 K국의 S.

거대 운석이 낙하하다 허공에서 멈춘 기묘한 도시.

이것은 S시에 사는 사람들의 혼돈과혼돈의 이야기다.

 

세계가 끝나기까지.

 

 

앞으로 9,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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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소설] 웹소설) 10,000회차 연재 후 끝장나는 세계 - 5 (0) 2021/09/23 PM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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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설의 검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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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연결됐네. 나라니? 맞아. 언니야. 메를렌이야. 정말 오랜만이다 얘. 잘 지냈어? ? 나는 말이지…….”

 

나라가 미르와의 첫 데이트에 입고 갈 옷 때문에 고민하고 있던 날 갑자기 걸려온 전화.

메를렌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

 

……. 유럽 E국의 아서왕 전설에 나오는 아서왕이 남자냐 여자냐, 레즈냐 게이냐 하는 이야기는 다 제끼고.

한때 그랜드 위치의 조수였던 메를렌은 아서왕 전설 중에서도 성검 엑스칼리버에 대한 부분을 좋아했다.

 

그냥 칼리번이었던가? 뭐 그건 제끼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성검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도 바위에 박혀 나오질 않는 검부분이 메를렌의 로망을 자극했다.

그래서 마법에 재능이 없다라는 이유로 그랜드 위치에게 파문당한 뒤, 메를렌은 자기가 만드는 물건 중 거의 대부분에 성검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예를 들자면 연필꽂이. 예를 들자면 책 커버. 예를 들자면 전기 파리채 손잡이.

그리고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던 자동차 디자인에 이르러선, 의외로 천재적인 디자인 재능과 성검의 수려한 모티프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수준에 도달했다.

덕분에 메를렌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그녀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역시 손수 디자인했던 그 차였다.

 

. 그러니까 언니가 이번에 골치 아프게 된 게 그 자동차 때문인데…….”

 

메를렌은 말을 더듬었다. 파문당하긴 했지만, 한때 스승으로 모셨던 그랜드 위치의 손녀에게 자기 치부를 말하려 하니 속이 쓰려왔다.

그녀가 그랜드 위치에게 파문당한 까닭과 차가 문제가 된 것은 의외의 연결점이 존재했다.

그랜드 위치에게 있어 마법이란 좋아하는 것을 현실로 끌어내는 마음이었다.

메를렌에겐 그 마음이 없었다. 사이코패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잡지 못했던 게 재능이 없다라는 평가를 받은 원인이었다.

다른 부분은 오히려 그랜드 위치의 문하 중 최고 수준이었다. 메를렌은 마법이나 주문은 물론이고, 각종 인을 맺는 법이나 마도구 사용법까지 통달하고 있는 인재였다.

그리고 메를렌은 파문당한 뒤에야 자신이 성검 전설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법에서 멀어진 뒤에야 마법을 다루는데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인 재능을 습득한 것이다.

여기까지 침착하게 듣고 있던 나라는 결국 참지 못하고 질문했다.

 

저기, 언니. 그래서 언니의 성검 마법하고 자동차하고 무슨 연관이 있는 거예요?”

나라야, 너 혹시 바위에 꽂힌 성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니?”

잘은 몰라요. 바위에 꽂힌 검을 뽑은 괴력남이 고대 E국의 왕이 됐다는 것 정도?”

괴력남 아니거든. 작고 예쁘장하고 귀여운 소년이거든.”

언니 취향을 그렇게 말하셔도……. 게다가 검을 뽑은 뒤에 휘두르긴 했을 테니까 괴력도 있지 않았을까요?”

아니야! 내 아서는 작고 소중하고 아껴줘야 하는 금발소년이라고!”

언니. 제발. 본론이요.”

으음. 미안. 언니가 좀 흥분했나 보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방향으로요.”

어쨌든 그 전설에서 중요한 건, 아서가 바위에서 검을 뽑았다는 부분이야. 그걸 차하고 연관 지어봐.”

연관 지어요? 차하고 바위를? 무슨 선택받은 사람이 차를 타면 핸들이 뽑히기라도 해요? 헤헤, 이건 너무 바보 같으려나.”

“ ”

언니. 왜 반응이 없어요? 설마, 진짜로? 뽑혀요?”

핸들은 아니고. 변속기가 그만…….”

 

그녀가 말한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퇴근하던 중 아서왕을 본뜬 피규어 신상품이 입하되었다는 첩보를 입수한 메를렌은 적당한 길가에 차를 세우고는 빗자루를 꺼내 쇼핑몰까지 급히 날아갔다.

 

차는 어쩌고요?”

급할 때는 빗자루가 더 빨라.”

“ ”

네가 아직 고등학생이라 모르는 거야. K국 교통이 얼마나 개판인데.”

 

마녀로서 욕망에 충실한 건 귀감이 될 일.

하지만 그렇다고 차를 버려둔 것처럼 방치한 건 전혀 칭찬할 요소가 아니었다.

이렇게 버려져 있던 차는 지나가던 건달이 발견했고,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망설임 없이 운전석에 올라탔다고 한다.

그리고 메를렌이 디자인하면서 얼결에 마법을 걸어버린 성검, 아니 성차(聖車)는 이 건달을 왕의 자질이 있는 자로 인정했다.

 

스스로 변속기를 뽑아버린 건 왕으로 인정했다는 표식 같은 거였겠지.”

그래서, 차는요?”

하필이면 그 근처에 악마가 운영하는 회사가 있어서, 거기에 전속력으로 들이박았다지 뭐니.”

()은 마()에게 끌리는 법이니까요.”

그렇게 되는 대로 말할 게 아니야. 악마만 죽었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사람까지 죽었다지 뭐니. 너희 학교 교사라던데.”

언니, 혹시 그 사람 성이 장 씨예요?”

? , 맞아. 어떻게 알았니?”

그럼 그 선생님은 신경 안 써도 돼요. 그보다 나머지 뒤처리는요?”

어제까지 해서 급한 불은 껐는데……. 본사 어르신 중에 마법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 있더라고. 리콜 대신 차에 걸린 마법을 전부 풀 방법을 찾아오래.”

어머, 리콜 안 해요?”

현대에 왕이 될만한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걸 전부 리콜하냐고 하던데.”

, 으음.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거 같기도 한데…….”

그래서 말인데 나라야, 그랜드 위치님께 다시 제자로 들여달라고 대신 말 좀 해주지 않을래? 한동안 너희 집에서 살면서 그랜드 위치님께 속성으로 배우는 게 일을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을 거 같거든. ? 부탁 좀 할게.”

으음, 할머니가 들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물어나 볼게요.”

 

열흘 후, 악마들 사이에서 마녀 한 명이 S시에 와서 살게 되었다는 소문이 알게 모르게 퍼졌다.

그녀가 악마만 보면 폭주하는 저주받은 차를 몰고 다닌다는 기묘한 괴담과 함께…….

 

***

 

이곳은 K국의 S.

거대 운석이 낙하하다 허공에서 멈춘 기묘한 도시.

이것은 S시에 사는 사람들의 혼돈과, 혼돈의 이야기다.

 

세계가 끝나기까지.

앞으로 9,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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