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전에 크리스마스에 솔로끼리 한잔 하자면서 친구한테 카톡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귀찮아서 싫다고 하니
같이 일하는 여자 한명 소개해줄테니 한번 보자네요.
자기 일하는 곳이 교대라서 그쪽으로 오라네요.
그래서 어제 갔죠.
저녁에는 대충 치맥에 호프가서 한잔하면서 이야기 대충 하다가
여자는 집에 갔고(집이 근처라함)
친구랑 저는 찜질방에서 잤습니다.
다음날 그 여성분이랑 같이 점심이나 하자더라구요.
같이 점심먹고 커피샵 갔다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돈얘기를 합니다.
월급이 어떻냐느니, 모아돈 돈은 많으냐.., 부족하지는 않냐느니
내가 요즘 하는일이 있는데 이거 생각보다 괜찮다느니 어쩌다느니..
갑작스레 네트워크 마케팅이 뭔지 아느냐고 물어보질 않나....
내가 이걸로 돈을 좀 괜찮게 만지고 있다느니..
지금 놀기는 좀 추우니깐 일하는데가서 설명한번 들어보자느니..
설마 친구 다단계가 저한테 올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불안하긴 했는데 그래도 동네에서 한잔 같이하는 친구가 말하는데
한번 가보기나 해보자... 해서 가봤습니다.
가자마자 제가 올줄 알고있었던것 처럼 상담사가 뙇 준비하고있더라구요.
회사소개부터 다단계의 역사, 수익성 등등...
옆에서 그 여자랑 친구는 얼씨구나 하면서 장단맞추고 있고..
들으면서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30분의 설명이 끝나니 다른 한명이 와서 1시간 가량의 설명을 합니다.
대충 8개의 등급이 있는데 5번째까지만 가도 너는 큰돈 벌수있다느니
여기서 일하면서 연봉 8천인 사람이 수두룩 하다느니
참으로 어이없는 소리를 많이 하더라구요.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서 대충 대답하면서 시간이나 때웠는데
또다른 한사람이 등장합니다.
거창하게 시작하더군요.
자기는 정말 못살았는데 친구가 권해서 해보니 이건 대박이다.
흔히들 언론에서는 불법다단계는 안좋다고 하는데 이건 합법다단계다.
니 눈 앞에 성공의 길이 있는데 왜 그걸 안하려 하냐. 등 궤변을 지껄이더라구요.
그러면서 등급을 올리려면 초기에 600만원이 필요하다.
이 600만원은 과소비로 생각하지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라.
만약에 돈이 없다면 내가 해결해주겠다느니 이런 정말 지나가던 개도 안웃을 한심한 소리를 지껄입니다.
그 옆에서 친구라는놈은 자기가 이거 해서 잘 되면 니 배아플꺼라고
젊은 나이에 이런 모험한번 해봐야하지 않냐느니 이런 멍청한 소리를 하길래
그냥 좋게좋게 한번 생각해봐야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나도 처음에는 너처럼 그런생각 많이했다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대출해서 600만원 투자했으니 너도 그냥 하자.
친구가 하자는데 같이 하면 안되냐 이딴 잡설을 날리는데....
그 상담사라는 놈도 친한 친구가 하자면 해야하는거 아니냐
이 자리를 소개해준 친구한테 미안하지 않냐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자리 해달라고 한적도 없다고 좀 짜증내면서 말하니깐
자기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참 잘살고 있는거라느니...지금 이거 쓰면서도 갑자기 짜증나네요.
자기가 안에다 물어보니 500으로 낮춰줄테니 해라라고 하더군요.
그냥 안한다고 하니깐 왜 안하냐, 이 회사의 비전이 안보이는거냐, 지금 안하면 너는 후발주자 개미가 되는거다.
뭐 이딴 소리나 쳐 하고 있습니다.
그냥 정색하면서 오늘 없던걸로 하고 안할께요 하니깐,
이번엔 높은등급의 회원이랑 상담을 좀 하자합니다.
마음은 고마우나 필요없다고 이제 가겠다고
5번정도 했습니다.
결국 그쪽에서는 돈줄을 놓쳤다고 생각했는지
마지막으로 이 얘기를 주위에 하지말라고 부탁한다고 하고 끝내더라구요..
간만에 친구가 불러서 갔더니 이런 개 후랍....
저번에 인터넷에서 봤는데 간만에 보는 친구가 강남권에서 보자하면 한번 의심해보라고 했는데..
그 여자소개가 뭔지 참...
원래 제가 의심이 많아서 처음보는 사람들 말은 왠만하면 잘 안믿어요.
근데 운나쁘면 넘어갈 사람도 있겠더라구요.
사무실 가니깐 저같은 피해자가 엄청 속출하고 있던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600만원 셔틀이 참...
친구 한명을 잃은 오늘 하루였습니다.
여러분도 간만에 만나는 친구가 강남에서 보자하면 세번 의심해보십시오.
긴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