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를 보는데 주인공 대사에 확 깬다.
-다들 준비됐길 바라
내 대인관계가 협소한지 몰라도 실생활에서 '바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어에는 만만치 않게 불규칙활용이 많은데도 이것만은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언문일치가 한글의 자랑 아닌가?
국립국어원의 설명을 보면 다음과 같다
'나가다', '사다', '자다', '차다', '타다', '파다' 등과 같이, 어간이 'ㅏ'로 끝나는 말 뒤에 어미 '-아'가 붙으면, '(얼른) 나가', '(저 책을) 사', '(푹) 자', '(가득) 차', '(차에) 타', '(땅을) 파' 등과 같이 쓰이는 규칙이 있고, '바라다' 역시 이 규칙에 따라 '바라'로 씁니다. 그러므로 '바라'를 '바래'로 쓰는 것은 한글 맞춤법에 맞지 않는 형태입니다. '바래'가 틀린 것이냐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바라다'를 '바래'로 쓰는 것은 우리말의 규칙(한글 맞춤법)에 따르지 않은 표기인 것은 맞습니다.
웃긴게 '하다' 나 '원하다' 의 경우 상기 조건에 일치하지만
'빨리 하'라고 말하지 않고 '빨리 해', '원하' 라고 쓰지않고 '원해'라고 쓰며 심지어는 이건 맞는 문법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잘하길 바라, 는 친구에게 쓸수 있다고 보자. 그럼 가까운 선배나 손윗사람등 가벼운 존대말을 한다고 하면
잘하길 바라요, 라고 써야 되나? 싶어서 찾아보니 이렇게 쓰는게 맞대.
허허허. 100번 양보해서 바라, 는 표준어 지켜야 하는 방송에서 가끔 들은적 있는데
바라요 라니... 어디 개마고원 사투리냐?
찾다보니 빡쳐서 국립국어원 답변에 이런걸 찾았다.
따라서 만약 ‘바라(다)+-아→바래’를 인정하게 되면 문법 체계상 예외를 인정하고, ‘바래’가 되는 과정을 문법적으로 설명하고자 어미 ‘-아’가 ‘바라다’ 뒤에서는 ‘-애’로 바뀌는 규칙을 새롭게 설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법적 부담으로 현재로서는 ‘바래’를 표준어로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한글이 문법적 예외가 없는, 불규칙 활용이 없는 글인가? 오히려 많은 쪽 아닌가?
문법적 부담은 뭐야? 조낸 어이가 없는게 이게 학문이 헛기침하고 현실을 못보는 것 같다.
현실이 있고 학문이 있는 거 아닌가?
짜장면도 안된다고 했다가 현실을 반영한다며 2011년 인정한 역사가 있다.
근데 이때 같이 인정된 표준어에는 "간지럽히다(이전까진 '간질이다' 만 인정)". "눈꼬리(이전까진 '눈초리'만 인정)
등이 있다고 한다.
이게 학문 안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좌지우지 하는데 국립국어원은 좀 더 융통성있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영화보다 갑자기 빡쳐서 이게 뭐야...