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4일 태어난 아이는 이제 20개월을 넘었고 순조롭게 21개월을 향해 달려가는 중입니다.
가만히 누워있기만 하던 꼬물이가 기다가, 서다가, 걷다가 이제 어설프게나마 뛰어다니는 걸 보니 저와 와이프가 한 생명체를 나름 열심히 키우고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요새는 할 줄 아는 것도 점점 늘어나는데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면 '투척'입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차별화되는 점 2가지가 지구력과 투척력이라던데, 이 녀석도 나름 호모사피엔스랍시고 공이나 물건 던지는 걸 매우 좋아하죠.
문제는 이걸 사람한테 던진다는 것이고, 어린이집을 보내는 입장에서는 혹여나 다른 아이나 선생님이 피해를 입을까봐 꽤 신경이 쓰이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오늘은 애가 평소보다 이른 새벽5시에 일어났고, 저는 직장인이 가장 취약해지는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죠.
어찌어찌 몽롱한 상태로 애를 보고 있는데 들고 있던 우유병을 저에게 던지더라고요(아마 배가 고팠던지, 놀아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겠죠).
아마 오늘이, 제 기억으로는 아들에게 처음으로 큰소리를 치며 화를 낸 날인 것 같습니다.
화를 내는 아빠의 모습을 처음 봤으니 매우 당황했을 것이고, 아마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모르던 20개월 아기의 반응은 눈을 피하고, 우물쭈물하며, 딴청을 피우던 그런 모습.
육아에 대한 무슨 거창한 계획이나 커리큘럼이 있는 건 아니에요.
육아 유튜브나 오은영 교수를 맹신하는 그런 부류도 아니고요.
그냥 저에게 있어 단 하나의 원칙은 '내가 우리 아빠에게 서운했던 것처럼은 하지 말자'였고 저도 사람인지라 애한테 화를 낼 수 있고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거라고 생각했죠.
근데 막상 말도 제대로 못하는(하지만 말은 기똥차게 알아듣는) 인생 20개월차의 아이에게 아침에 했던 행동이 계속 신경쓰이고 가슴이 아파오는 건 참 어쩔 수 없나봅니다.
아마 오늘같은 일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지만, 그 때는 좀 더 다르게 대응을 해보고자 마음을 다잡으며 다음 육아글은 언제 올릴지 모르니 사진이나 몇 장 투척하고 가 봅니다.
너무 속상해마시고 아이를 잘 달래주시고 많이 안아주는것이 좋지 않을까 감히 말씀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